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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재생의 길 — 이것이 한국이 가야만 하는 길 (우치다 타츠루)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0. 6. 14. 11:49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회제도와 사람들의 행동양식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 요즘 같은 질문을 몇 번이나 받는다. '바뀔 지도 모르고, 바뀌지 않을 지도 모른다' 라는 미적지근한 대답 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그게 솔직한 기분이다.

    2011년 3.11 이후에도 '이제 사회의 구조나 사람들의 가치관도 바뀔 것이다. 바뀌지 않을 리가 없다' 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거의 바뀌지 않았다. 환경이 격변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필요한데도 '변화하고 싶지 않다' 고 강하게 염원하면 인간은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생물의 역사가 가르쳐 주는 대로, 환경 변화에 적응을 거부한 생물의 운명은 다소 시원찮았던 것이다.

    지금 일본은 단언하건대 '신통치가 않다'. 그것은 환경이 크게 변화했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인 집단이 그것에 적응해 변화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일본인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직접적인 환경적 여건은 인구감소와 고령화이다. 이것은 코로나와는 관계가 없다. 일본 인구는 21세기 말까지 중위 추계 5000만 명이 감소한다. 80년 동안 7700만 명, 연간 90만 명의 페이스로 인구가 감소한다. 중위 연령은 45.9세로 세계 제일의 노인 국가가 된다. 다시말해, 지금의 인구구성을 전제로 설계한 사회제도는 머지 않아 전방위적으로 붕괴한다는 것이다.

    적응하기 위한 선택지는 두 가지밖에 없다.

    수도권에 모든 자원을 집중시켜 그 이외의 지역을 사람이 살지 않는 곳으로 두는 '일극 집중 시나리오' 인가, 전 국토에 넓고 옅게 분배하는 '지방 이산 시나리오' 인가이다.

    '지방 이산 시나리오' 에서는 20세기 초 정도의 일본 인구가 자신이 살던 당시의 생활권에 엷고 넓게 분포하게 된다. 아마 인구의 20% 쯤이 농촌에 살게 될 것이다. 식량은 자급자족할 수 있으니, 에너지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테크놀러지의 진화가 필요하다. 의료나 교육에 대해서는 제도설계를 그르치지 않는 한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이나 예술의 발언력도 차차 높아진다. 그러나 경제성장은 단념해야 한다.

    3.11때 내가 '시나리오 변경' 을 강력히 주장했을 때, 일본인은 결국 이제까지의 '일극 집중 시나리오' 를 선택했다. 대지진 직후에는 수도 기능의 분산이나 인구의 지방 이전, 지방 분권이 제안되었지만 거의 공론화하지 않은 채 사라졌다. 거기에 팬더믹이 찾아왔다. 인구 과밀 지역에서 감염이 확대되고, 경제활동이 정체했다. 지방 이산과 지방 분권을 추진했다면 감염을 조기에 막을 수 있었고, 사회 활동에 대한 영향도 경미했을 지도 모른다. 이미 끝난 이야기라 검증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어느 쪽이 되었든 바이러스는 앞으로도 간헐적으로 세계적 유행을 반복할 것인데, 도시를 향한 일극 집중이 감염증에 취약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어쨌든 일본의 정계•관계•재계는 앞으로도 일극 집중 시나리오에 힘쓰면서 올림픽이다 엑스포다 카지노다 리니어 철도다 하는 '고도 성장 시대의 꿈' 을 읊어나갈 것이다. 그렇지만 거기에 이제 미래는 없다.

    환경 변화에 진심으로 적응하고 싶다면 중지를 모아, 실현가능한 '지방 이산 시나리오' 를 기안해야만 한다.

    코로나를 계기로 이에 대한 본격적인 토의가 시작되기를 바란다.

    (<일간 현대> 2020년 6월 2일호)

    (2020-06-04 11:56)

    원제: 日刊ゲンダイ「コロナ後の世界」
    출처: http://blog.tatsuru.com/2020/06/04_115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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