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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꼰’에 관하여・‘영감님’에 관하여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5. 5. 14. 09:36

    노인과 ‘로가이’는 같은 뜻이 아닙니다. ‘로가이’에 이르지 않는 노인도 있거니와, 젊은데도 이미 ‘로가이’화 하는 사람도 적지 않아요.

    ‘로가이’는 이른바 구조적인 문제인데, 연령이 높아지면서 주위의 피드백에 개의치 않게 됨에 따라, 개인적・사회적 손상을 구조적으로 멈출 수 없는 현상을 이릅니다. 다른 이의 의견을 듣지 않으며, 예스맨 군단을 거느리는 등, 본인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신을 위해 아첨하는 것(忖度; 속되게는, 알아서 비비는 것 - 역주) 등 구성원들이나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옛 고전에서도 이르는 책략처럼 무릇, 자기 주위를 예스맨으로 겹겹이 에워싸지 말 것이며, 이론과 반론, 그리고 다양성을 허용할 일입니다. 반론이나 실패를 꼬투리 잡아 부하를 자르지 않는 등, 본인과 주위의 의식개혁, 그리고 시스템의 발본적 개선으로 ‘로가이’화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본업 이외의 ‘따로 공부만을 할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업무 이외의 인간관계가 없습니다, 주말에도 일만 합니다, 이러는 사람은 조만간 큰일납니다.

    일본에 ‘로가이’가 많은 건, ‘로가이’ 시스템으로 너무 잘 굴러가는 조직이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이러면 왕년에는 뛰어났던 사람도 점점 ‘로가이’화하게 돼요. 어떻게 보면 인적자원의 낭비입니다. 안타깝습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이것은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지금 ‘로가이’를 비웃고 있는 젊은 당신, 역시 조만간 똑같은 함정에 빠집니다. 따라서, ‘로가이’가 되어버린 상사를 방치하지 말고, 무시로 고언을 피력합시다. 방치해두면, 당신에게 똑같은 재앙이 되풀이됩니다.


    의사는 3년차 즈음해 주위에서 피드백해주는 기회가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에, 20대 때 이미 ‘로가이’가 진행된 사람도 드물지 않습니다. 자백하건대, 나도 사실 3, 4년차 언저리 때는 심각했습니다. 사단 마귀야 물럿거라. 주위에서 말은 안 해도 어린 꼰대 티가 팍팍 납니다.

    ‘젊꼰’은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는 아주 극진하기에 의국에 있는 선배나 상사에게는 비굴합니다. 대신에 간호사나 의료기사, 환자들에게는 언제 그랬냐는 듯 휙 돌변하지요. 쌍팔년도 군사정권 시절 냄새가 풀풀 나는 바, 나이가 어리거나 여성이라면, 혹은 대학이 자기보다 안 좋으면 우위를 점하려고 안달납니다.

    윗사람한테는 겸허하므로 출세가도가 꽤 순조롭기는 하지만, 이건 숫제 ‘젊꼰’에서 진짜 꼰대가 되는 초고속 아우토반을 달릴 뿐입니다.

     

     

    출처: https://twitter.com/georgebest1969/status/1769528854278971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