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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진리교와 영적 스승 이야기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4. 8. 10:08
옴진리교의 지하철 신경가스 살포 테러가 일어난 지 30년 지났다. 어느 방송국에서 이에 관한 특집을 제작하겠다 하여, 필자가 사는 고베까지 인터뷰하러 찾아왔다. 필자는 사건 몇 달 전, 큰 지진 피해가 닥쳤던지라, 살던 집을 잃고서 체육관에서 머물렀으며, 피해가 막심했던 재직 대학 토목 작업에 날마다 전념한 탓에 티브이는 물론이거니와 신문도 보는 둥 마는 둥 했다. 따라서, 옴진리교 사건 보도를 접했건만 ‘연거푸 난리가 터지는구나. 말세로다’ 하는 정도의 막연한 반응밖에는 없었다. 다만, 옴진리교는 일본인의 종교적 미성숙이 낳은 산물이며, 일본 사회 그 자체를 배지(培地)로 하여 자라난 ‘귀태(鬼胎)’라는 점에는 확신이 있었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텔레비전이나 출판계 미디어에서는 교주 아사하라 쇼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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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스 레터) ‘야키니쿠집’ 아들 오길비 군인용 2025. 4. 7. 19:58
히라카와: 요시모토의 키워드 중 하나로서 ‘대중의 원상(原像)’이라는 것이 있어. 이것에 관해서는 ‘뭐야 그게?’ 하고 딱히 와닿지 않는 사람도 많을 거야. 하지만 말이야 나는 바로 이해가 가거든. ‘안다’는 것은 머리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신체로 공감할 수 있다는 의미야. 요시모토의 아버지는 배 만드는 목수였어. 목수이긴 했지만, 배를 제작하는 회사를 경영했지. 그런데 그 회사가 꽤 번창했어. 사람들도 고용하고 부르주아였지. 단, 한편으로 배 목수, 즉 장인이기도 했단 말이지. 그 장인의 아들이 대학은 도쿄공업대학을 갔어. 그런 요시모토의 체험이라든지 생활 같은 것이 내 자신의 것과 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어. 내 경우는, 아버지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본가의 동네 공장에 일하고 있던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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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왜 그렇게 가증스럽게 변하는 것일까?인용 2025. 4. 7. 19:06
그 젊은이가 "저는 그 모든 것을 다 지켰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무엇을 더 해야 되겠습니까?" 하고 다시 묻자 예수께서는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어라. 그러면 하늘에서 보화를 얻게 될 것이다. 그러니 내가 시키는 대로 하고 나서 나를 따라오너라." 하셨다. 그러나 그 젊은이는 재산이 많았기 때문에 이 말씀을 듣고 풀이 죽어 떠나갔다. - 『마태 복음』 “Metallica의 노래 중 〈The Unforgiven〉에서 이런 가사가 나온다. …What I’ve felt 내가 느꼈던 모든 것들이 What I’ve known 내가 알았던 모든 것들이 never shined through in what I’ve shown 나의 행동 속에서는 전혀 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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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물) 엠지 세대는 죄다 응애에요.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5. 4. 6. 17:11
… und seine Augen hatten den Ausdruck der Erwachsenen — den die Kinder nie lieben — ein wenig traurig mit Blitzen von Spott darin. (2015년 이와사키 나쓰미. 「야간비행」 게재) 호리에 다카후미 씨가 만든 ‘755’라는 앱으로 호리에 다카후미 씨와 얘기했다. 오늘은 그 대담 자리에서 떠올렸던 것에 대해 써보겠다. 그 떠올렸던 것이라 함은, ‘어째서 대다수 일본인(특히 청년)들은 문제의 본질을 인식하고 있지 못하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었다. 이 의구심은 내가 진즉에 품고 있었기는 하나, 이번을 계기로 강화된 모양새가 되었다. 호리에 씨를 따라다니는 젊은 세대 팬들이 많은데, 똑부러지게 말해서 그들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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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무지의 괴로움인용 2025. 4. 6. 10:52
움베르토 에코는 박학다식하고 재기 발랄하면서 통찰력을 갖춘 몇 안 되는 학자의 반열에 든다. (3만 권의 장서를 자랑하는) 큰 서재를 갖고 있는 그는 방문자를 두 부류로 나눈다고 한다. 첫째 부류는 다음과 같이 반응한다. “와, 시뇨레 에코 박사님! 정말 대단한 서재군요. 그런데 이 중에서 몇 권이나 읽으셨나요?” 두 번째 부류는 매우 적은데, 개인 서재란 혼자 우쭐하는 장식물이 아니라 연구를 위한 도구임을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들이다. 맞다. 이미 읽은 책은 아직 읽지 않은 책보다 한참 가치가 떨어지는 법이다. 재력이 있든 없든, 장기 대출 이자율이 오르든 말든, 최근 부동산 시장이 어려워지든 말든, 서재에는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과 관련된 책을 채워야 한다. 나이를 먹으면 지식이 쌓이고 읽은 책도 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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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으로서 살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4. 3. 11:35
도쿄 보험의협회라는 곳에서 기고를 요청해,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일본 의료계에서 특정 세대가 후기 고령자에 이르는 올해를 ‘2025년 문제’로 다룬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1950년에 태어난 필자도 올해 가을에는 75세 생일을 맞이하는바, 공식적으로 후기고령자 대열에 합류한다. 신체 이곳저곳이 아프기 시작하고, 병원에 다니는 빈도도 늘었다. 필자가 발생시키는 소위 ‘급증하는 의료비’는 젊은 일본 국민들에게 문제를 안겨주는 원흉 가운데 하나가 된 셈이다. ‘노인은 집단 자진하라’고 공언하는 사람을 ‘지식인’으로 미디어가 띄워주는 현상을 보자니, 필자 같은 노인은 앞으로 ‘오래 살아서 미안합니다’ 하고 고개를 숙이며 살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건 소위 ‘천수’란 것이라서, 자기결정*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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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결혼이 꼭 행복은 아닌 시대에인용 2025. 4. 2. 20:16
천지현황과 I am a dog 앞으로 고전의 원문을 함께 읽고 해석하는 형식으로 강의가 진행됩니다. 한자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여러분은 대체로 한자나 한문을 공부하지 않은 세대입니다. 그런 점에서는 한글 세대인 나 자신도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나 역시 한문은 전공과도 멀고 소양도 부족합니다. 그러나 고전 강독에서 중요한 것은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고전으로부터 당대 사회의 과제를 재조명하는 것입니다. 사회와 인간에 대한 성찰과 모색이 담론의 중심이 됩니다. 물론 그러한 논의를 위해서는 고전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하고 또 관련된 문헌 연구도 필요하겠지만 이 부분은 최소한으로 한정할 작정입니다. 고전 원문은 그러한 논의를 이끌어내는 마중물의 의미를 넘지 않을 것입니다. 욕심입니다만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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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물) 사회인의 기본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5. 4. 2. 13:52
"어릴 때부터 자유가 얼마나 멋지고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가르치는 것이 교육의 근본입니다. 부디 그런 교육을 해주길 바라는데, 그게 좀처럼 쉽지 않더군요. 그렇지만 잘만 하면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런 선생님들을 좋아해서 자주 대화를 나누는데, 능력 있는 선생님은 아이들을 자유롭게 만들어요. 아이가 스스로 하게 만듭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의외로 제법 잘해나갑니다." (가와이 하야오) "오늘부로 새로이 직장과 학교에 첫걸음을 내딛은 청년들이여! 사회인의 기본이란 '방종, 연애 그리고 투쟁'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며 마음 내키는 대로 저지르십시오. 후회 없을 정도로 맘껏 사랑을 해보세요. 데모와 파업을 일삼으십시오. 이 세 가지야말로 사회인이 완수해야 할 책무입니다! 배짱 두둑이 해 놓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