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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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밀리시아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7. 5. 11:29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한 인종차별과 공권력 남용에 저항하는 운동 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 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편,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진원지였던 미니애폴리스에서는 결국 경찰서가 해체되어 새로운 공안조직이 재건되었다. 그 정도까지 경찰 폭력에 대한 시민의 분노와 불신은 뿌리깊다. 원래대로라면 치안 회복의 책임을 져야 할 트럼프 대통령이 소란이라는 불에 기름을 붓고 있다. 항의자들에게 대화적인 자세를 취하기는 커녕, 데모의 배후에 테러 조직이 있다는 불확실한 정보를 SNS에 발언하고, FBI로부터 '그런 사실이 없다' 고 부정당했는데도 데모대 진압을 위해 연방군 투입도 불사한다는 강경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군의 전 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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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 야스시 <호구지책의 비가> 서평 (우치다 타츠루)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7. 5. 10:06
표지 사진에서 위화감을 느꼈다. 고층 빌딩을 배경으로 지저분한 뒷골목에서 개를 태운 리어카에 매단 자전거에 타고 있는 남성의 사진이다. 책에 관한 소개문을 앞서 읽은 탓에, 아마도 촬영지는 상해이고 피사체는 시골에서 상해로 돈 벌기 위해 나와 '3D'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농민공일 것이라는 상상은 할 수 있었다. 고층 빌딩을 배경으로 폐품 회수 리어카의 누추한 전경을 배치해 놓은 구도는 사회 격차를 표현하는 데 있어 흔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 사진에는 그런 예정조화를 무너뜨리는 '무엇인가' 가 있었다. 그것은 그 폐품회수업자 남성이 담고 있는 독특한 표정이었다. 본문을 읽어나가니, 그것이 젠카이 씨라고 하는 허난 성 출신의 노동자와 그의 반려견을 담은 상해의 사진이라는 것을 알았다. 지금 세계에서 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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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이 사토시 <삶의 무기가 되는 자본론> 서평 (우치다 타츠루)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6. 14. 15:10
개인적인 말을 늘어놓아 송구스럽지만, 경제학자 이시카와 야스히로 씨와 청년이여 마르크스를 읽자> 라는 중고등학생을 상대로 한 마르크스 입문서를 쓰고 있다. 마르크스 주요 저서를 한 권 정도 뽑아 이시카와 씨는 경제학자로서, 나는 인문학자의 입장에서 중고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알기 쉽게 소개한다는 취지의 책이다.제 1권에서 , , . 제 2권에서 과 . 제 3권에서 과 에 대한 공동 연구. 여기까지 냈다. 최종권에서 을 논하며 무사히 시리즈를 끝낸다는 계획이었지만 '다음은 맞지?' 하고 확인해둔 뒤로 2년이 지나고 말았다. 정체되어 있는 이유는 내가 공사다망하여 쓰지 못한 탓이었다.그러나, 이번에 시라이 사토시 씨의 삶의 무기가 되는 자본론> 이 나왔다. 일독한 뒤 너무 재미있어서 '그렇구나,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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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재생의 길 — 이것이 한국이 가야만 하는 길 (우치다 타츠루)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6. 14. 11:49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회제도와 사람들의 행동양식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 요즘 같은 질문을 몇 번이나 받는다. '바뀔 지도 모르고, 바뀌지 않을 지도 모른다' 라는 미적지근한 대답 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그게 솔직한 기분이다. 2011년 3.11 이후에도 '이제 사회의 구조나 사람들의 가치관도 바뀔 것이다. 바뀌지 않을 리가 없다' 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거의 바뀌지 않았다. 환경이 격변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필요한데도 '변화하고 싶지 않다' 고 강하게 염원하면 인간은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생물의 역사가 가르쳐 주는 대로, 환경 변화에 적응을 거부한 생물의 운명은 다소 시원찮았던 것이다. 지금 일본은 단언하건대 '신통치가 않다'. 그것은 환경이 크게 변화했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인 집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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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한 가족 (우치다 타츠루)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6. 13. 21:17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치다 타츠루입니다. 이 책은 나와 딸 우치다 룬의 편지 교환집입니다. 어떤 계기로 이런 책을 내게 되었는지에 관한 소상한 경위는 본문에 써 두었음으로, 그것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여기서는 '서문' 으로써, 다소 일반적인 것, 부모 자식이 된다는 것의 어려움에 대해 생각한 것을 써 보려고 합니다. 이 책을 일독하신 분들은 아마 '뭐라고 해야 할까, 이 부모 자식 사이는 미묘하게 삐걱거리는 것 같네' 라는 인상을 받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그 말씀대로입니다. 그렇지만 '미묘하게 삐걱거린다' 는 것은 '어떤 때는 잘 굴러간다' 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야기의 3할 정도가 죽이 잘 맞는다면, 그럭저럭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입장입니다. 부모 자식 사이란, 그리 찰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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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군중심리, 의료정책, 자본주의의 미래 그리고 살아남는 법 (우치다 타츠루)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6. 9. 12:17
이라는 매체가 메일로 질문장을 보냈다. 거기에 답변했다. 동 매체에서는 사진과 함께 볼 수 있다. https://president.jp/articles/-/35721 아래는 간행물에 가필한 롱 버전. 질문 1 코로나 사태 가운데 '자숙 경찰'이 횡행하는, 지금 사회 전체에 비정상적으로 흉흉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어떤 사회 상황이라고 할지라도 '모종의 대의명분을 위해 평소라면 용납되지 않을 비행이 허용된다' 는 분위기를 감지하면, 타인에 대해 갑자기 공격적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법률, 도덕, 상식의 '감시' 에 의해 폭력성을 억지할 수 있습니다만, 기회가 주어지면 공격성을 해방해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을 우리 집단은 일정 비율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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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발언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치다 타츠루)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5. 21. 15:24
나의 독자라고 하는 젊은 분으로부터 편지가 왔다. 트위터에서 어떤 정치학자의 트윗을 리트윗하자니 지인으로부터 '젊은이는 정치적 발언을 하지 마라. 당파적 발언을 하면 기분이 나쁠 사람도 있으니 그런 사람을 배려하라. 정치적 발언을 하려면 좀 더 공부 한 뒤에 하라' 는 나무람을 받았다는 듯하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겠습니까 하고 조언을 구했기에 다음과 같은 편지를 써서 보냈다. 안녕하십니까. 우치다 타츠루입니다. 보내 주신 편지 말씀입니다만, 직접 답장하기에 앞서 조금 원칙적인 것부터 확인해 두고자 합니다. 나는 언론의 자유를 소중히 하고 있으므로 기본적으로 어떤 주제에 대해서라도 누구든지 자유롭게 발언하십시오 하는 입장입니다. 내가 발언의 자유를 소중히 하는 것은 '언론이 일어나는 장소의 판단력' 을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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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선 <해녀들> 서평 (우치다 타츠루)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5. 16. 17:25
출처: blog.tatsuru.com/2020/05/11_1307.html 허윤선의 시집 에 대한 서평을 니시니혼신문에 기고했다. 제주도의 해녀들을 주제로 한 시집이다. 이지치 노리코 씨의 부탁으로 썼지만, 정말로 시에 대해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한국 문학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시는 내게 있어 더욱 어려운 분야이다. 그러므로 일본의 시가에 대해서조차 한 번도 서평을 써 본 일이 없다. 어째서 이런 인간에게 서평을 의뢰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마도 번역자인 강신자 씨와의 인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강 씨는 '가모메 구미' 라는 트리오로 내가 주재하고 있는 개풍관에서 나니와부시(일본의 민속 성악 -역주) 와 판소리의 합동 공연을 개최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