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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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다시 만난 세계인용 2025. 3. 22. 09:28
머리말 안녕하세요. 우치다 타츠루입니다. 이 책을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사지는 않았더라도 서점에서 이 머리말을 읽고 계신 분 또한 책을 사실 확률이 높을 테니까 미리 감사를 드립니다. 어째서 이렇게까지 자신감 있게 미리 감사를 드리냐고요? 왜냐하면 이 책은 이제까지 그다지 이야기하지 않은 것을 선택적으로 골라 쓴 책이기 때문입니다. ‘이제까지 별로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라고 하니까 더 읽고 싶으시죠? 하아, ‘이제까지 별로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란 크게 나누어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지나치게 비상식적인 것’입니다. 당연하겠지요. ‘세계를 전쟁의 도가니로 몰아넣자’든가 ‘인류의 역사는 끝장나도 상관없다’ 같은 이야기를 진지하게 ‘정치적으로 올바른 의견’이라고 논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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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월가의 이리떼들인용 2025. 3. 17. 14:56
(...) 일본과 독일의 공장들이 미국 공장들을 양과 질 양쪽에서 앞서기 시작했어요. 미국 정부는 일본과 독일의 제조업 영역을 도우려 했는데 그게 너무도 성공적이었던 겁니다. 자동차 산업이 그 분명한 사례라고 할 수 있죠. 현실을 깨닫자마자 워싱턴은 지체 없이 그들이 만든 최고의 작품을 스스로 폐기해버렸습니다. 1971년 8월 15일 닉슨 대통령은 유럽과 일본을 달러 존에서 내보낸다고 발표했죠. 브레턴우즈는 죽었습니다. 이제 자본주의는 새롭고, 진실로 우울한 단계로 진화의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어요. 2002년, 닉슨 쇼크 이후 30년이 흐른 후, 인류의 총 소득은 약 50조에 달했습니다. 같은 해 전 세계의 금융인들은 70조 달러 가량을 걸고 다양한 종류의 내기를 벌이고 있었죠. 이 어마무시한 숫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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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국어를 뭐하러 또 배우나?”인용 2025. 3. 15. 12:04
“낱말을 없애는 건 대단히 매력적인 일이지. 물론 가장 쓸모없는 낱말은 동사와 형용사에 많지만, 없애야 할 명사도 수백 개나 있네. 그리고 동의어 뿐만 아니라 반의어도 없애야 하지. (…) 모든 사상적 분위기도 달라질 것이네. 사실상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사상 따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걸세. 정통주의는 생각하지 않는 것, 생각할 필요도 없는 걸 뜻하네. 요컨대 정통주의란 무의식 그 자체일세.” - 에릭 아서 블레어 ‘에エ’ 음에 대해 이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다시 찾았으니 어디로 사라지기 전에 여기에 적어두어 현명한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에’음을 언급한 분은 도쿄의 공립 초등학교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와타나베 에미(渡辺恵美) 씨다. 이런 이야기였다. 우리 학교는 작년부터 학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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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유적 존재에 관해인용 2025. 3. 10. 23:42
나는 마르크스가 피력한 종교에 대한 의견(“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에는 상당히 이견을 갖고 있지만, 그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하기로 하고 우선은 마르크스의 생각을 확인해두기로 하죠. 그러니까 마르크스는 근대 시민사회가 이룩한 위대한 달성이라고 할 ‘권리 추구의 자유’와 ‘신앙의 자유’야말로 도리어 인간이 이제껏 충분히 해방되지 못한 증거라고 생각했다는 것이죠. 이 명제의 앞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이의가 전혀 없어요. 모든 사람이 자기 생각대로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사회가 인간 해방이 실현된 이상 사회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시민사회에서 시민들이 누리고 있는 것은 ‘고립의 자유’예요.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는 대신 누구도 폐를 끼치지 못하게 할 권리. ‘고립되어 자기 안에 콕 틀어박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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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물) 지금 우리 페미니즘은인용 2025. 3. 10. 20:18
(옮긴이의 말: 금년 3월 8일 국제여성의날을 맞아, 보고 들은 바 있어 올립니다. 특히 사회경제적 풍토가 유사한 일본의, 한발 앞선 담론을 통해, 생산적 지성의 공동적 구축에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yuko_shibata_ 매우 설득력 있는 지적. 일본은, 2000년 무렵부터 급속히 여성을 성적 대상화해 왔다는 생각이 든다. 이른바 신자유주의가 득세하던 시절. 사회적으로 대우가 박해진 남성이 늘어난바, 그들의 울분을 유야무야하기 위해 여성이 이용당하기 시작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이 둘 사이에 뚜렷한 관련은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일상적으로, 마치 평범하게 녹아든 것처럼 되어놓았다. 그 결과, 여성의 표상적인(상징적인) 면이라든가, 현실의 여성을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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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국화와 칼인용 2025. 3. 10. 09:15
이하 루스 베네딕트, 김윤식・오인석 옮김, 『국화와 칼: 일본 문화의 틀』, 을유문화사, 제 5판 (…) 오늘날 특히 시골이나 작은 도시에서 집에 머물러 낡은 관습에 매여 있는 쪽은 장남이다. 대체로 차남은 넓은 세계로 진출하여 많은 교육을 받고 수입도 장남보다 많다. 그렇지만 옛날부터 내려오는 계층제도의 관습은 지금도 여전히 강력하다. 오늘날의 정치 평론에서도, 대동아 정책 논의 속에는 전통적인 형의 특권이 분명히 드러나 있다. 1942년 봄, 한 중령은 육군성의 대변자로서 공영권(共營圈)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본은 그들의 형이며, 그들은 일본의 아우이다. 이 사실을 점령 지역의 주민에게 철저히 인지시켜야 한다. 주민을 지나치게 배려하면, 그들이 일본의 친절에 편승하려는 마음을 가지게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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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이 사람을 보라인용 2025. 3. 4. 15:54
구르지예프는 실제로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놀랄 정도로 희귀한 인물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의 수행 방식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었고, 때로는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그가 영적 스승이었다는 점에는 거의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는 그런 특별한 성취를 이룬 극소수의 인물들 중에서도 지극히 특이한 유형의 인물이었다. 구르지예프는 지극히 세련된 유머 감각과 풍자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영적 스승이 유머를 다용하는 예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구르지예프처럼 신랄한 아이러니를 구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몇몇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그는 짜증스럽다 못해 사람의 속을 뒤집고 환장하게 만들 때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뚜렷한 이유가 있어서 의도적으로 그랬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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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인용 2025. 3. 3. 21:25
Ceteris paribus MEDICINE DU JOUR Speculation: Your life expectancy is best determined by the number of pills you DON’T take, or don’t need to take, chronically*. *That is, exclude the occasional painkiller or headache medicine after meeting with an economist. (N. Taleb; Ditto for ‘위고비’, ‘콘서타’겠지요.) 표준적인 시장 이론의 버팀목 두 가지 논의에 들어가기 전에 ‘표준적인 시장 이론’이라는 것을 명확히 해 두기로 하자. 여기서 이용하는 것은 현시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