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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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경제 인터뷰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7. 15. 19:06
ー 지금 미국에서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가자 지구 침공에 격렬한 항의 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젊은이들은 단순히 가자지구 침공만을 가지고 분노하고 있는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인종 차별이나 기후변화, 혹은 기성세대 등 여러 갈래에 걸쳐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지금 당장 좋기만 하면, 나 하나 좋기만 하면 만사태평’과 같은 시야 협착적인 종류의 관점이 지배적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인구 감소나 기후 변화 등, 장기적 시간 간격 속에서 고찰해야 할 위기에 대해서는 생각하려 들지 않습니다. 세계 어딜 가나 마찬가지 상태입니다. 전 세계 어디를 둘러보아도 글로벌 리더십을 갖추어 굉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정치가가 없습니다. 젊은이들이 초조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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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나게이」에 대하여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4. 7. 1. 15:59
노가쿠의 호쇼(宝生) 유파에서 내고 있는 ‘보생’이라는 잡지에 이 전통 예술과 관련한 에세이를 기고했다. 내가 쓰는 글 중에는 뭇사람 눈에 잘 띄지 않는 매체에 기고하는 게 종종 있는데 이것도 그중 하나이다. 이에 따라 가상 공간에 채록해 두기로 한다. ‘단나게이’라는 양식 간제 유파의 ‘우타이’와 ‘마이’ 수련을 시작한 지 십칠 년 된다. 이 년 전에 첫 노(能) 무대로 ‘쓰치구모’를 선보였고, 2014년 금년 유월에는 ‘하고로모’로 두 번째 노 무대에 선다. 그다음 있을 노 공연은 내후년인데, ‘아쓰모리’에 참여할 예정이다. 필자가 전문 기예로 삼고 있는 아이키도의 기준으로 꿰맞춰 보면, 잠정적으로 ‘三단’ 근처에 해당한다. 겨우겨우 한고비를 넘긴 셈이다.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사항들을 서서히 깨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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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불日佛 우익을 나란히 놓고 보아하니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6. 19. 12:13
전에도 밝힌 바 있듯, 곤도 세이쿄의 저서 『군민 공치론』 복각에 즈음하여 이 책의 해설을 쓰고 있다. 지난 1년쯤 동안 곤도 세이쿄의 저작과 연구서, 그리고 주변 사람들ー우치다 료헤이, 도야마 미쓰루, 후쿠자와 유키치, 김옥균, 미야자키 도텐, 기타 잇키 등등ー의 책을 내리 읽었다.필자는 대학원 시절에 프랑스 19세기 극우 사상(파시즘과 반유대주의)을 연구했었다. 논문도 썼고, 연구서도 옮겼다(베르나르앙리 레비의 『프랑스 이데올로기』와 노먼 콘의 『시온 의정서』). 반세기 가까이 지나고서 거의 같은 시기의 일본 우익 서적을 읽고 있다. 불가사의한 부합(符合)이다.그들이 말하는 ‘이야기’를 살펴보면 동서의 차가 그리 크지 않다. ‘원초의 청정’이 이런저런 ‘이물異物’의 혼입으로 인해 더럽혀지고, 쇠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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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 류이치와 진구 가이엔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4. 6. 17. 18:45
도쿄도 도지사 고이케 유리코 귀하실례를 무릅쓰고 갑작스레 편지를 올립니다. 저는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입니다. 진구가이엔 재개발과 관련하여 제 생각을 전달드리고자 이렇게 붓을 들게 되었습니다. 부디 일독해 주시기를 청합니다.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당장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선인이 100년을 들여 지키고 보살펴 온 귀중한 진구의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희생시키는 것은 옳지 않은 일입니다. 이들 한 그루 한 그루의 나무는 모든 사람에게 은혜를 베풉니다. 그러나 진구를 개발함으로써 은혜를 받는 축은 한 줌의 부유층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나무와 나무들은 한 번 잃게 되면 두 번 다시 찾을 수 없는 자연입니다.제가 살고 있는 뉴욕에서는 2007년 당시 시장 마이클 블룸버그가 뉴욕 시내에 100만 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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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원통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6. 13. 14:12
5월에는 하구로에 찾아가서, 호시노 후미히로 센다쓰[先達]를 중심으로 우치야마 다카시 씨, 후지타 잇쇼 법사와 필자 이렇게 넷이서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로 6년째다. 야마부시[山伏]와 철학자, 운수승(雲水僧), 그리고 무도가가 한패를 이루니만큼, 언제나 엄청나게 이상한 이야기가 나온다. 올해 역시 이상한 이야기가 등장했다. 우리의 심포지엄에 앞서 태고의 달인[和太鼓] 하라다 요시코 씨의 신내림 의식이 있었다. 가만히 듣고 있으려니 큰북의 리듬과 호흡의 리듬이 딱 들어맞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필자가 맨 처음으로 발언하게 된 참이니만큼, 우선 이 큰북에 관하여 서두를 떼었다. 인간은 이런저런 도구를 자기 신체와 닮은 꼴로 창조해 낸다. 그렇지 않으면 다룰 수조차 없다. 팔이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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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살아갈 고3 학생들에게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6. 3. 16:46
고등학생 입장에서 ‘인구 감소’라는 문자열을 접한다 해도, 확 와닿는 반응이 나올 것 같지는 않을 것 같네요. “출생률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마련이지요” 하는 범위 이상에 속하는 담론에 대한 상상이 안 갈지도 모릅니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 출생율은 72만 6천 명으로, 전년 대비 5.8% 감소했습니다. “아, 그래요?” 하고 말 그럴 숫자가 아닙니다. 정말 엄청난 숫자입니다. 이러한 추세로 출생률이 계속 줄어들면, 5년 후에 출생수는 51만 명이고, 10년 후에는 38만 명 됩니다. 나는 1950년에 태어났는데, 이때 출생수가 234만 명이었어요. 제 어렸을 적 시대의 학교 풍경이 지금과는 완전히 달랐을 거라는 건 여러분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겁니다. 인구가 줄어드는 일본. 이제 경제는 어떻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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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건 어떤 겁니까?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5. 30. 14:49
어느 국회의원으로부터 만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정치 현안에 관한 이야기겠거니 하며 찾아갔다. 그런데 “선생님은 죽음이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정권 교체 가능성에 관한 여러 가설을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별안간’ 하는 질문을 받아서 놀랐기는 했다. 허나 ‘죽음’은 나 자신의 염두를 떠난 적이 없던 주제였으므로, 생각나는 바를 술회했다. 인간은 이런저런 방식으로 저마다 무언가를 앓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심각한 병이 ‘죽음’이다. 다른 동물 같았으면 ‘자기의 죽음’을 의식하지 못한다. 인간은 자신이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마음에 담아두고 살 수밖에 없다. 한 명 한 명 ‘내가 언젠가 죽는다’는 참기 힘든 사실을 완화시키려면, 저마다 꼭 이야기를 지어내야만 한다. ‘죽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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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미들기 싱글의 충격』 서평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5. 30. 13:06
인구 감소 문제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은 으레 노동력 부족이나 시장 규모 축소, 연금이나 의료제도의 지속 가능성 등을 운운하고 있다. 그러나 정말로 시리어스한 측면은 ‘고령기에 들어 사회적으로 고립화한 싱글의 언더클래스화’에 있다. 이 책은 그 터부를 정면으로 문제 삼은 예외적인 작업물이다. ‘언더클래스’란 ‘워킹클래스’보다 한층 아래에 위치하는, 생활 보호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최빈곤층을 이른다.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되며, 사회의 저변에 응축되는 폐쇄 집단이다. 일본에서도 ‘고령자 언더클래스’가 앞으로 대량으로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 정치가도 관료도 미디어도 이 문제를 외면해 왔으나, 높은 확률로 앞으로 일본 사회는 그러한 집단을 떠안게 된다. 지금 미들기(35세~64세)에 있는 싱글들은 머지않아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