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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내전 (1)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11. 22. 16:43
미국에서 조만간 내전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미합중국이라는 나라의 특이한 성립 과정을 모르면 그 의미를 잘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미합중국은 ‘자율적으로 건국한 사람들이 자국을 일개 주(State)로서 연방에 가입시킴으로써 탄생한 나라’이다. 이런 방식으로 세워진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하지만 이러한 합중국이라는 아이디어의 숨은 함정은 ‘가맹’은 가능하나 ‘탈맹’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1869년에 연방 대법원은 ‘주가 탈맹을 주체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이 법리에는 논리성이 없다. 자신의 의지로 가맹한 주이므로, 주의회 결의와 주민투표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탈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순리일 것이다. 그래, ‘그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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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물)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인용 2024. 11. 21. 23:51
‘당신이 단 한 번도 나를 억압한 적이 없다는 것, 나에 대해 한 번도 우위에 서려 한 적이 없었다는 것은 말해두지 않으면 안 돼요’라는 보부아르가 자신을 평가한 말에 대해 사르트르는 자랑스럽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자신을 당신보다도 뛰어난 인간이라고도, 당신보다도 더 지성적이라고도, 당신보다 행동적이었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우리는 같은 수준에 있었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대등한 존재였어요. (……) 우리 사이의 대등성은 두 인간 사이의 사실상의 대등성이 아니라, 양성 간의 근원적인 대등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해요. 실제로 여기에 존재하는 두 사람 사이에 성차별 구조가 선구적으로 해체된 이상, 그것이 사회 전체로 보급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무엇보다도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는 그렇게 믿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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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트럼피스트 라이징인용 2024. 11. 14. 18:01
無恒産而有恒心者 惟士爲能 - 맹자 양혜왕 상 설사 이 의심이 완전히 사실무근으로 밝혀지더라도 한 가지 문제는 피할 수 없다. 그런 노동 구도가 증오와 원망으로 뒤덮인 정치 지형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직장도 없이 살아가려고 분투하는 사람들은 직업이 있는 사람들을 원망한다. 반면 고용된 사람들은 빈곤하고 일자리 없는 사람들을 원망하도록 부추김을 당한다. 그런 사람들이 얻어먹기만 하고 공짜를 바란다는 말을 끊임없이 들어 왔기 때문이다. 불쉿 직업의 덫에 걸린 사람들은 진짜 생산적이거나 이로운 일을 하는 사람들을 원망한다. 낮은 보수를 받거나 굴욕당하거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면서 진짜 생산적이거나 이로운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눈에 뭔가 유용하고 고상하고 화려한 일을 하면서도 잘살 수 있는 극소수 직업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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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물) Mon corps, mon choix, mon avis인용 2024. 11. 11. 14:50
미래의 제국은 마음의 제국이다. - 윈스턴 처칠 삼촌이 보낸 사춘기라는 호기심 많은 시절의 한 편린이 고스란히 폐기돼 있는 그 벽장 속에는 이른바 고전으로 분류할 수 있는 책보다는 무협지나 통속소설이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 많은 무협지와 통속소설에 꽤 재미를 붙였으며 삼촌의 의협심과 감수성도 바로 그 책들에서 비롯되었을 거라고 짐작하게 되었다. 독서가 취미라고 말은 해도 이모에게는 책이 그다지 없었다. 여고 시절 하얀 책상보로 덮여 있던 앉은뱅이 책상의 책꽂이에 『부활』과 『좁은 문』 『적과 흑』 등이 꽂혀 있긴 했지만 책 임자가 그 책을 얼마나 열심히 봤나 알아보기 위해 꼭 책의 밑바닥을 뒤집어서 책두께의 더럽혀진 선이 어디까지인가를 확인하는 버릇이 있는 나는 그 책들의 책장이 결코 20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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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AI, 도시, 서울인용 2024. 11. 9. 15:22
《농업 노동자에 대해서 가장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마르크스는 도시 노동자에 이어 철도 부설, 광산 노동자 등 이동 노동자, 구빈원에 매달리는 자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긴 쪽수를 할애하여 농업 노동자들의 생활에 대한 보고를 인용하였습니다. 그것은 “자본제 생산 및 축적의 적대적 성격이 가장 잔인한 형태로 실증된 것은 영국 농업(목축 포함)의 진보와 영국 농업 노동자의 퇴보에서”이기 때문입니다. 영국 농촌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대토지를 소유한 지주는 자신의 토지에 대해서는 인구 삭감에 유의합니다. 구빈세를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농사를 짓기 위한 일손은 필요합니다. 그래서 농업 노동자들은 인접한 ‘개방 촌락’으로 내몰리고, 그곳에서 ‘출퇴근’해야 합니다. 인접이라고는 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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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얼마면 돼?인용 2024. 11. 5. 13:31
축재의 충동은 어디에서 오는가? 이렇게 보면 화폐의 축적이라는 행동 양식은 이 선택권 다발을 끌어모으는 것을 의미한다. 화폐가 선택권의 다발인 이상 그 축적은 ‘선택의 자유’를 확대한다. 화폐가 가진 선택권은 사람들이 그 화폐에 대해 주는 것이므로 화폐를 많이 소유하면 사람들의 갈망과 호의를 소유하게 된다. 이렇게 화폐를 소유하는 것으로, 자아를 더 보강하고 허영을 채우는 천박한 행위를 ‘선택의 자유’를 확보한다는 훌륭한 행위로 바꿔치기하는, 자기기만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이 행동 양식은 수험생과 똑같은 결점을 가진다. 자아를 상실하고 자신이 무엇을 갖고 싶어 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선택의 자유를 확대하더라도 아무 의미가 없다. 아니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돈을 모으면 모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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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낙조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10. 31. 20:47
열흘 정도 입원했다. 병실에 티브이가 있었는데, 티브이를 보는 습관이 없어서 한 번도 켜지 않았다. 신문은 밤낮으로 병실에 반입되었다. 시간 여유가 있어서 구석구석 읽었다. 그리고 장탄식했다. 정말 아무런 내용도 없구나. 일본을 대표하는 종합 일간지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 꼭지도 다시금 읽어보고 싶은 기사는 없었다. 분명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전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사건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서는 하나도 쓰여있지 않았다. 음, 어제오늘 사이에 일어난 변화에 대해서는 조금 쓰여 있다. ‘어제와 오늘 사이에 언동이 변했다’든가 ‘지난주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전개가 펼쳐졌다’ 정도 내용이 쓰여 있었다. 하지만 1년 전, 혹은 10년 전, 혹은 100년전 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적 문맥 속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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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스 레터) 어차피 A..인용 2024. 10. 31. 14:51
結婚しなくても幸せになれるこの時代に、私は、あなたと結婚したいのです。 보이지 않는 유령이 되어라 대통령 스피치라이터의 조건은 무엇일까? 거두절미하고 얘기하면, 고스트라이터(Ghost Writer)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인수위원회를 거쳐 참여정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노무현 대통령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이건 내 연설문이 아니야.”너무나 치명적인 지적이었다. 스피치라이터에게는 ‘나’가 없다. 자기를 버려야 한다. 언젠가 어느 고위 공무원이 ‘공무원에겐 영혼이 없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스피치라이터야말로 자기 영혼이 있어선 안 된다. 대신, 연설하는 사람에 빠져 살아야 한다. 그 사람에게 빙의되어야 한다. 그 사람의 아바타가 되어야 한다. 연설 현장에 가면 그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