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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공무원들의 대탈주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1. 2. 13:02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일론 머스크 및 비벡 라마스와미 등 민간인 출신 인사 두 명을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기용하면서, 연방 정부의 효율화와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선과 관련해 트럼프는 ‘관료 기구의 해체, 과도한 규제의 철폐, 방만 재정의 삭감’을 내거는 한편 ‘현대의 맨해튼 계획’이라는 위험한 비유를 들었다. 먼저 교육부, FBI, IRS(국세청)를 해체하고, 정부 전반에 걸쳐 직원의 75%를 해고할 전망이다.

     

    이어서 털시 개버드 하원의원을 국가정보국장으로, 맷 게이츠 하원의원을 법무부 장관으로, FOX뉴스 사회자 피트 헤그세스 소령을 국방부 장관으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개버드 의원은 친러시아적 발언을 거듭하고 있고, 게이츠 의원은 성 추문 의혹으로 하원의 조사를 받고 있고, 헤그세스 씨는 미군의 장성들을 공격해 왔으며, 케네디 주니어는 유명한 백신 반대론자이다.

     

    징후적인 인선이다. 돈벌이에 탁월한 비즈니스맨에게 행정개혁을 맡기고, ‘러시아 첩자’로 불리는 인물을 정보 부문의 수장으로, 준법정신이 희박한 인물을 법무부 장관으로, 정치 및 행정 경험 그리고 어떠한 무공도 없는 일개 소령을 130만 규모의 미군 지휘관으로, 백신 반대론자를 의료행정의 수반으로 임명한 것이다.

     

    선거 기간 때부터 트럼프는 자신이 당선된다면 ‘복수혈전’을 이루겠노라고 다짐했는데, 이것이 그 시작인 셈이다. 워싱턴의 엘리트들을 쫓아내려는 일념 하에, ‘평소 같았으면 결코 군대나 정보기관의 상층에 이를 리 없는 문외한’을 주요 기관의 수장으로 임명한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불량배가 할 법한 소행이다.

     

    미국의 경우 연방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사람이 민간으로 전출하여 싱크탱크나 대학에서 일하면서, 불러주기만 하면 다시 정부의 핵심으로 돌아가는 소위 ‘회전문’ 코스라는 게 있다. 아마도 해고당하기 전에 대다수 고위 공무원들은 민간으로 전출하는 길을 택하여, 차기 정부로부터의 소집을 기다릴 것이다.

     

    이러한 인재 유출이 있고 나서도 미국 정부는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을까? 미국은 강인한 복원력을 보여왔으므로 향후 어떻게든 될 것이라고는 생각한다. 그러나 한바탕 이행기적 혼란이 벌어진 와중에 ‘무언가’ 사태가 일어날 경우, 연방 정부는 이에 적절히 대처할 능력이 더는 없을 수도 있다. (1120)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근간 『무지의 즐거움』 『되살아나는 마르크스』 등.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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