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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물) Mon corps, mon choix, mon avis인용 2024. 11. 11. 14:50
미래의 제국은 마음의 제국이다. - 윈스턴 처칠 삼촌이 보낸 사춘기라는 호기심 많은 시절의 한 편린이 고스란히 폐기돼 있는 그 벽장 속에는 이른바 고전으로 분류할 수 있는 책보다는 무협지나 통속소설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 많은 무협지와 통속소설에 꽤 재미를 붙였으며 삼촌의 의협심과 감수성도 바로 그 책들에서 비롯되었을 거라고 짐작하게 되었다. 독서가 취미라고 말은 해도 이모에게는 책이 그다지 없었다. 여고 시절 하얀 책상보로 덮여 있던 앉은뱅이 책상의 책꽂이에 『부활』과 『좁은 문』 『적과 흑』 등이 꽂혀 있긴 했지만 책 임자가 그 책을 얼마나 열심히 봤나 알아보기 위해 꼭 책의 밑바닥을 뒤집어서 책두께의 더럽혀진 선이 어디까지인가를 확인하는 버릇이 있는 나는 그 책들의 책장이 결코 20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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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AI, 도시, 서울인용 2024. 11. 9. 15:22
《농업 노동자에 대해서 가장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마르크스는 도시 노동자에 이어 철도 부설, 광산 노동자 등 이동 노동자, 구빈원에 매달리는 자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긴 쪽수를 할애하여 농업 노동자들의 생활에 대한 보고를 인용하였습니다. 그것은 “자본제 생산 및 축적의 적대적 성격이 가장 잔인한 형태로 실증된 것은 영국 농업(목축 포함)의 진보와 영국 농업 노동자의 퇴보에서”이기 때문입니다. 영국 농촌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대토지를 소유한 지주는 자신의 토지에 대해서는 인구 삭감에 유의합니다. 구빈세를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농사를 짓기 위한 일손은 필요합니다. 그래서 농업 노동자들은 인접한 ‘개방 촌락’으로 내몰리고, 그곳에서 ‘출퇴근’해야 합니다. 인접이라고는 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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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얼마면 돼?인용 2024. 11. 5. 13:31
축재의 충동은 어디에서 오는가? 이렇게 보면 화폐의 축적이라는 행동 양식은 이 선택권 다발을 끌어모으는 것을 의미한다. 화폐가 선택권의 다발인 이상 그 축적은 ‘선택의 자유’를 확대한다. 화폐가 가진 선택권은 사람들이 그 화폐에 대해 주는 것이므로 화폐를 많이 소유하면 사람들의 갈망과 호의를 소유하게 된다. 이렇게 화폐를 소유하는 것으로, 자아를 더 보강하고 허영을 채우는 천박한 행위를 ‘선택의 자유’를 확보한다는 훌륭한 행위로 바꿔치기하는, 자기기만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이 행동 양식은 수험생과 똑같은 결점을 가진다. 자아를 상실하고 자신이 무엇을 갖고 싶어 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선택의 자유를 확대하더라도 아무 의미가 없다. 아니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돈을 모으면 모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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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낙조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10. 31. 20:47
열흘 정도 입원했다. 병실에 티브이가 있었는데, 티브이를 보는 습관이 없어서 한 번도 켜지 않았다. 신문은 밤낮으로 병실에 반입되었다. 시간 여유가 있어서 구석구석 읽었다. 그리고 장탄식했다. 정말 아무런 내용도 없구나. 일본을 대표하는 종합 일간지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 꼭지도 다시금 읽어보고 싶은 기사는 없었다. 분명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전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사건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서는 하나도 쓰여있지 않았다. 음, 어제오늘 사이에 일어난 변화에 대해서는 조금 쓰여 있다. ‘어제와 오늘 사이에 언동이 변했다’든가 ‘지난주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전개가 펼쳐졌다’ 정도 내용이 쓰여 있었다. 하지만 1년 전, 혹은 10년 전, 혹은 100년전 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적 문맥 속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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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스 레터) 어차피 A..인용 2024. 10. 31. 14:51
結婚しなくても幸せになれるこの時代に、私は、あなたと結婚したいのです。 보이지 않는 유령이 되어라 대통령 스피치라이터의 조건은 무엇일까? 거두절미하고 얘기하면, 고스트라이터(Ghost Writer)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인수위원회를 거쳐 참여정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노무현 대통령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이건 내 연설문이 아니야.”너무나 치명적인 지적이었다. 스피치라이터에게는 ‘나’가 없다. 자기를 버려야 한다. 언젠가 어느 고위 공무원이 ‘공무원에겐 영혼이 없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스피치라이터야말로 자기 영혼이 있어선 안 된다. 대신, 연설하는 사람에 빠져 살아야 한다. 그 사람에게 빙의되어야 한다. 그 사람의 아바타가 되어야 한다. 연설 현장에 가면 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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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싹, 키보오노 마치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10. 30. 13:49
『주간금요일』 독자분이라면 기타큐슈에서 노숙인 및 빈곤가정을 지원하는 ‘호보쿠’라는 단체와 그 대표인 오쿠다 도모시 목사라는 이름이 익숙하실 줄로 안다. 호보쿠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키보오노 마치’라는 프로젝트가 있다. 기타큐슈시는 전날 쿠도파라는 조직폭력배가 접수했던 우범지대였다. ‘공포의 거리’였던 것이다. 쿠도파는 해산당했는데, 그 본거지가 해체되면서 그 자리는 유휴지로 남았다. 그 땅을 호보쿠 측이 사들여서, 지원이 필요한 많은 사람들에게 활짝 열린 ‘키보오노 마치’를 만들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오쿠다 목사가 시작하였다. 토지 매입 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독지가들에게 기부를 요청했다. 금세 토지 매입에 필요한 차입금을 전액 상환할 수 있을 정도의 기부금이 모였다. 호보쿠 자체 재원 5억 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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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선과 곱셈기계 관리술인용 2024. 10. 30. 00:52
그리고 저 문을 열면 바로 세라의 연구실이 나온다. 세라! 이제 모든 것이 기억에서 되살아난다! 세라가 복도에서 들어와 자기 연구실로 가기 위해 지금 내가 있는 쪽을 지나가면서, 그러니까 물뿌리개를 들고 잰걸음으로 두 문 사이를 지나가면서 이렇게 말했다. “선생께서 학생들한테 ‘질(質)’을 교육했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에요.” 이것이 은퇴하기 전 마지막 한 해를 보내고 있던 여교수가 자기 방에 있는 식물에 막 물을 주러 가면서 점잔 뺀 단조로운 어조로 그에게 던진 말이었다. 그때가 바로 모든 것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그때가 바로 결정체 형성을 위한 씨눈, 바로 그 씨눈에 해당하는 순간이었다. 결정체 형성을 위한 씨눈이라. 선명한 기억의 한 단편이 이제 되살아난다. 실험실에 대한 기억이다. 유기 화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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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물) 슈퍼 선거의 해 리와인드인용 2024. 10. 28. 17:52
@nntaleb I woke up with a disturbing thought: with Kamala there is a near-certainty of more wars coupled with a lot of bullshit about “peace” initiatives. With Trump(rather, Trump-Vance) there is possibility of peace coupled with loud saber rattling. In politics, you don’t vote for a candidate that you “like”. Politicians are, by design, not likeable: propagandists & partisans not judges, nev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