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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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의 자유와 통제 논쟁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10. 27. 22:25
‘자유론’이라는 논집에 기고를 의뢰받았다. 이런 것을 썼다. 자유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우선 미국 이야기부터 하고자 한다. 자유를 논하는데 어째서 미국 얘기를 하냐고 묻느냐면, 우리 일본인에게는 ‘자유는 다루기 까다로운 것’이라는 실제적 감각이 결핍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는 독립 전쟁이나 시민 혁명을 경유하여 시민적 자유를 획득한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지 않다. 자유를 희구하며 싸우고, 다대한 희생을 치러 자유를 손에 넣고 나서야, 자유가 지극히 다루기 어려운 것이라는 것, 방심하고 있다가는 얻은 것 이상으로 더 많이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느낌에 몸서리쳐지는 경험을 우리는 집단적으로 해본 경험이 없다. ‘자유’는 freedom/Liberté/Freiheit를 번역한 것으로써, 패키지화된 서구 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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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에 저항하라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10. 17. 06:45
(소말리아 인권 문제 등에 관여하고 있는 비영리단체 ‘억셉트 인터내셔널’ 대표 나가이 요스케永井陽右 씨는 1991년 생, 와세다 대학 출신, 2021년 7월 저서 출간. - 옮긴이)처음으로 나가이 요스케 군과 만난 것은 아사히 신문 온라인판에서의 대담이었다. 거의 3, 4년전이었을 것이다. 오랜만에 ‘청년’이라 할 만한 이와 만난 느낌이 들었었다. 온라인판이었므로 1시간 반 정도의 대담 내용이 그대로 게재되었다. 그것을 다시 실어둔다.나가이: 저는 직업으로서 테러 조직에서 손을 씻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케어와 사회 복귀 지원 등을 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 지원 분야에서의 대상자나 대상지에 관한 편향이 존재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난민이라든가 어린이 등, 그러한 문제가 되면 정서적인 공감을 이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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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받는 마인드를 해제하기: 합기도의 오의(奧義)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9. 16. 22:19
아이키도라는 무도(武道)를 가르치고 있다. 수련을 시작한지 반세기가 흘렀고, 가르친 지 30년이 지났다. 수백 명의 문인을 기르며 알게 된 사실은, 오늘날의 일본 사회가 ‘비(非) 무도적인 인간’을 양산하는 구조체라는 것이었다. 알아듣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조금 자세히 설명하기로 한다.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무도는 승패, 강약, 교졸(巧拙)을 겨루는 것이 아니다. 보통 사람은 무도란 경기장에서 라이벌과 대치하여 승패를 다투고, 기량을 평가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확실히 축구나 복싱, 피겨스케이팅은 그렇다. 하지만, 무도는 본래 그런 것이 아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심사’받는다는 것은 ‘기선을 제압당하는後手に回る’ 것이기 때문이다.‘기선을 제압당한다’ 함은 무도적으로 ‘뒤처진다’는 것인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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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이야기를 복잡하게 놔두는 것에 관해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9. 14. 22:19
‘복잡한 현실은 있는 그대로 복잡하게 다루며, 성급히 단순화하지 않을 것’ 이라는 명제는 필자가 경험적으로 학습한 신념 중 하나다. ‘그러는 게 이야기의 결론이 빨리 나오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복잡하게 해야 결론이 빨리 나온다. 필자가 이렇게 말하면 많은 사람은 수상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복잡한 게 나은 것이다. 다소 복잡한 논리이므로, 그 전모를 밝히고자 한다. 필자는 누구나 다 아는 병적인 ‘이라치イラチ’이다. ‘이라치’라는 말은 간사이 지방 사투리로 ‘안달복달’을 의미한다. 어디 나갈 때, 일행이 모두 집결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시가 되면 내버려 둔 채 가버린다. 파티장에서 시간이 되면 내빈이 오지 않아도 ‘자, 건배 연습을 합시다’ 하고 모두에게 화답케 한다(내빈이 도착하면 ‘건배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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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보이스를 찾아내기 위한 엑서사이즈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9. 5. 23:56
상당히 예전 일인데, 자신의 보이스를 아직 찾지 못한 청년이 있었다. 그가 자신의 보이스를 통해 자신에 대해 말하는 일이 시급한 상황이었으므로, 거의 3년에 걸친 ‘개인 작문 과외’를 했다. 맨 마지막 과제 무렵에는 상대편의 답장이 없어 서신 교환이 중단되었지만, 그것은 아마 그가 이제는 ‘엑서사이즈’를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 자신의 문체를 확실히 손에 넣었기 때문이리라. 혹은 최후의 과제가 쓰기 상당히 어려웠기에 그랬을는지도 모른다. 작문 모임이라는 곳에 ‘자신의 보이스를 찾기’라는 강연 주제로 이야기를 하게 되었으므로, 하드디스크 밑바닥에서 옛날에 주고받았던 글들을 발굴해내어 읽어보았다. 그가 제출한 과제 ‘답안’은 제외하고서, 필자가 낸 과제만을 여기에 리스트화해둔다. 이를 통해 작문 교육에 일조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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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문제에 관한 인터뷰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8. 13. 14:20
- 아베 총리와 통일교의 관계가 조명받고 있습니다만, 우치다 님은 옛 통일교와 어떤 관련이 있으십니까? 통일교와 승공(勝共) 연합이란 이름을 알게 된 것은 1970년대 초엽입니다. 하지만 이름만 들었을 뿐 실체는 알지 못했습니다. 제가 학부를 다닐 무렵에는 신(新)좌익의 전성시대였으므로, ‘원리 연구회’가 활동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대학원생이 되었을 때 처음으로 ‘원리 연구회’라는 이름을 학생들이 운운하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승공 연합이 60~70년대의 전세계적인 베트남 반전 운동이나 학생운동, 시민운동, 노동운동, 혁신 지차체의 확산 등 ‘좌경화 동향’에 대항하기 위해 한일의 극우가 합작하여 만든 조직이고, 기시 노부스케, 사사카와 료이치, 고다마 요시오 등이 얽혀 있다는 점도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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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암살 사건과 그 배경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8. 10. 23:54
이번 호에서는 참의원 선거 결과의 평가를 요청받았다. 허나, 선거날 이틀 전에 아베 전 총리가 총격을 받아 살해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모친이 통일교 신자였으며, 범행 동기에 통일교와 자민당의 오랜 유착이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이번에는 이 사건의 의미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오늘날 일본의 참혹한 정치 상황의 실상 또한, 이 글을 통해 다소간 알 수 있을 것이다. 통일교 문제는 20년 전쯤까지는 언론을 통해 반복적으로 다루어졌다. ‘영감 상법’이나 합동 결혼식에 대한 뉴스를 필자는 식상할 정도로 티브이에서 접했다. 허나, 어느 시기부터는 ‘통일교’라는 문자열을 언론에서 마주치는 일이 매우 적어졌다. 역시 이렇게까지 사회 문제시되었으니, 교단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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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라는 터부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8. 4. 21:59
시나노 마이니치 신문에 지난주 기고한 글을 블로그에 채록해 둔다. 아베 전 총리 암살 사건을 계기로, 별안간 ‘통일교’라는 문자열이 인터넷과 신문지상에 들끓게 되었다. 애초에 메이저 언론은 정권을 의식한 탓인지 이 고유명사를 숨기기에 급급했었다. 이번 총격 사건과 컬트 종교 사이에 어떤 상관이 있다고 해명하는 일이 정권 입장에서는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른 체 할 수가 없었다. 이제 자민당으로서 골치가 아플 문제는, 통일교의 홍보지에 등장했다든가, 교회나 관련 단체 행사에 참가했던 소속 의원들이 통일교의 위험성을 얼마나 인식하고 있었는가, 그것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경우이다. ‘위험한 단체인 줄은 몰랐다. 세계 평화와 가족의 소중함을 주장하는 온건한 단체였다고 생각했다’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