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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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와 예스맨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11. 8. 16:44
일본학술회의의 신규 회원 임명 거부에 대해 나는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것은 이 문제로 정부에 항의하는 단체 중 선봉에 서 있는 '안전보장관련법안에 반대하는 학자 모임' 에 내가 속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계시리라 생각하지만, 나는 한 사람의 학자인 동시에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그것도 애국자로서 이러한 정부의 움직임에 걱정과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그 소이에 대해 쓴다. 임명거부는 아무리 생각해도 '정부에 반대하는 학자는 공적인 승인이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각오하라' 는 총리로부터의 협박이다. 정권에 반대하는 자는 통치에 걸리적거리기 때문이다. '통치 비용을 최소화하고 싶다' 라고 함은 통치자라면 당연히 들 생각일 것이다. 그러므로 그 동기에 대해서 나는 (정말로 찬성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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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과 시간에 대해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11. 8. 11:50
오사카 시를 폐지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주민투표가 가까워져 왔다(2020년 11월 1일 시행된 결과 부결됨 -옮긴이). 논의의 대부분이 ‘비용’ 을 둘러싸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 개혁에 있어서 경제적 합리성만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것에 대해 고찰한 부분을 에서 인용한다. 오늘날의 일본과 내가 어렸을 적의 일본을 비교했을 때 가장 달라진 점은 여러 가지 일에 대한 가치, 혹은 언동의 적절함을 고려할 때에 있어서의 시간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방식을 선택한 경우, 그것이 적절했는지를 ‘언제’의 시점에서 판단할 수 있는가. 그 사리판단까지의 시간차는 역사적 환경에 의해 대단히 변화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까지 시간 의식이 줄어들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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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라는 '오리지널리티'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10. 25. 19:29
도쿄 발레단이 미시마 유키오 사후 50년을 기리며 모리스 베자르 안무, 마유즈미 도시로 작곡 을 상연했다. 공식 팜플렛에 기고를 의뢰받았기에 DVD로 처음 공연 영상을 보고 다음과 같은 문장을 보냈다. 미시마 유키오는 라는 버추얼 캐릭터를 지극히 정밀하게 조탁해 낸 작가로서 기적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물론, 어느 작가든 정도의 차는 있지만 수수께끼에 둘러싸인 '허상' 을 독자 앞에 내거는 것으로 그 작품의 매력을 쌓아 올린다. 딱히 작가 자신이 신경 쓰지 않아도 독자나 비평가들이 앞서 '허상' 을 마련해 나간다. 그것은 작가가 범용하고 세속적인 인물인 것보다 미스테리어스한 존재인 편이 독자의 쾌락을 강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에게 여러 모습이 있고, 여러 지층이 있다는 것을 우리들은 독자로서 소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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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학술 회의 문제와 관련하여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10. 25. 13:26
일본학술회의(대한민국 학술원에 상당 - 옮긴이)에 대한 신규 회원 임명 거부와 관련해 많은 학회가 차례로 항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만, 정부와 학술단체의 대립은 마무리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스가 정권은 왜 발족 초기부터 정치적 긴급성이 없는 이런 사안에 손을 대는가. 학술단체로부터 격한 반발이 있을 것임을 스가 정권은 왜 예측하지 못했는가. 단순히 '정무감각의 문제' 를 이유의 하나로 들 수 있겠으나, 그보다 스가의 주관적 판단으로는 그것이 합리적인 행동이었으리라고 생각하는 편이 바람직한 지견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스가 정권이 최우선시하는 정치 과제는 '행정지출의 최소화' 입니다. 어떻게 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전 정권의 내각관방장관(한국의 대통령 비서실장에 상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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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서평을 쓰지 않는 이유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10. 11. 20:23
라는 잡지로부터 '좋은 서평' 이라는 논제로 기고를 의뢰받았기에 이런 것을 썼다. '좋은 평론이란?' 을 축으로 한 특집에 '원칙적으로 서평을 쓰지 않는 인간' 이 기고하는 것은 어딘가 위화감이 들지만, 모처럼이니만큼 '위화감' 의 이유에 대해 생각한 것을 써 보고자 한다. 나는 원칙적으로 서평을 하지 않는다. '비평적 입장' 이라는 것이 서툴기 때문이다. 이렇게 밝혀 두고 종종 태도를 번복하는 게 꺼림칙했지만, 어디까지나 '원칙적' 이라는 조건이 붙어있는 것 뿐이라며 저자나 담당 편집자로부터 '홍보를 위해 제발 부탁드립니다' 라고 간원이 있는 경우 쓰고는 했다. 단, 그 경우에도 '일단 쓰기는 하지만, 쓰고 싶어지면 씁니다' 라고 해 둔다. 대상을 읽어 보고 '칭찬할 만한 구석' 이 보이면 쓴다. 없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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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침몰은 재난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10. 11. 20:18
출간 홍보의 일환으로 제 1장의 일부, 공감주의에 대해 쓴 내용을 올립니다. 잠깐이라도 좋으니 훑어보아 주십시오. 세상을 온통 뒤덮고 있는 공감주의의 기초에 존재하는 것은, 내가 조금 전에 지적한 '다수파가 옳다' 는 신빙입니다. 다수파에 속해있지 않다 함은 '이상한 일' 을 꾸미고 있을 터이니, 그걸 다수파에 맞춰 교정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젊은 사람들 중에도 많이 보입니다. 그런데요, 그런 것이 '사대주의' 라는 말입니다. 어느 인터뷰에서 '사대주의' 라고 말했는데 그것을 활자화한 원고에는 '시대주의' 라고 쓰여져 있었습니다. 과연, '시대의 추세에 거스르지 않' 으니까 '시대주의' 구나. 인터뷰어는 젊은이였습니다. 숙어는 잘 몰라도 조어능력은 있구나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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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미국의 남북 대립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10. 3. 12:37
동명의 지방지에 기고한 8월분의 에세이. 남군기(南軍旗)에 대해. 얼마 전, 미국 국방장관이 군사 관계 시설에 ‘남군기(南軍旗)’ 의 사용 금지를 하달했다. BLM 운동의 확산을 맞아, 노예제도 존속을 내건 남부연합군기를 군 시설 내에 게양하는 것은 인종차별을 긍정하는 것이고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하여 결단한 것이다.헐리우드 영화에서는, 남군기(南軍旗)가 벽에 걸린 바에서 반드시 컨트리 음악이 흐르고,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부츠를 신은 남자들이 말보로를 피우며, 병째로 직접 맥주를 마신다. 도시에서 온 차를 불태우거나, 젊은 여성을 납치하거나, 사람을 쏘아죽이거나 하는 픽업트럽에는 대체로 남군기(南軍旗) 스티커가 붙어 있다.이런 영화적 정형에 익숙해진 탓에, 남군기(南軍旗)라는 것은 미국 어디서든 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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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드라마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10. 3. 12:36
매월 어느 지방지에 에세이를 기고하고 있다. 9월은 의 얘기를 썼다. 코로나로 집에 틀어박히지 않을 수 없게 되었을 때, 넷플릭스로 을 보기 시작했는데 멈출 수가 없어서 한류 드라마를 연속 시청하고 있다. , , , … 매일 밤 보고 있지만, 하나를 끝내고 나면 친구들로부터 ‘그거 봤어?’ 라고 독촉받고 있어서 끝이 보이지 않는다. 히라카와 가쓰미 군[기업가·저술가 –옮긴이] 은 매일 6시간 정도 본다는 모양이다. 매일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보는 통에 눈이 아프다고 투덜댄다. 그 정도까지 할 필요도 없는데.그러고 보면, 옛날에는 일본 TV 드라마도 그랬던 적이 종종 있었다. 20년 전까지는, 대부분 모두 보고 있는 드라마라는 것이 있었다. 그런 공통의 화제가 끊이지 않았다.공동적으로 참조할 수 있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