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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려읽기) 동아시아의 앞날: 《전쟁과 평화》
    인용 2024. 12. 26. 12:08

    출전: 『되살아나는 자본론』 “한국어판을 위한 후기” (우치다 다쓰루)

     

     

    (…) , 또 하나 여기서 여러분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2023년 여름,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생생한 ‘전쟁과 평화’를 둘러싼 문제입니다.

     

    일본의 정치는 작년(2023824)에도 어업인의 반대나 시민 대부분이 설명 부족이라고 반대하는 것을 무릅쓰고, 후쿠시마 제1원전의 보존 탱크로부터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시작했습니다. 그 밖에도 일본 정치는 민의를 반영하지 않은 ‘소수자 지배’의 색깔을 다양한 측면에서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중대한 것은 일본은 어느 나라에 공격당했을 때만 군대를 사용하겠다고 해 온 안보의 근본을, 미국과의 대중국 공동전쟁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이 경우에는 선제공격도 불사한다는 것으로 180도 전환했다는 것입니다.

     

    이 전환에 따라 정부는 군비를 나토(NATO) 기준 수준의 GDP 대비 2%로 인상하는 것을 목표로 2023년도부터 실제로 인상을 시작하였습니다. 늘어나는 군비의 주요 용도는 일본에서 중국에 직접 도달하는 장거리 미사일의 개발과 미국으로부터의 구입입니다. 미사일 발사기지의 신설이나 그것을 보관하는 새로운 탄약고의 건설도 이미 각지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제가 강하게 우려하는 것은 작년 818, 일본과 한국과 미국의 3개국 정상회담이 열려, 중국 포위를 염두에 둔 군사적 연계 강화가 확인됐다는 점입니다.

     

    ‘캠프 데이비드 정신’이라는 이름이 붙은 3개국 공동성명은 “인도-태평양 그 너머에 걸쳐” “한미동맹과 미일동맹 간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고, 3국 안보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이는 한일 간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보다,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상대가 핵무기를 430발이나 가진 중국이라면 일은 매우 중대합니다.

     

    저는 ‘일본평화위원회’라는 단체의 임원으로서, ‘전쟁 준비’를 추진하는 일본의 정치를 ‘평화 준비’를 추진하는 정치로 전환해 나가려는 노력을 약 15천 명의 동료(회원)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20222월에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계기로, 일본에서도 “우크라이나는 약하기 때문에 공격당했다.” “군사력을 더 강하게 만들자”라는 마초적인 군사력 신봉론이 거세졌습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과의 ‘핵무기 공유’라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조금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세계 최대의 군사 동맹 나토는 러시아에 의한 전쟁을 막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전쟁 종식에 대한 전망을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군사력만으로는 평화를 지킬 수 없다는 것이 지금 눈앞에서 전개되고 있는 사실이 아닐까요.

     

    한편 유럽과 달리 같은 아시아 국가끼리의 군사 동맹이 없는 동아시아에서는 (…) 1988, 중국과 베트남의 충돌을 끝으로 정규군 간 충돌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유럽에서는 10차례 이상 군사 충돌이 일어났기 때문에, 전쟁을 막는 데 나토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점점 더 분명해졌습니다. 게다가 동아시아에는 ‘군사력의 균형이나 공갈에 의한 평화’가 아니라 ‘대화와 교류를 통한 상호 신뢰에 의한 평화’를 목표로 하는 큰 흐름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 중심은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의한 ‘공동 평화’의 확대입니다.

     

    일본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일입니다만, 베트남전쟁 종결 다음 해인 1976년에 아세안은 동남아시아우호협력조약(TAC)을 맺어ー분쟁은 대화로 해결한다, 전쟁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는 바람을 바탕으로 한 조약입니다ー 그것을 아세안 이외의 나라에도 넓히려는 노력을 거듭해 왔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에는 일본,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인도 등 동아시아 안정에 큰 영향력을 가진 강대국들도 이에 가입했고, 심지어 북한도 가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가입한 각국은 아세안 국가와는 절대로 전쟁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이 도달을 토대로 하여 지금 아세안은, 아세안 여러 나라와의 부전(不戰)의 약속만이 아니라, (동남아 역외를 포함해 - 인용자) 가맹한 각국이 서로 전쟁하지 않는 것을 약속하는, 동아시아 전체 규모로의 TAC 성립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서로의 신뢰와 협력을 깊게 하는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AOIP)을 제창하고 있습니다. 이는 해양 협력, 각종 테마 공동・제휴 강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추진, 경제 협력 등을 아시아・태평양・인도양 지역에서 공동으로 추진하려는 것입니다.

     

    이 제안은 탁상공론에서만 이루어지는 꿈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실제로 미국도, 유럽연합(EU), 일본도, 중국도 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사실 지난 한미일 정상회의의 공동성명도 중국을 포위하는 군사적 연계를 강화하는 한편, 이 아세안의 주도권을 높이 평가하지 않고는 있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아세안이 주도하는 지역 구조에 대한 지지를 전면적으로 재확인한다.”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의 탄탄한 이행 및 주류화를 지원하기 위해 아세안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중국을 포위하기 위해서는 아세안과의 제휴가 필수적입니다만, 그러나 제휴를 실현하려고 하면 ‘공동 평화’를 넓히려는 아세안의 노력과 실적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동성명에는 그러한 모순도 내포되어 있습니다.

     

    지금의 동아시아에서는 ‘군사력에 의한 평화’냐 ‘대화와 상호 신뢰에 의한 평화’냐는 두 가지 큰 흐름이 대립하면서 공존하고 있습니다. 저는 ‘군사력에 의한 평화’라는 길은 실제로는 각국의 군사적 긴장과 우발적인 전쟁의 가능성을 높일 뿐, 나토의 예에도 있듯이 진정한 평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확전을 통한 ‘전쟁 준비’가 아니라 대화와 교류를 통한 ‘평화 준비’야말로 일본과 한국 모두가 강화해야 할 흐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그런데 북한이 3개국의 군사적 연대에 반발해서 해군에 전술 핵병기를 배치하게 되었습니다(작년 829). 사태는 역시 긴장과 위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청년이여, 마르크스를 읽자’의 4권 『되살아나는 자본론』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어디선가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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