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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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이스라엘이 처벌받지 않는다면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5. 5. 23. 11:12
(옮긴이: 원문 르 몽드紙 불어 사설의 일역을 중역함. https://twitter.com/nulptyx/status/1925123405508124811 ) 가자지구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태가 용인될 수 없음을 명확한 언어로 반드시 언명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그 무엇보다 이스라엘과 동맹을 맺고 있는 많은 나라들이 이제 더이상 베냐민 네타냐후가 이끄는 연립정권과 아무런 공통점을 갖지 않는다는 인식 역시 수반되어야만 한다. 이 정권은 인권을 존중해야 할 국제사회의 일원이라는 입장을 스스로 일탈하는 선택을 저지르고 말았다. 선동적인 발언을 거듭한 나머지 결국 정책 그 자체가 자기현실화되었다. ‘가자지구를 파괴하겠다’는 언명, ‘전쟁은 어떠한 사유로든 그만두지 않겠다’ ‘이스라엘군 전력을 총집중하겠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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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보이는 예술: 타자와 공생하는 데 필요한 조건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5. 5. 21. 15:54
가와구치 아리오 씨의 저서 『눈이 안 보이는 시라토리 씨와 예술을 보러 가다』를 근간으로 하여 저자 가와우치 씨 자신과 영상제작가 미요시 다이스케 씨가 공동 연출한 영화 ‘눈이 안 보이는 시라토리 씨, 예술을 보러 가다’ 상영회를 감독 두분과 함께 가이후칸에서 열었다. 가이후칸에는 다양한 동아리 활동이 있다. ‘조도’, ‘이아이’ 연구, ‘신카게’류, ‘잇쿠카이’ 등 전통적 무도 동아리도 있고, 스키수행부, 극락 하이킹부, 승마부, 문예부 등 취미 계열 동아리도 있다. 영화부의 경우는 도장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난 뒤, 필자가 멋대로 해석을 하고 나서겠다는 발상에서 비롯했다. 이번 상영회는 크라우드펀딩으로 상영권을 획득한 문인들이 기획하여, 영화부 부원들이 이를 지원하는 형식으로 실현되었다. 앞이 보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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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하게 식사하던 신사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5. 5. 19. 18:08
(...) 아사쿠사 고마가타에서 목격한 '단정하게 미꾸라지탕 식사하던 신사' 일화를 소개할 걸 깜박했습니다. 40년도 더 된 일인데, 샌프란시스코에서 입국한 겐이 조카 가족을 데리고서 도쿄 아사쿠사에 밥을 먹으러 간 적이 있습니다. 일본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기에 서민 음식을 맛보도록 한 것이지요. 그 자리에서 중년 남성 한 명이 미꾸라지탕을 들고 있었습니다.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더군요. 그저 미꾸라지탕 냄비를 앞에 두고서 호리병에 든 더운 사케를 둥근 술잔에 따른 뒤 먹고 있을 따름이었습니다. 딱 그것 뿐인데 '흠잡을 데 없다'는 게 이런 건가 싶을 정도로 식사하는 동작이 완벽했습니다. 고기와 우엉을 집어서 대파와 '시치미' 양념을 얹은 뒤, 입 안에 넣고 술을 한잔 마시는 것이었어요. 이러한 동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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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2023・ 후쿠오카식 ‘두줄 서기’ 운동을 실천하자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5. 5. 14. 11:43
■ ‘두줄 서기’ 운동을 확산하자 도쿄에서 후쿠오카로 출장갔을 때, 에스컬레이터에서 승객이 한 쪽을 비워두지 않고 멈춰 서서 두 줄로 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걸 에스엔에스에 올렸는데 그때 비로소 후쿠오카 지하철 당국이 작년 11월부터 캠페인을 벌였음을 누군가로부터 알게 되었다. 실제로 후쿠오카 시내의 지하철에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걸으면 위험합니다’ 하는 안내문이 천장에 걸려 있고, 3년 동안 54건의 사고가 일어났다는 점, 계단보다도 한 칸의 높이 차이가 크다는 것, 옆을 휙 지나가기에 위협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는 것, 또한, 어린 자녀와 함께 손을 잡고 탈 수 있다는 점, (일본은 좌측 통행이기에 - 역주) 오른손잡이가 손잡이를 잡기에 불편하다 하는 등의 이유로, ‘(한국 기준) 왼쪽에 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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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꼰’에 관하여・‘영감님’에 관하여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5. 5. 14. 09:36
노인과 ‘로가이’는 같은 뜻이 아닙니다. ‘로가이’에 이르지 않는 노인도 있거니와, 젊은데도 이미 ‘로가이’화 하는 사람도 적지 않아요.‘로가이’는 이른바 구조적인 문제인데, 연령이 높아지면서 주위의 피드백에 개의치 않게 됨에 따라, 개인적・사회적 손상을 구조적으로 멈출 수 없는 현상을 이릅니다. 다른 이의 의견을 듣지 않으며, 예스맨 군단을 거느리는 등, 본인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신을 위해 아첨하는 것(忖度; 속되게는, 알아서 비비는 것 - 역주) 등 구성원들이나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합니다.옛 고전에서도 이르는 책략처럼 무릇, 자기 주위를 예스맨으로 겹겹이 에워싸지 말 것이며, 이론과 반론, 그리고 다양성을 허용할 일입니다. 반론이나 실패를 꼬투리 잡아 부하를 자르지 않는 등, 본인과 주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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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주의와 본질주의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5. 5. 13. 14:35
일본에서는 ‘본질’보다도 ‘형식’을 더 중시한다. 일본의 뿌리 깊은 악습이다.‘머리가 세 가닥 나는 발모제’를 놓고서 ‘완전한 효과라고는 말 안 했을 뿐 일정한 효과가 있다’는 식으로 하는 게 ‘형식주의’다. ‘실질적으로는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는 게 ‘본질주의’이다. 의학・의료계에서는 물론 본질주의로 가야 마땅하다. 1mmHg밖에 혈압이 내려가지 않는 고혈압약을 ‘일정한 효과가 있다’고 하는 건 궤변자이자 사기꾼이며 한마디로 ‘거짓말쟁이’다. “허 나 참. 거짓말이라고는 안 했잖소? 혈압이 내려가잖아.” 같은 식으로 말하는 작자는 전형적으로 ‘형식주의적인’ 거짓말쟁이인 셈이다.형식주의자는 볼 것도 없이 궤변을 농하는 사기꾼이자 거짓말쟁이지만, 또한 ‘겁쟁이’기도 하다. 갈수록 논점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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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물) 자유의 반역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5. 5. 7. 09:02
민주정치 아래에서는 주권이 시민에게 있지만, 주권이 일단 대중에게 주어지면 처음에는 그 권리를 남용하다가 나중에는 완전히 상실하는 법이다. - 로마제국 쇠망사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극우세력이 선동하는 폭력과 혐오가 넘치는 시대지만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악을 마주하고 너무나도 빨리 뒷걸음질 치면서 포기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일한 돌파구로는 “공포심 앞에 이리저리 놀라서 움직이는 군중에 합류하는 게 아니라 (상황에서) 조금 떨어져 판단하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를 권했다. 악에 적응하지 않는 일상의 실천도 강조했다. (…)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에서 사는 사람들은, 일본국헌법에 의해 보장되는 기본적 인권과 자유를 구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구태여, 인권이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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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물) 엠지 세대는 죄다 응애에요.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5. 4. 6. 17:11
… und seine Augen hatten den Ausdruck der Erwachsenen — den die Kinder nie lieben — ein wenig traurig mit Blitzen von Spott darin. (2015년 이와사키 나쓰미. 「야간비행」 게재) 호리에 다카후미 씨가 만든 ‘755’라는 앱으로 호리에 다카후미 씨와 얘기했다. 오늘은 그 대담 자리에서 떠올렸던 것에 대해 써보겠다. 그 떠올렸던 것이라 함은, ‘어째서 대다수 일본인(특히 청년)들은 문제의 본질을 인식하고 있지 못하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었다. 이 의구심은 내가 진즉에 품고 있었기는 하나, 이번을 계기로 강화된 모양새가 되었다. 호리에 씨를 따라다니는 젊은 세대 팬들이 많은데, 똑부러지게 말해서 그들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