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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학의 연구력 하락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11. 13. 13:33
일본의 연구력 저하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국제적 영향력을 다루는 논문 순위에서 일본은 당초의 10위보다 12위로 더 하락했는데, 이는 스페인, 한국보다도 뒤처진 것이다. 일본 국내 대학의 학술적 영향력은 지난 사반세기 동안 오로지 하락을 거듭해왔다. 2018년 과학기술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지위는 저하되는 추세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인정하고 있으나, 그러고 나서 뭔가 효과적인 대책을 강구하지 않은 채 오늘날에 이르렀다. 논문 수, 과학기술 관련 예산, 박사과정 진학자 수, 해외 파견연구자 수 등, 여러 지표가 일본의 교육행정이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으나, 정부는 교육예산의 삭감을 그치지 않는다.
2015년에 대학교육법이 개정되어 대학교수회의 권한이 대폭 축소되었다. 대학은 학장, 이사장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주식회사적’ 하향식 조직이 되었다. 그에 따라 대학의 조직운영은 획기적으로 효율화되었어야 옳다. 아마 ‘효율화’되었을 것이다. 그저 인원을 줄이고, 예산을 깎으며, 단기적으로 성공할 것으로 보이는 연구계획에만 예산을 분배하는 ‘선택과 집중’이 실현되었기 때문이다. 허나 이 결과가 보여주는 것은 밑바닥을 모르는 연구력 추락이다. 교육개혁을 주도해온 사람들은 이 참혹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이는 수사적 의문문이므로 필자는 답을 알고 있다. 그것은 ‘개혁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은 100% 옳았을 터이나, 완고하고 고루한 현장의 교직원이 그 현실에 저항한 탓에 소기의 성과를 얻지 못했다. 따라서 더욱 하향식 권한을 강화하고, 현장으로부터 자기재량권을 박탈해야 마땅하다. 상부의 어젠다에 충실한 예스맨만을 중용하고, 반대하는 자는 배제한다면 일본의 연구력은 V자 회복한다. 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들이 정책결정의 요직에 머무는 한, 일본의 연구력 하락과 대학의 비민주화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2-10-04 15:17)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저서 <원숭이처럼 변해가는 세상>, <길거리에서 논하는 한일관계론> 등.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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