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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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물) 한국 국민에게 말한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5. 2. 24. 14:25
어제 가이후칸에 오신 한국 손님들과 있었던 질문 시간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취임으로 세상은 어떻게 바뀔까요?” 하는 주제가 나왔습니다. 같은 동아시아인끼리 피부에 와닿을 여러 사안 가운데 하나는, 트럼프가 양국에 핵무장을 다그치는 것이 있겠고, 나머지 또 다른 하나는 한미 상호방위 조약, 내지는 미일 안보조약을 파기하라고 압박할지도 모른다, 이 두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트럼프가 하는 짓들은 그가 잘하는 ‘딜’ 같은 것인데 진짜 속내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동맹국 핵무장이든 상호방위조약 파기든지간에 벌어지기만 하면 동아시아는 그 순간 아비규환에 빠집니다. 중국은 역내의 혼돈을 원치 않습니다. 따라서 트럼프는 여차하면 지르겠다고 해놓고서 정작 중국한테서 외교적 실속을 챙기려 들 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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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초래하는 혼돈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2. 12. 15:26
연초에는 '올해 세상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측하고는 한다. '앞으로 세상은 카오스화한다'는 게 필자의 예측이다. 여기에 이의가 있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물론 주지하다시피 미국이 혼돈을 주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국가나 헌법보다도, 트럼프 개인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사람들을 요직에 등용함으로써, 미국의 새로운 '국왕'이 될 심산이다.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를 영유하고, 멕시코 만을 '미국 만'으로 개명하고, 캐나다를 병합하며, 동맹국에 GDP 대비 5%의 군사비 부담을 요구하는 등, 거의 하루가 멀다하고 '미국의 새로운 요구'가 뉴스에 오른다. 초 패권국가가 이 정도까지 절도를 잃는 날이 올줄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에는 다행히도 아직 자유로운 언론이 남아 있다. 허나, 미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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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도의 예측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2. 12. 13:41
이 원고가 새해 첫 글이다. 연초이므로 2025년은 어떤 해가 될지 예측해 보고자 한다. 매년 예측하고는 있지만, 대체로 빗나간다.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필자처럼 예상치 못한 일에 놀라는 탓에, '네 예측이 틀렸잖아' 하고 개별적인 푸념은 들은 적이 없다. 수치를 굳이 느낀다면 '반드시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예측한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경우 뿐이다. 그렇다고는 하나 모처럼 지면을 허락받았으니만큼,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그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일'을 열거해 보려 한다. 첫째. 미국의 일부 주가 연방에서 이탈한다.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에서는 독립운동이 이미 일어났다고 예전에도 썼다. 합중국 헌법에는 주의 연방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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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낙망과 광기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2. 11. 21:26
미국 외교 전문지를 정기구독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해가 거듭될수록 논자들이 자신감을 잃고 있다는 게 행간에서 전해온다. '다음 전투에서 중국에 질지도 모른다'는 미군 간부의 발언이 기사화된 게 2017년 무렵이었다. 이때만 해도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2~3년 와서는 '중국과 전쟁 발발 시 패배'란 문자열을 읽는대도 별로 놀라지 않게 되었다. 중국은 미국보다 많은 현역 병사를 통솔하고 있으며, 러시아 전력을 보태면 군함과 전차의 수로는 미국을 상회한다.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북한이 한국을 침공한다든지, 중국의 대만 침공에 러시아가 참전한다든지 할 경우, 미국은 수적 우위를 잃은 상태에서 참전하게 된다. 하물며, 중동에는 이란이라는 강력한 반미 국가가 있다. 미국이 동아시아에 발이 묶인 사이에 이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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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큼은 확실하다 싶은 것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2. 10. 16:24
2024년은 분명 격동의 해였습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가 대선을 제패하고, 우크라이나와 가자 지구에서는 지금도 전투가 이어지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총선거를 치른 뒤 자민당이 소수 여당으로 전락했고, 효고 현 지사 선거에서는 허위 정보로 인해 유권자의 움직임이 확 변하고, 한국에서는 대통령에 의한 쿠데타 시도가 있었으며, 이렇게 해가 저무나 싶더니 시리아의 아사드 대통령이 실권하여 러시아로 망명했다 합니다. 아직 금년이 3주 정도 남아 있으므로 한차례 파란이 더 일어난다 해도 저는 놀라지 않을 겁니다. 전 세계는 '카오스화' 하고 있습니다. 이는 틀림없습니다. 30년 전쯤, 소련이 붕괴되었을 무렵에는 '역사의 종언'이란 말이 종종 나왔습니다. 이제부터는 더 이상 커다란 변화 없이, 시스템이 정상화될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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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변경론》 중국어판 해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5. 2. 8. 21:36
어느 가을 저물녘, 비상근 강사로 오래 봉직해 왔던 고베여학원대학에서 우치다 다쓰루 교수에게 《일본변경론》에 대한 이야기를 청해 들었다. 석양이 캠퍼스의 교회당과 D관 앞의 조그만 일본 목조 신전을 따스히 비추고 있었다. 전자는 양풍인데, 후자는 일본 고래의 건축양식이고 보면,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그 대조적인 풍경은 퍽 인상적이었다. 이 고즈넉한 풍경을 볼 때마다, 우치다 교수의 논설은 지금 눈 앞의 인상적인 정경과도 같이, 일본 국내에 그치지 않고 보다 확대된 외부 시야를 가지고 있는 것만 같이 느껴진다. 외부 시야란, 말하자면 국외자의 시점이며 그것은 내가 일본에 살고 있으면서 중국인의 시점으로 일본을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일본인에게는 별 것 아닐지라도, 바깥에서 보면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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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원점」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5. 2. 4. 19:18
지난여름 『학등』이라는 매체에 ‘나의 원점’이라는 주제로 기고를 요청받았다. 다다 선생님의 제자가 된 것이 나의 원점이다. 그런 내용을 썼다. 연말에 『학등』의 편집자로부터 전자우편을 받았다. 뭘 썼는지 잊어버린 통에, 찾아내는 데 한참 걸렸다. 내가 인생의 기로에 섰던 것은 1975년 12월 말 어느 날의 일이다(정확한 날짜는 안타깝게도 기억이 안 난다). 이에 약간 앞서 아이키도 지유가오카 도장에 입문한 참이었는데, 그날부로 다다 히로시 선생님의 제자가 되었다. 이 사람을 일생의 스승으로 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다. 그것이 나의 원점이다. 그해 3월 나는 대학을 졸업했다. 취업 준비라는 것도 하지 않았거니와, 시험공부를 안 하고 쳤던 대학원 입시도 떨어졌으므로, 졸업과 동시에 룸펜이 되었다. 다행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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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재난으로 잃은 것과 배운 것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5. 1. 31. 13:13
한신아와지 고베대지진이 일어난 지 어언 30년이 흘렀다. 30년 전 1월 17일 그날, 아시야 자택에서 이불 위로 굴러떨어진 장롱서랍이 안면을 강타하는 바람에 잠에서 깼다. 열두 살 난 딸과 둘이서 살고 있었기에, 딸의 방으로 곧장 달려갔다. 가구는 거의 대부분 쓰러져 있었지만, 침대 위에 딸이 가만히 앉아 있었다. '아아, 무사했구나' 하고 딸을 껴안았다. 그때 느꼈던 안심이 너무나 강렬했기에, 그밖의 일들은 사실 기억이 거의 나지 않는다. 다음 날 아침, 집 주위의 공중전화가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고,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렸다. 그때 코트를 입고, 서류가방을 든 남성이 사람들 옆을 스쳐지나갔다. 버스가 오지 않는 탓에 걸어서 출근할 작정인 듯했다. 그때, 한 트럭이 언덕을 올라왔는데, 창 밖으로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