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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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물) 청년이여 비틀즈를 듣자인용 2024. 12. 4. 23:06
“너는 어찌하여 울고 있느냐?” “저는 다섯 살 때 눈이 멀어서 지금 20년이나 되었답니다. 오늘 아침나절에 밖을 나왔다가 홀연 천지 만물이 맑고 밝게 보이기에 기쁜 나머지 집으로 돌아가려 하니 길은 여러 갈래요, 대문들이 서로 어슷비슷 같아 저희 집을 분별할 수 없습니다. 그래 지금 울고 있습지요.” 선생은, “네게 집에 돌아가는 방법을 깨우쳐 주겠다. 도로 눈을 감아라. 그러면 곧 너의 집이 있을 것이다.” 라고 일러주었답니다. 그렇게 소경은 다시 눈을 감고 지팡이를 두드리며 익은 걸음걸이로 걸어서 곧장 집에 돌아갈 수 있었더랍니다. (박연암) 정치적 판단이라는 개념에 관한, 다음과 같은 문장을 읽게 되었습니다. “첫째, 고정관념이나 선입견 대신, 이성과 감정을 구사해 스스로 판단 내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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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요즘 애들은 투표를 안 해인용 2024. 11. 28. 18:30
근대 시민사회는 자신이 마법으로 불러온 지하의 마력을 더는 제어할 수 없게 된 마법사와 닮았다.무지야말로 맹신의 어머니인 동시에 산업의 어머니다.어떠한 주식 투자에서도 벼락은 언젠가 떨어짐이 틀림없다는 것은 전원이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전원이 벼락은 자신이 황금비를 듬뿍 맞고 안전히 도망간 후에 옆 사람 머리 위에 낙하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한쪽 극단에서의 부의 축적은 동시에 그 대극, 즉 자기 자신의 생산물을 자본으로 해서 생산하는 계급 측에서의 궁핍, 노동고, 노예 상태, 무지, 잔인화와 도덕적 퇴폐의 축적이다. 그때 생각했어. 이 자식들 모두 엉터리라고. 적당히 그럴듯한 말이나 늘어놓고 의기양양해하면서 신입생 여자애 눈길을 끌어서는 스커트 안에 손이나 집어넣을 생각밖에 안 해, 그 사람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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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물)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인용 2024. 11. 21. 23:51
‘당신이 단 한 번도 나를 억압한 적이 없다는 것, 나에 대해 한 번도 우위에 서려 한 적이 없었다는 것은 말해두지 않으면 안 돼요’라는 보부아르가 자신을 평가한 말에 대해 사르트르는 자랑스럽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자신을 당신보다도 뛰어난 인간이라고도, 당신보다도 더 지성적이라고도, 당신보다 행동적이었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우리는 같은 수준에 있었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대등한 존재였어요. (……) 우리 사이의 대등성은 두 인간 사이의 사실상의 대등성이 아니라, 양성 간의 근원적인 대등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해요. 실제로 여기에 존재하는 두 사람 사이에 성차별 구조가 선구적으로 해체된 이상, 그것이 사회 전체로 보급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무엇보다도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그렇게 믿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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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트럼피스트 라이징인용 2024. 11. 14. 18:01
無恒産而有恒心者 惟士爲能 - 맹자 양혜왕 상 설사 이 의심이 완전히 사실무근으로 밝혀지더라도 한 가지 문제는 피할 수 없다. 그런 노동 구도가 증오와 원망으로 뒤덮인 정치 지형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직장도 없이 살아가려고 분투하는 사람들은 직업이 있는 사람들을 원망한다. 반면 고용된 사람들은 빈곤하고 일자리 없는 사람들을 원망하도록 부추김을 당한다. 그런 사람들이 얻어먹기만 하고 공짜를 바란다는 말을 끊임없이 들어 왔기 때문이다. 불쉿 직업의 덫에 걸린 사람들은 진짜 생산적이거나 이로운 일을 하는 사람들을 원망한다. 낮은 보수를 받거나 굴욕당하거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면서 진짜 생산적이거나 이로운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눈에 뭔가 유용하고 고상하고 화려한 일을 하면서도 잘살 수 있는 극소수 직업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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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물) Mon corps, mon choix, mon avis인용 2024. 11. 11. 14:50
미래의 제국은 마음의 제국이다. - 윈스턴 처칠 삼촌이 보낸 사춘기라는 호기심 많은 시절의 한 편린이 고스란히 폐기돼 있는 그 벽장 속에는 이른바 고전으로 분류할 수 있는 책보다는 무협지나 통속소설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 많은 무협지와 통속소설에 꽤 재미를 붙였으며 삼촌의 의협심과 감수성도 바로 그 책들에서 비롯되었을 거라고 짐작하게 되었다. 독서가 취미라고 말은 해도 이모에게는 책이 그다지 없었다. 여고 시절 하얀 책상보로 덮여 있던 앉은뱅이 책상의 책꽂이에 『부활』과 『좁은 문』 『적과 흑』 등이 꽂혀 있긴 했지만 책 임자가 그 책을 얼마나 열심히 봤나 알아보기 위해 꼭 책의 밑바닥을 뒤집어서 책두께의 더럽혀진 선이 어디까지인가를 확인하는 버릇이 있는 나는 그 책들의 책장이 결코 20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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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AI, 도시, 서울인용 2024. 11. 9. 15:22
《농업 노동자에 대해서 가장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마르크스는 도시 노동자에 이어 철도 부설, 광산 노동자 등 이동 노동자, 구빈원에 매달리는 자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긴 쪽수를 할애하여 농업 노동자들의 생활에 대한 보고를 인용하였습니다. 그것은 “자본제 생산 및 축적의 적대적 성격이 가장 잔인한 형태로 실증된 것은 영국 농업(목축 포함)의 진보와 영국 농업 노동자의 퇴보에서”이기 때문입니다. 영국 농촌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대토지를 소유한 지주는 자신의 토지에 대해서는 인구 삭감에 유의합니다. 구빈세를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농사를 짓기 위한 일손은 필요합니다. 그래서 농업 노동자들은 인접한 ‘개방 촌락’으로 내몰리고, 그곳에서 ‘출퇴근’해야 합니다. 인접이라고는 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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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얼마면 돼?인용 2024. 11. 5. 13:31
축재의 충동은 어디에서 오는가? 이렇게 보면 화폐의 축적이라는 행동 양식은 이 선택권 다발을 끌어모으는 것을 의미한다. 화폐가 선택권의 다발인 이상 그 축적은 ‘선택의 자유’를 확대한다. 화폐가 가진 선택권은 사람들이 그 화폐에 대해 주는 것이므로 화폐를 많이 소유하면 사람들의 갈망과 호의를 소유하게 된다. 이렇게 화폐를 소유하는 것으로, 자아를 더 보강하고 허영을 채우는 천박한 행위를 ‘선택의 자유’를 확보한다는 훌륭한 행위로 바꿔치기하는, 자기기만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이 행동 양식은 수험생과 똑같은 결점을 가진다. 자아를 상실하고 자신이 무엇을 갖고 싶어 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선택의 자유를 확대하더라도 아무 의미가 없다. 아니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돈을 모으면 모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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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스 레터) 어차피 A..인용 2024. 10. 31. 14:51
結婚しなくても幸せになれるこの時代に、私は、あなたと結婚したいのです。 보이지 않는 유령이 되어라 대통령 스피치라이터의 조건은 무엇일까? 거두절미하고 얘기하면, 고스트라이터(Ghost Writer)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인수위원회를 거쳐 참여정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노무현 대통령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이건 내 연설문이 아니야.”너무나 치명적인 지적이었다. 스피치라이터에게는 ‘나’가 없다. 자기를 버려야 한다. 언젠가 어느 고위 공무원이 ‘공무원에겐 영혼이 없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스피치라이터야말로 자기 영혼이 있어선 안 된다. 대신, 연설하는 사람에 빠져 살아야 한다. 그 사람에게 빙의되어야 한다. 그 사람의 아바타가 되어야 한다. 연설 현장에 가면 그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