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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물) 세계화 시대의 황혼 속 젊은이의 해외여행 고찰인용 2024. 9. 2. 08:09
Self-improvement is masturbation. Now, self-destruction... - 타일러 더든 "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의 부시맨들에게는 두 종류의 굶주린 자가 있대. 리틀 헝거(Little Hunger)와 그레이트 헝거(Great Hunger). 리틀 헝거는 물질적으로 굶주린 사람이고, 그레이트 헝거는 삶의 의미에 굶주린 사람이래." - 이창동 요즘의 많은 젊은 연주자들에게는 완벽한 연주가 중요한 목적의 하나가 된 듯하다. 까다롭기 그지없는 악보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장애물을 척척 해결해내는 솜씨들을 보면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과거의 연주라고 해서 연주의 기준이 낮았다는 뜻은 아니다. 후보작 열 편을 들어봐도 하나같이 지극히 높은 수준의 연주임을 부인하지 못한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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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사람은 원래 아날로그다 ∿ 요로 선생님인용 2024. 8. 23. 00:28
사람은 온갖 것을 ‘같게’ 만들려고 합니다. 세계화의 본질이 바로 같게 만드는 것이에요. 영국과 미국은 그 선두에 함께 섰던 나라입니다. 특히 영국은 아주 일찍부터 같게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여, 세계 각지에 식민지를 두고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까지 불렸죠. 미국은 정보로 세계화를 이루었습니다. 그 수단이 된 것이 위성 TV였고요. (…) 세계를 ‘같게’ 만드는 것이 세계화라면, 궁극의 ‘같음’은 무엇인지 아시나요. 몇 년 전 NHK가 자기네 방송국의 프로그램 아카이브를 디지털화했잖아요. 바로 그거예요. 디지털 데이터는 0과 1의 패턴이니 완전히 같은 걸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아날로그 카피는 복사할 때마다 차이가 생기지만 디지털에는 그런 게 없어요. 요컨대 궁극의 ‘같음’이죠. 세상의 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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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스 레터) 혁명, 그 상속과 증여인용 2024. 8. 15. 17:19
1918년 명보가 자리를 뜨고 나서, 성수는 자신도 사무실을 나서기 전에 10분쯤 기다렸다. 오랜 친구와의 만남이 바라던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는 게 진심으로 유감스러웠다. 함께 먹고 마시며 지난 모험담을 추억하고 누군가 지난날 자신의 모습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끼며 흥청거리는 대신, 그들은 지금 서로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고 큰 충격을 받은 터였다. 이는 새로운 사람을 만났는데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보다 훨씬 더 불쾌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지난 몇 년 동안 성수의 잘못을 감히 그의 앞에서 지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그의 마음에 들고 싶어 안달할 뿐이었다. 부하들은 경의를 표했고, 동료들은 칭찬 일색이었으며, 아내는 그를 숭배하듯 대했다. 그 어떤 상황에서든 성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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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프라우다와 인스타그램인용 2024. 8. 10. 19:51
Я делаю себе карьерутем, что не делаю ее! 나는 출세를 이루겠노라 ー 출세를 하지 않음으로써! 내가 만약 소련과 같은 희한하고 오염된 나라에서 성장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난 타인의 의견에 덜 민감하게 반응했을 거 같다. 전체주의에서는 ‘이웃에 대한 거짓 증언’이 국가 이데올로기를 지탱하기 위한 방식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아르보 패르트가 ‘의심스러운’ 작곡가로 지칭되는 걸 내 귀로 직접 들었고, 나도 ‘유별나며’ ‘학구적’이라고 ‘낙인찍혔다’(나중에 서방에서도 종종 이런 평가를 받곤 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양호한 편이다. 그보다 훨씬 더 가혹하게 다뤄진 이들도 많았다. 알프레드 시닛케, 소피아 구바이둘리나, 예디손 데니소프(1929-1996), 발렌틴 실베스트로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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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물) 학교 교육의 폭력성을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인용 2024. 8. 10. 19:19
아치는 교실에서 전형적인 학습 능력이 남들보다 뒤떨어지는 아이였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는데도 읽고 쓰는 능력이 또래 아이들보다 뒤떨어져서 지능 테스트 성적은 초등학교 1학년 정도였다. 담임교사와 학교 심리학자의 이야기에 의하면 아치는 주의가 산만하고 집중력이 결여되어 있는 아이였다. 예를 들어 말놀이 게임에서 친구가 “beer와 wine은 왜 비슷하지?”라고 물어보았을 때 모두가 “마시는 것”이라고 대답했다면 아치는 “deer는 음료가 아니야!”라고 대답하였다. 그러나 방과 후 요리 클럽에서 아치의 모습은 전혀 달랐다. 즉, 요리 클럽에서는 ‘학습장애아’의 모습은 사라지고 오히려 가장 유능한 클럽 구성원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그룹으로 나눠서 케이크를 만들 때, 아치는 레시피를 제대로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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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독) 자기 주제를 파악한다는 것인용 2024. 7. 23. 21:24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일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잘, 더 효율적으로, 더 완벽하게 일을 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통계에 의하면 사람들 중 90% 이상이 자신은 다른 보통 사람보다 일을 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미국 대학 교수들의 94%는 동료보다 자신이 연구를 더 잘 수행한다고 믿는다. 미국 대학 농구 선수들 중 60% 이상이 자기가 메이저 팀에서 뛸 것으로 믿지만 실제로는 5%만 그렇다. 일본 직장인들은 자신의 업무 수행 능력을 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평균 20% 이상 더 높게 생각한다. 즉, 자기도취에 빠져 있다. 사람들이 내게 웬 책을 그렇게 읽느냐고 물을 때마다 내가 준 대답은 “내가 경영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내가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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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버지의 숲 (『미야자키 월드』)인용 2024. 7. 15. 17:32
이하 수전 네이피어, 『미야자키 월드: 미야자키 하야오의 어둠과 빛』, 하인해 옮김, 로크미디어. 【시간에 관하여】 “인류의 목을 조르는 사회제도에 대한 분노가 영혼 아래에서 소용돌이치고 마음의 오점들을 지우기 위해 끝없이 움직인다. 삶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싸우고 그 싸움에서 자신을 이끌 누군가를 열망한다.” 인간이 자연과 역사 속에서 숨 막히게 아름다운 장면과 동시에 덧없는 상실의 장면을 연출하는 이야기는 미야자키 세계의 중요한 특징이다. 스베틀라나 보임(Svetlana Boym)은 잔해도착증(Ruinophilia)>이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잔해는 말 그대로 무너진 것들이지만, 남아 있는 것이자 기억을 상기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 우리는 잔해를 보면서 일어났을 수 있던 과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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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경제 체제를 상상해본다는 것: 다른 시대, 다른 관념에서인용 2024. 7. 14. 22:51
이 세기들 동안에 인도 전역에서 융성했던 불교 조직들이 어떤 식으로 시주를 거뒀는지를 살펴 보면 의문이 금방 풀린다. 초기의 승려들은 돌아다니는 탁발승이었다. 탁발용 발우 정도만 소유할 수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중세의 불교 수도원들은 거대한 기금까지 둔 장엄한 공간이었다. 그 운영은 원칙적으로 거의 전적으로 신용 시스템을 통해 이뤄졌다. 중요한 혁신이 바로 “영원한 시주” 또는 “마르지 않는 금고”라 불린 것이었다. 이런 식이었다. 어떤 평범한 후원자가 자신이 사는 곳 근처의 수도원에 시주하길 원했다. 특별한 의식에 필요한 초를 제공하거나 수도원의 잡일을 거들 하인들을 보내기보다 상당한 금액의 돈이나 물건을 내놓고 싶어 했다. 그러면 연리 15%로 돈이나 물건을 수도원의 이름으로 융자해 주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