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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고이スゴイ 아베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11. 10. 20:33
아베 전 총리의 국장(國葬)과 관련해 여러 매체에 글을 썼다. 아래는 ‘신문 아카하타(赤旗)’로부터 요청받은 코멘트인데, 실리지 못하게 되었다. 기시다 현 총리가 ‘아베 전 총리만큼 나쁘지는 않았다’는 부분에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던 것 같다(아카하타는 일본공산당 기관지 - 옮긴이).
설마 하니 이렇게까지 국장에 대한 반대 여론이 비등할 것이라고는 기시다 수상이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법적 근거가 없고, 국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았으며, 결국 각의(閣議) 결정을 통해 마무리짓게 된 이 사태를 최종적으로 일본 국민은 잠자코 받아들인다. 아베 정권 8년 동안 아베 전 총리는 무엇인가를 증명해냈다. 기시다 총리는 그 ‘성공 체험’을 흉내냈을 따름이다.
아베 전 총리가 휘두른 강고한 권력은 어떤 종류의 순환 구조를 창조해냈다. 아무리 국민이 반대해도, 야당이 반대해도, 합리적 근거가 없어도, 그는 그가 하고자 하는 것을 의연하게 강행했다. 이렇게 되자 국민은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가능한 건 그만큼의 강대한 권력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추론했다. 그리고 ‘이렇게나 강대한 권력자에게 저항하는 것은 헛된 일이다’ 하고 포기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다시말해 ‘저렇게 권력이 센 것은 정말로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는 사람들의 착각이 그의 권력 기반이었던 것이다. 아주 그럴싸하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는 적절한 법적 절차를 무시한 점은 흉내낼 수 있었지만, 국민에게 깊은 무력감을 안겨줄 정도까지는 흉내낼 수 없었다. ‘잘만 하면 틈새가 있을지 모르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아베 전 총리를 베낄 것이었다면 철저하게 베꼈어야 했다. 이미 늦었지만 말이다.
(2022-09-22 08:36)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저서 <원숭이처럼 변해가는 세상>, <길거리에서 논하는 한일관계론> 등.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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