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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고현 난맥상과 참된 언론의 역할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1. 6. 17:58

    효고현 지사 선거가 과거에 유례 없던 전개로 흘러가고 있다.

     

    사이토 전 지사는, 그의 공인으로서의 자질에 문제를 제기한 내부 고발에 대응해 ‘범인 색출’을 강행한바, 내부 고발자를 징계 처분한 것이 공익제보자보호법 위반이라는 혐의를 샀다. 지방자치 조사위원회에서도 사이토 전 지사는 ‘직무상 처분은 적절하였다’라며 한 치도 물러나지 않은 채 도의적・법적 책임을 거부하였다. 그 결과, 효고현 의회가 만장일치로 불신임을 결의했으며, 실직에 이르렀다. 그러한 내력의 전 지사가 금번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었다.

     

    지방의회와 대립하여 실직까지 몰린 끝에, ‘지방의회와 지자체장 가운데 어느 쪽 주장이 일리 있는가’에 관한 가부 판가름을 유권자에게 청구하여 재신임에 이르렀던 현지사의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의문시되는 대상은 의회와 단체장 사이의 정책상 대립이 아니라, 사이토 씨 개인의 자질이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사이토 씨는 공인이 갖추어야 할 적성을 결여하였다는 이유로 불신임을 추궁당해 직을 잃었다. 그럼에도 사이토 씨 측은 이를 두고 ‘대담한 현정 개혁을 추진하던 지사가 그만 수구파 현의회와 레거시 미디어에게 미움을 샀다’ 하는 정치적인 서사로 어젠다를 바꿔치기함으로써, 유권자의 지지를 모으는 데 기어이 성공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사이토 공개 지지’를 표명한 별개의 입후보자가 등장한 것이다. 그는 조사위원장을 맡은 의장의 거주지 앞에서 협박을 자행하는 한편, 거리 유세에서 거짓 정보를 거듭 주장하는 등 사이토 전 지사의 당선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했다. 이번 제3의 출마자는 조만간 고발당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대단히 불행한 점은 그가 공직선거법의 ‘허점’을 이용할 수 있음을 실제로 보여주었다는 데 있다. 이는 전대미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이토 지지자들은 여러 차례 자신들의 미디어관을 내비친 바 있다. 언론이나 방송사는 사이토 전 지사에게 허물이 있다는 정보만을 집중적으로 내보내고 있는 반면, 인터넷상에서는 전혀 다른 주장이 언급되고 있으므로 대안 미디어를 신뢰하겠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미디어 불신을 이 지경까지 초래하게 된 책임 소재는 물론 미디어 자신에게 있다. 애초에 논리적이고 신뢰성 높은 정보를 지속적으로 발신해 왔다면, 이렇게나 많은 시민이 입을 모아 ‘레거시 미디어 불신’을 지적할 리가 없다.

     

    물론 인터넷에서 거론되는 정보는 ‘옥석 혼효(玉石混淆. 개중 대다수가 잡석)’이다. 그러므로 진위를 가리는 데 있어 이용자 스스로 고도의 이해력을 갖추어야 한다. 문제는 그러한 ‘비평적 지성’이 필요하다는 충분한 사회적 합의는 물론이거니와, 그것을 체계적으로 습득할 방법론조차 현대 일본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간 AERA 1120일자)

     

    (2024-11-27 11:14)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근간 『무지의 즐거움』 『되살아나는 마르크스』 등.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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