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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려읽기) 그건 그렇고, 전쟁 중이었는데... 고바야시 선생님의 경우
    인용 2026. 3. 10. 16:45

    일본에, 나아가 전세계에도 수많은 훌륭한 교육자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분들 모두가 각자 이상과 애정과 꿈을 지니고 있을 터인데, 그것을 현실 속에서 실천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는 것은 저도 잘 압니다.

    고바야시 선생님의 경우도 그것은 마찬가지여서, 이 도모에 학원을 세우기 전에 몇 년씩이나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여 본격적으로 학교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 1937년, 그리고 1945년에 학교가 불타버렸으므로 참으로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다니던 때가 선생님께서 가장 열정적으로 자신의 꿈을 꽃피웠던 시기였으리란 생각에 그 점은 행복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전쟁만 없었더라면 더욱 많은 학생들이 선생님의 손을 거쳐 세상으로 나갈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어 아쉽고 서글픈 마음뿐입니다.

    ...

    그건 그렇고, 전쟁 중이었는데 왜 국가나 문부성에서 이렇게 자유롭게 운영되는 학교를 그냥 놔두었는지 의문이 생기는 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아직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고바야시 선생님이 선전을 싫어하는 분이어서 (요샛말로 매스컴을 기피하는 분이었기 때문에)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도 학교의 사진 촬영을 허락하거나 독특한 학교라고 선전하는 일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합니다. 덕분에 전교생 50명도 채 안 되는 이 조그마한 학교가 사람들 눈에 띄지 않고 유지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합니다.

    ...

    전쟁 중이었으므로 도모에 학원 시절의 사진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몇 장 안 되는 사진 중에 졸업식 때 찍은 사진은 압권입니다.

    졸업생들은 대개 강당 앞 중앙 계단께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 찍는다! 사진!"

    하고 졸업생들이 늘어서면, 재학생들도 함께 찍고 싶어해 여기저기서 얼굴을 내미는 통에 누가 진짜 졸업생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니 사진이 나온 후에는 모두 모여서

    "이건 누구네 반 졸업 사진이지?"

    하며 한참을 연구해야 할 지경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럴 때도 고바야시 선생님은 잠자코 계시기만 할 뿐, 결코 제지하지 않으셨습니다. 아마도 졸업식이란 특에 박힌 사진보다 모두가 생기발랄하고 자유롭게 찍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던 게 아닐까요... 지금 와서 생각하니 이 사진만큼 도모에 학원다운 것도 없다 싶습니다.

    ...

    이번에는 도모에 학원의 전철교실에서 저와 함께 여행했던 친구들이 그 후에 어떻게 되었는지 간단히 써보겠습니다.

    운동회 때면 늘 일등을 도맡아 차지했던 다카하시는 초등학교 때의 키 그대로 보란 듯이 입학하였습니다. 그리고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공부하여 현재는 한 전기 회사의 조사 담당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베끼고 있는 컴퓨터를 만든 파나소닉이면 좋을 텐데. - 인용자) 이 업무는 사원들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고통과 아픔을 들어주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따라서 오랜 체험으로 타인의 어려움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아는 다카하시야말로 잘 해나갈 수 있겠죠. 그리고 여전히 밝고 매력적인 그의 성격도 큰 힘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