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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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학의 연구력 하락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11. 13. 13:33
일본의 연구력 저하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국제적 영향력을 다루는 논문 순위에서 일본은 당초의 10위보다 12위로 더 하락했는데, 이는 스페인, 한국보다도 뒤처진 것이다. 일본 국내 대학의 학술적 영향력은 지난 사반세기 동안 오로지 하락을 거듭해왔다. 2018년 과학기술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지위는 저하되는 추세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인정하고 있으나, 그러고 나서 뭔가 효과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않은 채 오늘날에 이르렀다. 논문 수, 과학기술 관련 예산, 박사과정 진학자 수, 해외 파견연구자 수 등, 여러 지표가 일본의 교육행정이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으나, 정부는 교육예산의 삭감을 그치지 않는다. 2015년에 대학교육법이 개정되어 대학교수회의 권한이 대폭 축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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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이라는 정치적 실책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11. 13. 13:06
9월 19일 마이니치 신문의 여론조사 결과 내각 지지율은 29%, 부정적 평가는 64%였다. 이미 ‘정권 말기’ 수준이다. 어째서 기시다 내각은 국민의 믿음을 이렇게까지 빠르게 잃었는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했다’기보다는 ‘해야 할 것을 하지 않았다’가 원인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법적 근거가 없는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을 국회의 심의를 걸치지 않은 채 강행함으로써 지지율은 급격히 하락했다. 하지만 국민은 이러한 규칙 위반을 심판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부의 ‘규칙 위반’은 지난 10년 간 일상화되었고, 그것이 아베 시절에는 내각 지지율에 영향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적 근거가 없는 ‘초 법규적 조치’를 내각이 단행한 적이 있었다. 예전에 후쿠다 다케오 총리는 다카 여객기 납치 사건 때, 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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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고이スゴイ 아베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11. 10. 20:33
아베 전 총리의 국장(國葬)과 관련해 여러 매체에 글을 썼다. 아래는 ‘신문 아카하타(赤旗)’로부터 요청받은 코멘트인데, 실리지 못하게 되었다. 기시다 현 총리가 ‘아베 전 총리만큼 나쁘지는 않았다’는 부분에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던 것 같다(아카하타는 일본공산당 기관지 - 옮긴이). 설마 하니 이렇게까지 국장에 대한 반대 여론이 비등할 것이라고는 기시다 수상이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법적 근거가 없고, 국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았으며, 결국 각의(閣議) 결정을 통해 마무리짓게 된 이 사태를 최종적으로 일본 국민은 잠자코 받아들인다. 아베 정권 8년 동안 아베 전 총리는 무엇인가를 증명해냈다. 기시다 총리는 그 ‘성공 체험’을 흉내냈을 따름이다. 아베 전 총리가 휘두른 강고한 권력은 어떤 종류의 순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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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아베 국장에 관해 등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11. 9. 22:09
어느 인터넷 매체의 인터뷰에 응했다. 막 공개되었으므로, 조금 긴 다른 버전을 올려둔다. — 앞으로 아베 계(系) 우익은 어떻게 될까요? 말씀하신 ‘아베 계 우익’이라는 말의 정의를 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해는 됩니다. 그것이 ‘아베 신조라는 개인의 구심력이나 카리스마에 의존해 존재감을 발휘했던 정치 세력’을 뜻하는 의미라면, 그 사람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힘을 잃고, 약체화되리라 봅니다. 실제로 아베 전 총리 사후, 그의 비호 아래 이제껏 ‘한 몫’ 잡아왔던 인터넷 논객들은 지금 거의 침묵 상태에 있습니다. 어떤 스탠스로 이 사건에 접근해야 좋을까에 관한 조직적인 합의형성이 불가능하기 때문이겠지요. 애초에 아베 신조 개인이 직접 만든 네트워크이므로, 허브가 없어지면 합의형성을 위한 공간과 룰 모두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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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치를 결산함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10. 31. 20:42
일간 겐다이로부터 제목과 같은 원고 청탁을 받았다. 이제 와서 결산이라니 무슨 소리인가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해야 할 말을 썼다. 지난 10년 간 일본의 국력은 극적으로 쇠하였다. 경제력, 학술적 영향력 뿐만이 아니다. 언론 자유 지수, 성 평등 지수, GDP 대비 공교육 지출비 순위 등 ‘선진도’를 나타내는 거의 모든 지표에서 일본은 선진국 최 하위에 오랫동안 정위치하고 있다. 허나, 국민에게 사활적으로 중요한 ’국력이 쇠하였다’는 사실 그 자체가 (언론 자유도가 낮기 때문에) 적절히 보도되지 않는다. 아베 시대가 남긴 가장 큰 부정적 유산은 ‘국력이 쇠퇴하고 있다는 사실이 은폐되고 있는 현실’이다. 국력은 여러 도표에서 살펴볼 수 있는 세계 랭킹에 의해 근사적으로 유추할 수 있다. 1995년 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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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끝내 중우정치로 나아가는가?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10. 29. 17:39
마이니치 신문이 8월 20~21일에 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이전의 52%에서 16포인트 하락한 36%로, 내각 성립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54%로 17포인트 증가. 이유는 밝혀졌으리라 본다. 통일교와 자민당의 유착이라는 ‘현대 정치사의 그늘’을 해명할 기색이 없는 미온적인 자세에 유권자가 강한 불신의 염을 품었기 떄문이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정치가는 통일교와의 관계를 단절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가 86%. 자민당 지지층조차 77%에 달했다. 내각 개편 후에 지지율이 급락하는 일은 보통 일어나지 않는다. 보통 일어나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는 것은, 통일교와의 유착이 의심되는 의원들을 내각에 대거 등용한 것, 특히 통일교와의 깊은 관계가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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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학과 회화미술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10. 29. 16:55
젊은 남자한테 메일로 ‘인생 상담’을 해주는 일이 늘었다. 어제는 전화가 걸려왔다. 평소대로라면 ‘바쁜 용무가 있소’ 하고 내치고 말지만, 생각을 고쳐먹고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젊은 불문학자인데, 연구상의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자 했다. 아무런 인연도 없는 사람한테 상담해주는 것도 참 오지랖 넓은 일이다. 그는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데, 자신의 연구 주제나 방법을 지도 교수가 받아들여주지 않는다는 것이다.들어보니 현상학과 회화미술에 대해 쓴다고 한다. 착안점은 그리 나쁘지 않다.현상학이라는 것은 ‘자신이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세상의 단편에 지나지 않으며, 또한 주관적인 편향이 가해져 있으므로, 세상 그 자체가 아니다’라는 무능의 인지로부터 출발하여 세상을 재획득하려는 철학적 접근법이다.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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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에 관하여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10. 29. 16:24
‘친절한 사람’이 되자는 마음을 먹고 있다. 그것이 사회인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자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래 살아 보고 나서, 그것을 깊은 확신으로서 내면화하고 있다.하지만, 필자는 생애 친절한 사람이 아니었다. 젊었을 적에는 한 번도 주변 인간들로부터 ‘우치다 군은 친절하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그것은 당연했는데, 필자는 오랜 시간동안 ‘친절’이란 ‘키가 크다’ 라든가 ‘시력이 좋다’ 든가 하는 것과 같은 생득적 자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분명히 ‘친절한 사람’이 곁에 있으면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일이 생긴다. 자리를 양보해주고, 먹을 것을 나눠준다. 하지만 그런 행위는 친절한 사람 자신에게는 뾰족한 이득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친절한 사람은 그저 줄 뿐이고, 아무것도 얻지 않는다.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