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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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다 선생님께 '우치다 다쓰루'에 대해 여쭤보러 가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4. 10. 18. 20:41
출처: 神野 壮人 씨 https://note.com/penguin_wo/n/n7235feaa4158 (지난 글) ー학술 연구로서는 평가를 받지 못해도, 작가나 그 작품을 논하는 방법론으로서는 유효한 접근법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우치다 선생님의 ‘연구자가 아닌, 팬으로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논하는 접근법입니다. 이것이 무라카미 문학을 해석하는 방법론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이유는 무엇일까요? 나의 무라카미 하루키론은 세계적으로 대만 한 군데에서만 주목했습니다. 타이베이의 담강대학이라는 곳에 세계 유일 ‘무라카미 하루키 연구센터’가 있습니다. 거기에 초빙되어 한 차례 무라카미 하루키론을 강연한 적이 있었어요. 그것 말고는 평가고 자시고 할 게 없네요. 하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을 자처하는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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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다 다쓰루 롱 인터뷰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10. 2. 17:03
무도가이자 사상가, 이 우치다 다쓰루의 ‘총색인’을 만들어 준 진노 아키토(神野壮人) 씨가 고베 개풍관까지 찾아와, 장시간 인터뷰를 하고 갔다. 2시간에 걸친 인터뷰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전체 내용은 게재가 어려우겠으므로, 이 자리에서 ‘예고편’ 조로 첫머리를 소개해 드린다. 전체를 읽고 싶은 분은 조만간 ‘총색인’ 사이트에 URL이 공개될 것이므로, 이를 기다려 주시기를 바란다. ── 저는 우치다 선생님의 연구자가 아닌, 전도사가 되려고 합니다. 우치다 그런 포지션에 계시는 게 백번 낫습니다. ── 그러므로 이 기회에 여러모로 미숙한 신진으로서, 우치다 선생님께 야단맞을 각오로 논하는 동시에, 또한 팬이 되어 우치다 다쓰루를 전도하고자 합니다. 우치다 연구자와 전도사는 각기 다른 개념입니다. 어설프게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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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의 장학관 대상 강연에 초빙되었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9. 28. 12:27
오사카 시교육 위원회로부터 강연 의뢰를 받았다. 교원들만 모인 단체로부터는 지금까지 몇 번이나 강연에 초청받았지만, 교육위원회 측에서 먼저 제안해 주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오사카의 지방 교육 행정을 가차 없이 비판해 왔던 필자에게 위원회가 찾아와 읍하며 강연 의뢰를 청했다는 말인즉, 오사카 시가 이제까지 펼쳐 왔던 교육 정책에 학교 현장이 거부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징후인지도 모르겠다. 필자의 교육론이란 달리 무척이나 반체제적인 것만은 아니다. 학교의 기능은 학생들의 심사나 평가가 아니라, 그들의 시민적 성숙을 지원하는 것이다, 하는 지극히 온당한 주장이 그것이다. 따라서, 교원들이 학생들을 향해 꼭 해야 할 말은 ‘내가 너희들을 환대하고, 너희들을 지키며, 너희들의 성숙을 지원하겠노라’ 이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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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서커스》 해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9. 27. 18:23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치다 다쓰루입니다. 지금 이 ‘해설’을 읽고 계신다는 건, 마지막까지 다 읽고서, 긴 한숨을 내쉴 차례라는 의미겠지요. 어떠셨나요, 재밌으셨죠? (내가 쓴 책은 아니지만요.) 보급판으로 700쪽이 넘어가는 대작임에도 불구하고, 도중에 읽는 걸 멈추실 수 없었지요? 나는 처음에 양장본으로 읽고, 이번에 ‘해설’을 의뢰받았으므로 교정쇄로 읽었으니, 통독으로 따지자면 두 번째입니다. 세세한 것들은 잊어버린 데가 많은데, 특히 ‘에필로그’ 부분은 완전히 기억에서 떨어져 나가버렸습니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 얘기가 끝나는지를 모르는 상태로 조마조마해하며 교정쇄를 읽게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통쾌한 이야기지요? 문학작품을 평가할 때의 형용사로 ‘통쾌’란 말을 쓰는 게 적절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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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의 신체론』 들어가는 말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9. 10. 19:43
들어가며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치다 다쓰루입니다. ‘길거리의 신체론’이라는 제목, 뭔가 기시감이 드시겠지요. 그런데 잘 생각해 보시면, 처음 접하신 걸 겁니다. 하지만 여러분, 부디 조심하셔야 해요. 이 책은 2011년에 마키노출판에서 나온 나루세 마사하루 선생님과 내 대담집인 『신체로 생각하다』(身体で考える)를 복각한 거니까요. 멋모르고 ‘오~ 두 분의 새로운 대담 책이 나왔구나’ 착각하여 덜컥 구입하는 바람에, ‘아, 이거 제목만 바뀌었지 내용은 그대로 아니냐?’라며 하늘을 우러러 이를 가는 일이 없게끔, 여기서 큰 목소리로 주의 말씀 드리는 바입니다. 그래도, 완전히 똑같은 책은 아닙니다. 복각이니 겸사겸사 ‘보너스 트랙’을 얹어드리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나루세 선생님과 함께 도쿄 고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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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시민 사회를 재건하기 위하여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8. 30. 12:03
『월간일본』 8월호에 심층 인터뷰가 게재되었다. ‘야만으로의 퇴행이 시작되고 있다’라는 제목을 달고 나갔다. 내가 여기서 진정 말하고자 했던 바는 ‘근대 시민 사회를 꼭 재건해야만 한다’였다. ー 현재, 세상은 역사적인 대전환을 맞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우치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근대의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근대 시민 사회의 기본 이념은 ‘공공’입니다. 그런 ‘공공’이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홉스, 로크, 루소 등이 제창한 근대 시민 사회론에 따르면, 자고로 인간은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면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일삼았습니다. 이 약육강식의 ‘자연 상태’에서는, 가장 강한 개체가 모든 권력과 재화를 독점합니다. 그러나 이런 체제는, 정작 ‘최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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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에 기초한 사회의 함정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8. 22. 20:34
얼마 전, 모 문학상 심사와 관련된 편집자로부터 이런 얘기를 전해 들었다. 이 문학상은 투고된 작품을 편집자들이 우선 ‘사전 검토’한 후에, 후보작을 추려서 심사위원회에 회부하게 되는 식이다. 응모작이 수백 통 되니만큼 당연하다. 이렇게 예비 심사를 하는 와중에, 어떤 젊은 편집자가 글쎄 어떤 작품을 놓고서 ‘떨어뜨려야겠어요’라며 낮은 평점을 매겼고, 그 이유를 물어보니 ‘주인공에게 공감이 안 돼요’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는 것이다. ‘기가 막힐 지경입니다’라고 한숨을 내쉬며, ‘주인공에게 자신이 공감하느냐 안 하느냐가 문학 작품의 질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놓았으니까요….’라고 필자에게 사연을 전해준 그분에게, 필자 또한 이거 참 큰일입니다 하고 대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기준에선 『악령』이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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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설 사회제도가 여러분께 당부하기를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8. 3. 19:22
이번 도쿄도 선거에서는 유독 공직선거법의 허점을 노리는 탈법적 행위가 돋보였다. 어떤 정당이 24명의 후보를 옹립하면서 선거 벽보로 절반 이상 공간 차지하기에 이른 작태는, 포스터 내걸 권리를 돈 받고 팔아먹은 것이나 다름없다. 게시판에 선거와 상관없는 사진이나, 별도 웹사이트로 유도하는 검정 도형을 떡하니 실은 포스터도 있었다. 이제까지 정견 방송이나 선거 공보에는 어딜 보나 시민적 상식을 결여한 인물이 줄곧 등장하곤 했다. 이걸 그저 ‘민주주의에 드는 비용’ 정도로 여기며 우리는 묵묵히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비상식적 군상만큼은 전대미문이었다. 생각해 보면 이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딱히 선거를 이용해 돈을 벌거나 관심을 받으려던 건(매명하려던 건) 아니었다. 그들의 목적은 공직선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