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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원통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6. 13. 14:12
5월에는 하구로에 찾아가서, 호시노 후미히로 센다쓰[先達]를 중심으로 우치야마 다카시 씨, 후지타 잇쇼 법사와 필자 이렇게 넷이서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로 6년째다. 야마부시[山伏]와 철학자, 운수승(雲水僧), 그리고 무도가가 한패를 이루니만큼, 언제나 엄청나게 이상한 이야기가 나온다. 올해 역시 이상한 이야기가 등장했다. 우리의 심포지엄에 앞서 태고의 달인[和太鼓] 하라다 요시코 씨의 신내림 의식이 있었다. 가만히 듣고 있으려니 큰북의 리듬과 호흡의 리듬이 딱 들어맞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필자가 맨 처음으로 발언하게 된 참이니만큼, 우선 이 큰북에 관하여 서두를 떼었다. 인간은 이런저런 도구를 자기 신체와 닮은 꼴로 창조해 낸다. 그렇지 않으면 다룰 수조차 없다. 팔이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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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독) 현실이 보잘것없는 만큼 . . . 티쿤 올람인용 2024. 6. 10. 16:48
부활절 기간에 바흐의 수난곡을 듣는 것은 우리나라(옛소련 또는 동구권 -인용)뿐만 아니라 세계 다른 곳에서도 하나의 관습이 되었다.요즘 사람들은 이 음악에 대단한 열정을 보이면서 격찬을 아끼지 않는다. 현실이 보잘것없는 만큼 그런 현실과 대조를 이루는 이 음악이 무척 필요한 모양이다.(스뱌토슬라프 리흐테르 1976년)나의 지도교수였던 르클럭 교수는 이 책의 저자인 로버트 피어시그와 너무도 닮은 사람이었다. 말하는 것, 생각하는 것, 어느 하나도 다를 것이 없던 분이 르클럭 교수였다. 심지어 피어시그의 사진을 보기만 해도 르클럭 교수의 모습이 떠오를 정도다. 그들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무엇일까. 피어시그의 주된 기술 공학적 관심사가 추측건대 모터사이클 관리였다면, 르클럭 교수의 주된 기술 공학적 관심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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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독) 법인은 천사를 많이 닮았다.인용 2024. 6. 10. 14:43
주식회사의 세계사: 신학적 관점 (…) ‘마르지 않는 금고’가 결코 바닥을 드러낼 수 없었던 것은 대출을 끊임없이 해주면서 이자를 받고 원금에는 손을 대지 않았던 까닭에 대출 자체가 사실상 위험이 전혀 없는 투자였기 때문이다. 그것이 핵심이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불교는 이슬람과 달리 오늘날 우리가 “법인”이라고 부르는 것과 매우 비슷한 조직을 낳았다. 아주 매력적인 법적 픽션을 통해 우리가 개인과 똑같은 존재로 생각하게 된 그 법인 말이다. 법인들은 법적으로 인간과 똑같지만, 불멸이며 결혼이나 출산, 노쇠, 죽음 같은 인간의 힘든 단계를 거칠 필요도 없다. 그것을 중세의 언어로 고쳐 옮기면, 법인은 천사를 많이 닮았다. 법적으로, 법인의 개념은 중세 성기 유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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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팸플릿) 카를마르크스 슈퍼스타인용 2024. 6. 7. 20:03
낡은 것이 죽어가는데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때 위기는 생겨난다. 이 공백기에 다양한 병적 징후가 나타난다. - 안토니오 그람시 그런데 소련만 과연 그랬을까요? 1970년대에 이미 산업화를 이룬, 비교적 안정된 제1,2세계 사회들을 보면 사실 "우경화"를 겪지 않은 사회는 거의 없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1970년대에 한 때에 1968년의 혁명 열정에 극좌파적 입장을 취한 일각의 신진 철학자 (베르나르 앙리 레비) 등이 보수화되어 "신흥 철학자"의 이름으로 신보수주의적 철학을 이끌게 됐습니다. 1980년대 이후 서구 학계를 석권하게 된 미셀 푸코 철학의 정치적 근저 중의 하나는 바로 "전통적" 마르크스주의나 사회주의에 대한 반감과 반발이었습니다. (…) 신자유주의 파산, 기후 참극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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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독) 꼭 맞춰 놓은 듯한 우리 사이인용 2024. 6. 5. 17:21
『논어(論語)』에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순하지 않다”고 했고, 또한 “이름이란 실상의 드러남(賓)이다”라고 했다. (…) 아아 양국이 ‘동(東)’자를 사용한 것이 부절(符節)과 같은데, 어찌 하늘이 일찍이 합방의 근본을 정하고 양국 인사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대동합방론』 66~69쪽. 늘 그렇듯이, 우리는 일상의 경제적 거래들이 어떤 식으로 일어났는지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하지만, 알고 있는 것만을 근거로 할 때, 작은 규모의 거래에도 주화가 쓰인 것은 대부분 이방인들과의 거래였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중국 현지의 가게 주인들과 상인들은 신용을 확장했다. 대부분의 회계는 부절(符節)이라는 막대기로 이뤄졌던 것 같다. 영국에서 사용된 것과 놀랄 정도로 비슷했다. 개암나무가 아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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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살아갈 고3 학생들에게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6. 3. 16:46
고등학생 입장에서 ‘인구 감소’라는 문자열을 접한다 해도, 확 와닿는 반응이 나올 것 같지는 않을 것 같네요. “출생률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마련이지요” 하는 범위 이상에 속하는 담론에 대한 상상이 안 갈지도 모릅니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 출생율은 72만 6천 명으로, 전년 대비 5.8% 감소했습니다. “아, 그래요?” 하고 말 그럴 숫자가 아닙니다. 정말 엄청난 숫자입니다. 이러한 추세로 출생률이 계속 줄어들면, 5년 후에 출생수는 51만 명이고, 10년 후에는 38만 명 됩니다. 나는 1950년에 태어났는데, 이때 출생수가 234만 명이었어요. 제 어렸을 적 시대의 학교 풍경이 지금과는 완전히 달랐을 거라는 건 여러분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겁니다. 인구가 줄어드는 일본. 이제 경제는 어떻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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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소식】 창가의 토토, ‘도모에 학원’을 다시 한 번취재 2024. 5. 30. 19:27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길비입니다. 이번에는 창가의 토토>로 인사드립니다. 저는 초등학생 때 처음 읽었습니다. 중학교 국어 시간 독서 목록에도 있어서 쪽지 시험을 쳤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요전번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보다가, 극장에서 다소 놀랐던 일이 있습니다. 당대 저희 조부모님이 겪으셨다는 어느 일화가, 영화 스크린에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었습니다. (이것은 비유적 수사가 아닙니다. 활자화되어 있습니다.) 눈물이 그치지 않더군요. 그랬구나, 그런 것이었구나, 하고요. 마치 열차가 궤도 위에 오른 것과 같아서, 지금까지의 제 성장 과정을 긍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조금은 알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지요. 철로에 분기점이 생겼습니다. 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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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건 어떤 겁니까?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5. 30. 14:49
어느 국회의원으로부터 만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정치 현안에 관한 이야기겠거니 하며 찾아갔다. 그런데 “선생님은 죽음이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정권 교체 가능성에 관한 여러 가설을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별안간’ 하는 질문을 받아서 놀랐기는 했다. 허나 ‘죽음’은 나 자신의 염두를 떠난 적이 없던 주제였으므로, 생각나는 바를 술회했다. 인간은 이런저런 방식으로 저마다 무언가를 앓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심각한 병이 ‘죽음’이다. 다른 동물 같았으면 ‘자기의 죽음’을 의식하지 못한다. 인간은 자신이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마음에 담아두고 살 수밖에 없다. 한 명 한 명 ‘내가 언젠가 죽는다’는 참기 힘든 사실을 완화시키려면, 저마다 꼭 이야기를 지어내야만 한다. ‘죽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