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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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보다 몸에 먼저 스며드는 언어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et cætera 2024. 2. 22. 17:30
이 책을 읽자니 문득 행간 행간마다 돌아가신 스즈키 구니오 씨의 육성이 들려오는 바람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스즈키 씨와 대화를 나눴고 책도 두 권 냈다. 필자가 관장 노릇을 하는 가이후칸 도장에 오셔서 아이키도 수련도 같이했었다. 스즈키 씨는 강도관 유도 삼단이다. 무도에 대한 존중심과 함께 그 넘쳐나는 호기심이 인상적이었다. 스즈키 씨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삿포로시계탑 강당까지 갔다 왔다. 서로 술잔을 기울인 적 또한 하도 많다. 스즈키 씨의 사상을 논한 사람은 많아도, 스즈키 씨의 문장에 대해 말한 사람은 많지 않다. 스즈키 씨는 독특한 '문체'를 갖고 있다. '스타일'이라고 해도 좋고, '보이스'라고 해도 좋다. 이는 신체 실감이 뒷받침되고 있음이 확실한 말 이외에는 달리 말하지 않겠다는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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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섭 선생이 하신 질문에 답하는 시리즈: '종교의 본령'이란 무엇인가?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2. 19. 16:56
세 번째 질문입니다. 작년 간행된 에서 샤쿠 뎃슈 선생이 서문에서 쓰신 구절 하나가 계속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샤쿠 선생은 다음과 같이 쓰셨습니다. "우치다 선생과 종교 이야기를 하고 있자면, 아주 조금은 종교의 본령에 가까워져 가는 듯하다." 우치다 선생께서 생각하시는 '종교의 본령'이란 무엇인지 여쭙고자 합니다. 이거 난처하게 되었군요. '종교의 본령'이라는 말은 샤쿠 선생이 하신 말씀이지요? 샤쿠 선생이 어떤 사고방식을 거쳐 '이런 말'을 꺼내게 되셨는지, 샤쿠 선생을 대신해 우치다가 과연 대답드려도 온당할까요? 여하튼 질문을 받았으니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이해하고 있는 종교적 지성이란 '초월' '타자' '외부'와 같이, 말하자면 자신이 갖고 있는 지적인 프레임워크로는 포섭할 수 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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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선생이 하신 질문 ‘원리주의에 대해’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2. 16. 15:41
그러면 이제 두 번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마르크스주의 혹은 페미니즘 맹신과, 우치다 선생님의 레비나스 신봉 사이에는 근본적 차이가 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그게, 저는 왠지 알 것 같습니다만, 우치다 선생님은 레비나스에의 ‘귀의’, 그리고 그 비판자에 대한 ‘필주(筆誅; 남의 죄악이나 과실 따위를 글로 써서 꾸짖는 것. - 옮긴이)’라는 어휘를 쓰신 바 있습니다. 한국 독자에게는 이와 같은 행보가 자칫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이번 기회에 석명해 주신다면 참 좋을 듯합니다. 두 번째 질문에 대답드리겠습니다. 박 선생께서 이미 ‘왠지 알 것 같다’고 쓰셨는데, 그 말씀대로입니다. 제 대답은 항상 같습니다. 제가 어떤 마르크스주의자나 어떤 페미니스트에게 이의를 진언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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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판 『커먼의 재생』 서문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2. 7. 18:12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치다 다쓰루입니다. 『커먼의 재생』 문춘문고판을 집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단행본은 2021년에 나왔습니다. 월간지 『지큐 일본어판』에 2016년 7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일종의 ‘인생 상담’*조로 쓴 글을 모은 책입니다. 그런 만큼 맨 처음 꼭지는 지금으로부터 약 8년 전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도쿄올림픽**이나 코로나도 아직 일어나지 않았을 무렵의 이야기입니다. ‘그런 옛날얘기 지금 와서 읽어봤자 과연 재미가 있으렵니까?’라는 의문이 당연히 솟아오를 겁니다. 용솟음치는 게 당연합니다. 근데 한번 읽어보시면 재미난답니다. 어째서 시사성 하나 없는 글인데도 여태까지 읽을만한 걸까요? 여기에 관한 사적인 의견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ー (* The Professor Speaks라는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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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에 대해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2. 6. 18:33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종교’와 ‘종교성’ 등에 관한 질문입니다. 지금까지 우치다 다쓰루 선생님과 샤쿠 뎃슈 선생님이 함께 쓰신 ‘영성’, ‘종교’, ‘종교성’에 대한 저작을 전부 다 읽어본 것 같습니다. 『성지순례 시리즈(聖地巡礼シリーズ)』를 필두로 『일본 영성론(日本霊性論)』, 『현대 영성론(現代霊性論)』이나 『정토진종, 입문은 했지만(はじめたばかりの浄土真宗)』, 『이제 와서 절밥을 얻어드실라고?(いきなりはじめる仏教入門)』부터 『미스터리 그 자체! 일본의 종교(日本宗教のクセ)』까지 모든 내용이 흥미로웠고 얻어가는 것도 많았습니다. 쓰신 책들을 통독하고 나서, 지금 생각해 보면,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이런 느낌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정말로 지성적이기에 합당하려면 인간은,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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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다 타츠루는 대체 누구 지지자냐?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1. 31. 23:58
우치다 선생님은 한국에서 ‘리버럴 지식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언론에서 우치다 선생님을 ‘리버럴 지식인’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의 십 년 이상 선생님이 쓰신 거의 모든 저작을 홀린 듯이 읽었을 뿐만 아니라, 신문 잡지 인터넷 언론 등의 매체에 기고하셨던 문장을 읽고, 또한 선생님께서 출연하신 라디오 방송 등을 듣고 있는 자 된 처지에서, 우치다 선생님을 ‘리버럴 지식인’으로 간단히 못 박는 건 좀 잘못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를테면 선생님의 ‘교육론’ 등에서 “학교 교육은 타성이 강한 제도이며, 사회 변화에 즉각 대응해서는 안 된다.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이야말로 교육의 사회적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라는 식의 구절을 곧잘 마주치게 됩니다. 이러한 선생님의 ‘교육’에 관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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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머리에 생각하는 것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1. 30. 13:16
노토반도 지진과 하네다 비행기 사고로 일본은 2024년의 막을 열었다. 앞으로 일 년 동안 일어날 격동의 예감, 불길함을 느꼈던 사람이 적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올해에는 미국 대선이 있다. 트럼프가 또다시 백악관에 입성한다면, 미국의 분단과 조락(凋落)에는 더 이상 제동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귀추도 오리무중이다. 푸틴과 젤렌스키 모두 정전하겠다고 스스로는 말을 꺼낼 수 없다. 가자지구에서의 학살이 언제 멈출지도 알 수 없다. 가령 정전 협상이 이루어진다고 치자. 팔레스타인의 전후 체제를 누가 어떻게 조정할 수 있을까? 중동의 플레이어들은 아무도 시나리오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두 번 다시 중동에 깊이 관여하고 싶지 않아 하고, 중국도 관망 중이며, 러시아는 지금 중동에 신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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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바街場」라는 개념에 관해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1. 30. 11:23
한국에서 필자가 낼 다음 책은 ‘Q&A책’이다. 이런저런 질문을 받아서, 필자가 대답하는 것이다. 이미 25개 정도의 질문에 답했으므로 슬슬 책이 만들어진다. 다음은 새해 첫날에 도착한 박동섭 선생의 질문에 대한 필자의 대답이다. ー우치다 선생님의 책 가운데 「마치바街場의 현대사상」 「마치바街場의 독서론」 「마치바街場의 공동체론」 「마치바街場의 교육론」은 이미 한국어판이 나와있습니다. 이 한국어판 「마치바街場 시리즈」 가운데 「마치바街場의 교육론」과 「마치바街場의 독서론」은 제가 옮긴 책입니다. 따라서 한국 출판계와 언론에서는 우치다 선생님을 ‘거리의 사상가’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말하는 한국어의 ‘거리’란, “골목, 길, 가로, 스트리트”를 의미하는 고유어입니다. 하지만 저는 「우치다 타츠루론 제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