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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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물) Fitter, Happier, More productive.인용 2024. 10. 14. 16:58
(…) 저자는 SNS 등을 통해 등장한 "가상의 식사 모임"을 일종의 저항으로 여기고 이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가상의 식사모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형태가 등장했다. '먹방'이라는 것"이라며 "먹방은 웹캠을 켠 채로 밥을 먹어서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행위다. 한국인 박서연은 끼니마다 수만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밥을 먹는다.(225쪽)"고 소개한다. "미국인은 하루에 1시간2분 정도를 식탁에서 보낸다. 중국인은 1시간 36분, 인도인은 1시간19분동안 식탁에 앉는다. 북유럽사람(스웨덴 1시간 13분, 핀란드 1시간21분)은 남유럽 사람(2시간 2~5분)의 절반에 불과하다." 음식의 품질을 가장 무시하는 국가들이 가장 많은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반면 문화적 정체성은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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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스 레터) 드뷔시, 모네, 레비스트로스인용 2024. 10. 7. 22:54
‘부드럽게 연결해서 치라’는 레가토는 내가 학생일 때 선생님께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이기도 하고, 선생님이 되고 나서 나도 무척 자주 쓰는 단어이다. 다른 악기 연주자나 노래하는 사람보다 피아노 치는 사람들이 유난히 이 단어를 많이 쓰는데, 피아노에서 부드럽게 연결해서 치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테크닉이기 때문이다. 피아노의 특성상 어떤 음을 아무리 오래 누르고 있더라도 처음 건반을 누른 그 순간에 가장 큰 소리가 나고, 이후 소리가 점점 줄어들다가 결국 아예 없어져 버린다. 바이올린과 같은 현악기는 같은 음을 끌면서 활에 힘을 주면 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이 가능하고, 이는 노래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피아노에서는 같은 음 안에서 소리가 커지는 것도, 같은 볼륨으로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아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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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물) 좋은 나라 운동 본부인용 2024. 10. 7. 22:52
이제 와서 새삼 무엇을 감추겠는가. 나는 수험생으로서는 아주 요령이 좋았다. 현대국어 문제 같은 것은 출제자가 “어떤 대답을 쓰면 좋아할지”를 바로 읽어내서 술술 쓱쓱 마음에도 없는 것을 써서 만점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열일곱 살밖에 안 되는 아이에게 마음을 읽히는 출제자를 ‘바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당연히 ‘바보’가 출제하는 교과만큼은 나는 높은 점수를 얻었다. 수험공부를 통해서 내가 배운 것은 ‘평가’형 지적 능력 트레이닝은 ‘어떻게 대답하면 누가 어떤 식으로 기뻐할까?’를 꿰뚫어보는 능력의 함양에만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나는 그런 일을 ‘지성’이라고 부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결혼 생활부터 샐러리맨의 영업 활동까지 이 세상 대부분의 장면이 이런 유형의 능력만을 요구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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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나무를 심은 사람들인용 2024. 9. 29. 22:27
3년 전에는 자택 가까이에, 지금은 자취를 감추고 있어 진귀한 것이 되어버린 ‘달마 가마’를 한 달에 한 번 꼴로 불을 지펴 기와를 굽고 있습니다. 기와를 굽는 일은 대단한 육체노동입니다. 1000장이나 되는 기와를 가마 속에 가지런히 놓고 최대 900도의 열이 고르게 퍼져가도록 합니다. 장작을 지펴서 불을 일으켜 밤낮없이 24시간 내내 가마를 지켜보면서 기와를 굽습니다. 이렇게 구워진 기와는 기계로 구운 것과 비교해서 아무래도 정밀도는 떨어집니다. 흙은 늘었다 줄었다 하고 연기로 그을리는 방식 때문에 얼룩이 지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크기가 몇 밀리미터 달라지는 것이나 그을린 정도에 따라 얼룩이 생기는 것은 기와의 성능에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손맛이 있어서 무척 아름답습니다. 공장에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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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젊고 유식한 남성 동지들에게인용 2024. 9. 25. 21:42
“저기요, 잠깐만요”를 외치게 하는 책들의 공통점은 ‘내 이론으로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금세 명쾌하게 해명된다. 왜 이렇게 간단한 구조를 여러분은 모른단 말인가 참으로 한심하다’는 거만한 시선이다. ‘세상 사람들은 바보라서 내 재능을 평가할 수 없다’는 화법은 청년 객기의 공통된 폐해라서 자부심이 강한 청년은 자칫 이와 유사한 말을 하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책망할 생각은 없다. 그러한 긍지는 어떤 의미로는 건강하다는 징후이다. 그런데 완전히 똑같은 말을 해도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병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이 식별이 어렵다. 커뮤니케이션 회로를 왔다 갔다 하는 콘텐츠의 의의와 진리성보다도 커뮤니케이션의 회로 자체가 순조롭게 기능하고 있는가를 우선으로 배려하는 사람은 아마도 “이건 좀……” 싶은 책을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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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물) 도모에 학원, 좋은 학교!인용 2024. 9. 18. 10:38
결혼하고 9년 만에 아이가 태어나고 6개월쯤 되었을 때, 아직 아무 생각 없는 아이가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동요 CD를 사기 위해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다. 이제 두 돌이 가까워진 내 아들은 겨우 엄마, 아빠 그리고 아무도 알아들을 수 없는 '치치포포'나 '머머' 같은 이야기를 겨우 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광화문 교보문고의 유아동요 CD 칸을 한참 뒤졌는데, 영어동요가 아닌 CD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겨우 있는 것들도, 뒤의 노래 한두 곡은 영어노래인 것이 대부분이었다. 한 시간 넘게 고르고 골라서, 겨우 우리말 동요 CD 몇 장을 살 수 있었다. 내가 그때 느낀 감정은, 아주 솔직하게 '미친 거 아냐......' 였다. 부모들의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정말로 바이링구얼을 할 수 있는 특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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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그러지 않는 편이 낫겠어요"인용 2024. 9. 13. 17:36
실존주의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롤로 메이(Rollo May)는 조언한다. 자극과 반응 사이의 자동 회로를 차단해보라고. 거기에서 선택의 자유가 주어진다고. 간단한 원리지만, 실행은 결코 쉽지 않다. 몸을 단련하듯 꾸준히 연습해서 조금씩 체득해야 하는 요령이다. 불교에서는 오랫동안 그 방법을 탐구해왔다. 어떤 감정이 일어날 때 거기에 매몰되지 말고, 감정 자체를 주시해보자. 내가 지금 이렇게 느끼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스스로의 감정과 거리두기가 가능해진다. 어떤 사건이나 상대방의 언행이 나의 반응(행동)을 즉각적으로 불러일으키도록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그 상황에서 생겨나는 감정을 객관화할 수 있다. 그리고 어떻게 반응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 김찬호 『모멸감: 굴욕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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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샤피로에게 배운 유대인의 지혜 - 에릭 호퍼인용 2024. 9. 6. 18:57
“그의 얼굴에는 모든 유대 인의 얼굴에 예외 없이 괴롭게 각인되어 있는 영원하고 씁쓸한 비애가 서려 있었다.” 나는 다시 소개소로 돌아왔다. 일자리는 흔치 않았지만 하루의 대부분을 소개소에 붙어 지냈기에 먹고살기에 충분한 일을 계속 구할 수 있었다. 어떤 고용주들은 성실한 일꾼이라며 일이 있을 때 연락할 수 있도록 전화번호를 알려 달라고 했다. 나는 전화가 없었기 때문에 소개소로 전화를 할 때 내 이름을 지명해 달라고 했다. 나는 안정된 일자리를 원했다. 어느 날 나는 산타페에 있는 파이프 야적장으로 급히 불려 갔다. 그 야적장은 자영 석유업자들에게 중고 파이프를 파는 곳이었다. 주인은 샤피로라고 하는 활기찬 성격의 키 작은 사람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무렵에도 나는 인종적 배경에 대해 관심이 없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