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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끝내 중우정치로 나아가는가?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10. 29. 17:39
마이니치 신문이 8월 20~21일에 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이전의 52%에서 16포인트 하락한 36%로, 내각 성립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54%로 17포인트 증가. 이유는 밝혀졌으리라 본다. 통일교와 자민당의 유착이라는 ‘현대 정치사의 그늘’을 해명할 기색이 없는 미온적인 자세에 유권자가 강한 불신의 염을 품었기 떄문이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정치가는 통일교와의 관계를 단절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가 86%. 자민당 지지층조차 77%에 달했다.
내각 개편 후에 지지율이 급락하는 일은 보통 일어나지 않는다. 보통 일어나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는 것은, 통일교와의 유착이 의심되는 의원들을 내각에 대거 등용한 것, 특히 통일교와의 깊은 관계가 폭로된 하기우다 고이치 씨를 당 정조회장(政調會長)이라는 요직에 기용한 것이 원인이다.
하기우다 씨는 지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찬조를 의뢰한 이쿠이나 아키코 씨를 통일교 지부에 데려깄는데, 두 사람 모두 ‘어디에 갔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는 꼴사나운 태도를 보임으로써 국민의 ‘지긋지긋함’을 항진시켰다.
통일교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는 몰랐다. 자신이 관계한 단체가 통일교 산하에 있는 줄은 몰랐다. 영감 상법 피해자 대책 변호사단이 국회의원들에게 반복하여 ‘관계를 단절하는 게 좋습니다’라고 간언했지만, 그것 또한 알지 못했다. 그렇게 ‘무지를 가장’하여 책임을 회피하라고 당 지도부가 의원들에게 지시한 것일까.
확실히 ‘사실의 무지는 용서될 수 있다’는 것이 로마법 격언이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저는 세상 물정에 어두워서 그만’이라고 용서를 구할 계제가 되는가. 그렇다면, ‘세상 물정에 어두운 인간이 국정을 맡을 자격이 되는가?’ 라는 의문에는 어떻게 답할 것인가.
아니, 대답 못할 것도 없다. ‘저는 세상 물정에 어둡습니다만, 국민 여러분이 그런 것 같이 똑같은 수준으로 세상 물정에 어두운 것이므로, 그런 민의의 대표자로서는 오히려 적절하지 않겠습니까’ 하고 발뺌하는 일은 가능하다. 의원이 가진 지성과 특성이 국민의 평균을 상회하지 않는 정치체제를 ‘중우정치’라고 부른다. 일본은 지금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2022-09-01 11:19)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저서 <원숭이처럼 변해가는 세상>, <길거리에서 논하는 한일관계론> 등.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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