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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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러분께: <레비나스, 타자를 말하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6. 12. 19:33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치다 타츠루입니다. 를 손에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점에서 막 집었는데 살까 말까 고민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어쨌든 이 ‘서문’만큼은 꼭 읽어주십시오. ‘서문’을 읽고 나서 ‘아, 이건 나랑은 상관 없는 책이다’라고 느낀다면 책꽂이에 슬쩍 다시 갖다놓아주세요. 다른 기회에, 다른 책으로 만나게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이 책은 제 일생을 바친 작품인 ‘레비나스 삼부작’ 중 제 2부에 해당합니다. 제 1부가 (2001년)이고, 제 3부가 (2022년)입니다. 모두 박동섭 선생의 번역으로 한국 독자들과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박 선생의 수고에 우선 깊이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정말 언제나 고맙습니다. 제 3부 으로 말씀드리면, 이 책의 후기에도 ‘곧 쓰겠습니다’라고 예고하였는데요,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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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제국의 속주 신세로부터 벗어날 수 있겠는가?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6. 7. 23:45
‘월간 일본’ 5월호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의 세계’를 특집으로 다루었다. 거기에 필자의 긴 인터뷰가 실리게 되어, 전재해둔다. —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의 존재양상을 뒤바꿔놓았습니다. 하지만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일단 잘 알 수가 없습니다. 우치다 님은 이 전쟁을 통해 세계가 어떻게 바뀌었다고 보십니까.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민국가의 저력’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냉전 이후, 국민국가는 그 역사적 역할을 끝내고서 서서히 소멸해간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경제의 글로벌화에 따라 국민국가는 기초적 정치 단위를 자임하기를 끝마치고, 세계는 다시 여러 제국으로 분할됩니다. 새뮤얼 헌팅턴은 (1996년)에서 앞으로 세계는 7개 내지 8개의 문명권으로 분할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많은 지식인이 거기에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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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 사건과 반유대주의 음모론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6. 1. 20:13
로만 폴란스키 감독 작품 (J’accuse, 2019)의 공식 팸플릿에 짧은 글을 싣게 되었다. 이 영화의 일본 배급 과정에서 필자가 자막 검수 작업을 통해 협력하였다. 곧 개봉하므로 부디 봐주셨으면 한다. 그 전에 우선 드레퓌스 사건이 어떠한 역사적 문맥 상에 위치하고 있는 역사적 사실인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설명해본다. 로만 폴란스키는 소년 시절 나치 점령 하의 폴란드와 프랑스에서 ‘유대인 사냥’과 조우하게 된다. 그는 살아남았지만, 모친은 아우슈비츠에서 희생당했다. 홀로코스트로 600만 명의 유대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정확한 사망자 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영화는 1895년 1월 5일에 있었던 드레퓌스 대위의 군적(軍籍) 박탈식 장면에서 시작한다. 이날 있었던 일로 인해, 50년에 걸친, 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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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퇴론』서문 —우리 공동체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5. 30. 22:40
이번에는 ‘후퇴’와 관련한 주제로, 제가 신뢰를 보내고 있는 저자 분들에게 기고를 부탁드렸고, 이 논집을 펴내게 되었습니다. 기고 의뢰문을 아래에 싣습니다. 읽어보시고 나면, 이 논집의 간행 의도를 이해하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치다 타츠루입니다. 쇼분샤의 안도 아키라 씨를 통해 저한테서 편지를 받으신 여러분은 ‘아아, 또 기고의뢰구나’ 하고 곧장 떠올리셨을 겁니다. 이번 기고의뢰는 ‘후퇴에 관하여’라는 주제입니다. 우선은 편집 취지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얼마 전, 나라 현립 대학 주최로 ‘후퇴학’을 둘러싼 심포지엄이 개최되었습니다. 주최자측을 대표하여 대학의 호리타 신고로 선생의 ‘지금 후퇴적 지성의 필요성을 묻는다’라는 발제에 이어서 저와 미즈노 가즈오 선생이 강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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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와 우에다 아키나리上田秋成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5. 25. 22:32
2017년 4월에 대만 담강대학(淡江大学)의 ‘무라카미 하루키 연구 센터’의 초청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계보와 구조’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전문은 뒷날 에 수록되었다. 며칠 전 어느 신문의 요청으로 영화 (2021)에 관한 인터뷰에 응했을 때, 이 영화의 주제도 ‘상처받아야만 했을 때 충분히 상처입지 않은 인간이 끌어안기를 거부한 부(負)의 감정은 악령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신문지상의 한계가 있어 설명이 부족하리라고 생각해, 블로그에 담강대학 강의록의 관련부분을 다시금 올려둔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을 쓴다는 행위에 대해 거의 배타적으로 ‘굴을 파고 드는’ 비유를 든다는 것은 방금 전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다른 비유도 이용합니다. 그것은 ‘이층 계단’ 혹은 ‘우물 바닥’에 내려간다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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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에 관하여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5. 14. 23:57
얼마 전에 젊은이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청년이라고는 하지만 필자보다 30세 정도 연하이므로 중견의 위치에 가깝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일본인들에게 가장 부족한 점은 무엇이 있겠습니까’ 하는 질문을 받았다. 조금 생각해본 뒤 ‘그건 용기 아닐까?’ 하고 답하였다. 말하고 나서 보니까 확실히 어렸을 적에 만화나 소설 같은 매체를 통해 ‘소년이여 용기를 가져라’ 하는 식의 주입식 교육을 받은 기억이 떠올랐다. “소년 탐정단 주제가” 역시 ‘우리는 늠름한 소년 탐정단 / 수정과 같은 확고한 용기’ 운운하는 대목으로 시작된다. 1950년대의 소년에게 요구되었던 자질은 무엇보다 용기였다. 용기라는 것은 고립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주위 사람들이 ‘틀리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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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관한 인터뷰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5. 13. 22:53
3월 31일에 어느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그것이 공개되었다. 원본을 올려둔다.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어디쯤에서 승부가 날 것이라고 보십니까? 상상조차 못하겠네요. 푸틴은 정말로 핵무기를 사용할지도 모르고요. 그렇게 되면 전혀 알 수 없습니다. — 굉장한 수렁에 빠진 것이군요. 질질 끌게 되면 러시아에게 불리합니다. 이미 러시아의 통치 기구는 상당히 위험한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제압 작전은 아마 이틀 정도로 끝낼 속전속결 작전이었을 텐데요, 사태는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것은 러시아의 정보 수집 능력, 분석력이 상당히 보잘것 없다는 얘기기도 하겠거니와, 아마 병력 그 자체도 전 세계가 생각했던 것보다 약화되어 있습니다. 어찌 됐든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 푸틴에게 플랜 B,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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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있어서의 산업적 메타포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5. 10. 22:36
후쿠시마 미즈호 씨와 온라인으로 대담하면서, ‘교육을 논할 때 사용되는 어휘는 그 시대를 대표하는 기간 산업 분야의 어휘에서 전용(專用)된다’는 말을 했다. 농업이 기간산업이었던 시대에는 교육이 농업 용어로 거론되고, 공업의 시대에는 공업 용어로 거론된다. 그리고 요즘 들어서는 교육이 금융 용어로 거론된다. 물론 무의식중에 행해지는 일이기는 하지만, 교육 제도를 설계하는 인간들은 자신들이 가진 한정된 어휘와 한정된 사고를 국민적으로 강요하는 일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모르고 있다고 본다. 스트리밍을 시청한 박동섭 선생이 이 논건과 관련해 정리된 글을 읽고 싶다고 요청하여, 지금 퇴고 중에 있는 소다 가즈히로 감독과의 대담집에서 해당 부분을 발췌하여 보냈다. 그것을 여기에 기록한다. 애시당초 대학에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