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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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대하는 학교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1. 25. 19:17
2023년도 기준 일본에서 등교거부 상태로 판정 난 학생은 36만 6천 명에 이릅니다. 전년도에 비해 5만 명을 훌쩍 뛰어넘은 바, 과거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매년 거의 5만 명 추세로 등교거부 사례가 불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이상 사태’라고 할 만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도, 과거에 등교 거부를 경험한 사람이 분명 있을 겁니다. 나도 초등학교 5학년 때 ‘따돌림’으로 인해 등교거부 상태가 되었으며, 전학도 갔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도 등교 거부였고(입시 공부가 싫어서), 그길로 고등학교를 중퇴해 버렸습니다. 대학 4학년 때 역시 정말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았던 시기가 꽤 길었습니다. 그런 인간이니만큼, ‘학교에 안 가고 싶다’ 하는 기분은 잘 압니다. 뭐라고 할까 학교한테 ‘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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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에 다시 한번 힘을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1. 25. 14:46
효고현 지사 선거에 관해 쓰려고 했다. 그러나 매일같이 새로운 사건이 잇따르는 통에, 이 기사가 나갈 무렵에는 사태가 어찌 되어 있을지 예측이 어렵다. 좌우지간 ‘특이한 선거’였다는 점은 확실하다. 전직 지사의 재선이 확정된 직후, ‘올드미디어가 뉴미디어에 패배했다’는 식의 논평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올드미디어가 지사 선거를 둘러싼 특이점을 보도하지 ‘않아서’ SNS를 중심으로 전직 지사가 지지세를 얻고 여론이 뒤집혔으므로, 오히려 ‘올드미디어의 여론 형성력은 무시 못 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금번 현지사 선거에서는 공직선거법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자기 이익을 얻은 ‘해커’가 기세를 떨쳤다. 해킹하는 행위를 스마트하며 영리하다고 평가하는 사람이 있다. 이 인물을 ‘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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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 드라마로 보는 선망 직업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1. 24. 00:03
며칠 전 방송국 사람과 ‘올드 미디어가 힘을 잃고 있다’는 주제로 대화하는 와중에 생각해 보니, 신문기자나 방송국 PD를 주인공으로 한 티비 드라마가 없다는 이야기로 흘렀다. 요즘 티비 드라마의 주인공은 어떤 직업인인가 조사해 보았더니 1위 경찰관, 2위 회사원, 3위 의료인, 4위 교사, 5위 탐정, 6위 변호사, 7위 편집자, 8위 작가, 9위 요리인, 10위 은행원이라고 한다. 과연. 미디어 관계자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7위에 편집자가 들어가 있지만, 신문기자라든지 티비 관계자가 순위에 하나도 들어있지 않다. 필자가 어렸을 무렵, NHK가 『사건 기자』라는 드라마를 58년부터 66년까지 방영했었다. 필자도 매주 화면을 잡아먹을 듯이 시청했다. 따라서, 당시 아이들의 ‘되고 싶은 직업’ 제1위는 압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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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거 선언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1. 22. 18:38
이 원고가 게재될 무렵에는 췌장암 절제 수술을 받은 뒤 침상에 있을 예정이다. 다행히 조기발견하였으므로, 아주 심각한 일이 되기 전에 마무리 짓고, 연말 퇴원하여 올봄에는 전면적으로 사회 복귀할 예정이다(희망적 관측). 여느 해 같았으면 열심히 연하장을 돌릴 시기에 입원했으므로, 금년에만 연하장 인사는 결례를 범하게 되었다. 도장 대청소를 비롯해 이런저런 행사도 ‘회복기 확보’를 구실 삼아 빠지기로 하겠다. 더 이상 선두에 서서 뛰어다닐 나이도 아니라는 얘기다. 병을 얻은 것을 핑계로 본격적인 ‘은거’에 들어가기로 한다. 물론, 이제까지 환갑이나 고희를 맞을 때마다 ‘이제부터 은거하겠다’고 선언했음에도,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하라고 그런다. ‘그날 비어 있으신가요?’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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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農을 말한다 (중편)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1. 20. 20:29
‘대미 자립’이라는 기개의 상실 우치다 ‘대미 종속을 통한 대미 자립’이라는 사술적인 국가 전략이 60년대 까지의 자민당 정치에는 있었다고 봅니다. 미국으로부터의 국가 주권의 회복, 북방영토와 남방영토(오키나와) 탈환이 우리나라의 최우선 목표라는 점에, 60년대까지는 좌우 불문하고 국민적 합의가 있었어요.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아무도 ‘대미 자립’ 얘기를 꺼내지 않게 되었습니다. 후지이 그런 얘기를 하면 얼간이 취급 받게 될 정도니까요. 특히 정부 여당 관계자들 사이에서 그랬다가는 ‘후지이 씨가 뭘 몰라서 그래. 중국이나 북한의 위협에 대항하려면 미국과 잘 지내야 하지 않겠어?’라는 면박을 듣습니다. 그러니까 중국이나 북한에 군사적으로 대항하기 위해서는 ‘노예’가 되라는 거고, 그런 말이 싫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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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 데이비드 린치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1. 17. 16:07
데이비드 린치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 무척이나 좋아하던 영화제작자였다. 그래서 내가 데이비드 린치 감독 필모그래피 중 가장 좋아하는 두 작품에 대해 써놓았던 것을 채록한다. 아마 20년 전쯤에 아시야 역 앞으로 이사 가서 살았던 무렵의 글이다.(아시야 시내 ‘라포르테’ 근처에 사셨던 이때가 또 마침 『망설임의 윤리학』, 『여자는 무엇을~』 등 길이 남을 명저를 잇달아 집필하셨던 시절이었답니다. 여기나 이곳 역시 AI 번역을 통해서라도 부디 💁 읽어보시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옮긴이) 『로스트 하이웨이』 (Lost Highway by David Lynch: Bill Pullman, Patricia Arquette, Balthazar Getty, Robert Blake, Natasha Greg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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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農을 말한다 (전편)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1. 16. 12:57
식료의 자급자족은 국가의 근간이다 후지이 사토시 이번 시간에는,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이자 무도가이시기도 하신 우치다 다쓰루 선생께서 왕림해 주셨습니다. 우치다 선생은 문학이나 사상, 사회과학 등 다양한 측면에 비추어 시세적(時勢的)인 문제를 논하고 계시는 바, 이전에도 ‘농업을 말한다’ 논단에 등단해 주시어 쓰쓰미 미카 씨와 식(食) 그리고 농의 문제에 대해 대담하신 적도 있지요. 그런 전례도 있고 해서, 이번에 모시게 된 참입니다. 부디 잘 부탁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조금 서두르는 감이 있습니다만, 우치다 선생님은 ‘농農’의 현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요? 우치다 제가 받는 강연 의뢰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교육 관련이고, 그 다음으로 많은 것이 의료와 농업입니다. 농협 관계자 분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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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설과 민주정의 성숙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1. 14. 15:10
하루하루 정치적 사건이 줄 잇는 현실 속에서 칼럼을 쓴다는 건 여간한 일이 아니다. 그래도 이는 어떤 의미에서는 ‘전화위복’일 것이다. 그만큼 정치적 상황이 유동화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공인으로서의 자질 문제로 실직한 바 있는 효고현 지사가, 어떻게 SNS에서 압도적인 지지세를 얻어 재당선되었는지 의문이었는데, 일련의 SNS 전략을 수주한 홍보업체 대표가 그 내막을 공개해 버리는 바람에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이 제기되는 등의 전개가 펼쳐지고 있다. ‘정치에 수반되는 고름’이 이렇게 터져 나온 덕분에 ‘옳다거니, 선거 제도가 이런 식으로 썩어 가는 것이로군’ 하는 점이 가시화되었다. 이 또한 ‘다행인 일’로 꼽아도 좋을 것이다. 지난여름 도쿄도지사 때나 이번 고베현 선거에서도 보듯이, 어떤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