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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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것이 아닌 것 "학교 도서관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나" (1/5)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9. 20. 13:27
안녕하세요. 이번에 소개받고 자리에 서게 된 우치다 다쓰루라고 합니다. 여기서 이렇게 둘러보니까요, 여러분은 오히려 얼굴이 새하얗고, 강사 한 명만 얼굴이 새까맣게 타 놓고서는 여러분 앞에 서 있자니(웃음), 진심으로 송구스럽습니다. 제가 생각하기로 여러분은 거의 여름방학 내내 학교에 남아있어야 했던 바람에 놀러 다닐 여유가 없으셨겠습니다만, 저는 해수욕장에 다녀왔던 겁니다. 3일 동안 말이지요. 교토 부(府) 교단고(京丹後)라는 곳인데, 여기 좋더라구요. 저는 가이후칸(凱風館; 개풍관)이라는 아이키도(合気道; 합기도) 도장을 하고 있습니다. 가이후칸에서는 매년 여름마다 ‘바닷마을[海の家]’이라는 이벤트를 열고 있습니다. 여관을 한 동 전세내서 하는 겁니다. 10명 이상 묵으면 한 동을 통째로 내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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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에 관한 인터뷰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9. 1. 20:44
어느 교육 잡지와 입시(수험)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으므로, 채록한다. -- 현재의 교육이나 입시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입시는, 같은 학령인구 내부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을 '다른 사람보다 잘 할 수 있는' 경쟁입니다. 그런데, '경쟁'과 '배움'은 다른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경험상 말씀드리는 것은, 상대적인 우열을 아무리 치열하게 다툰다 해도, 그에 따라 집단 전체의 지적인 퍼포먼스가 향상되는 일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경쟁을 강화하면 개인적으로는 힘을 키우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집단은 전체적으로 약해집니다. 저와 관련이 있었던 프랑스 문학 연구의 세계에서도, 취업하기가 어려워지고 나서부터는, 입시와 마찬가지로, 연구자들 사이에서 우열을 다투게 되었습니다. 한정된 전임교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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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영감님, 왜 이런 영화를 만드셨어요?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8. 29. 17:07
저자 소개 :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저서 , , 등. 필자는 미야자키 하야오 영화의 꽤나 열렬한 팬이다. 이제까지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에 대한 영화평을 몇 가지 써 왔다. 미야자키의 작품을 보고 난 뒤에는, 언제나 말하고 싶은 게 용솟음치는지라, 말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는 것이다. 이번 에 대해서도, 무언가를 말하지 않고서는 못 배긴다는 점에 변함은 없지만, 그것은 여태처럼 자신이 보았던 영화에 대해 말함으로써 '한층 깊은 유열(愉悅)'을 끌어내기 위함이 아니다. '이 작품은 도대체 어떠한 작품인가'를 무언가 말로 해보지 않으면, 자신이 무엇을 보았는가를 잘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까지의 미야자키 작품이라면, 이야기는 완결되고, 마지막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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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바비 Barbie 랜드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8. 28. 11:24
화제의 영화 (2023)를 보고 왔다. '화제' 라곤 해도, 인터넷 상에서만 그렇다는 것이지, 아직 일반 매체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 '바비 인형' 할 때의 그 바비 이야기다. 판타스틱한 꿈속 나라 이야기라고 여길 사람이 간혹 있을 게다(필자도 예고편을 봤을 땐 그랬다). 한데 엔터테인먼트 영화라는 겉모습과는 정 반대로, 실제로는 이게 미국의 젠더 구조를 예리하게 고찰해 낸 작품이었단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시간의 흐름이 멈춘 '바비 랜드'에서 주민들은 만고불변한 자신들의 성역할에 안거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바비 한 명에게 위기의 조짐이 나타난다. 바비 랜드의 평온을 되찾기 위해, 바비는 '현실 세계'로의 여행을 떠난다. 허나, 여행에 따라왔던 보이프렌드 인형 '켄'은 현실사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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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공대의 무념에 겹쳐지는 눈물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3. 8. 25. 17:20
학생 시위 특공의 무념 거듭 눈물 무직 가토 아츠미 (교토 86세) 안보법안이 중의원을 통과하여, 견딜 수 없는 마음이 든다. 허나, 학생분들이 반대 시위를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특공대가 되고자 한 전(前) '요카렌(해군 비행 예과 연습생)'이었던 필자는,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 몸의 심지로부터 타오르는 열기로 하여, 눈물이 끓어오르는 것만 같았다. 어-이, 특공으로 목숨을 잃은 선배, 동기들. "이제야 우리는 오늘에 살아 돌아왔다네" 하고 흐느끼며 목 놓아 부르짖었다. 야마구치 현 호후(防府) 통신학교에서, 특공대 기체가 적 군함에 돌진하며 부딛혀갈 때의 '돌입 신호음'을 감청하면서 몇 번이고 들었다. 선배 '요카렌'의 마지막 절규. 인간어뢰 '가이텐' 특공대원이 되었던 '요카렌'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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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대지진 100년, 조선인 학살을 생각한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8. 24. 20:13
지로부터 제목과 같은 주제로 인터뷰에 응했으므로, 채록한다. - 올해는 조선인 학살 100년에 접어드는 시점입니다. 우치다 님은 이 역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계십니까. 조선인 학살은 '우리나라 역사의 어두운 면'입니다. 관동대지진으로 인한 지진과 화재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살아남았던 사람들도 패닉 상태였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고 있다' '불을 지르고 있다' 등의 유언비어가 난무했습니다. 그리고, 자경단을 조직했던 사람들이 조선인과 중국인, 일본인(사회주의 세력을 이름 - 옮긴이)에게 몰려들어 도검과 죽창으로 살해했습니다. 혼란한 가운데 일어난 일이므로 정확한 희생자 수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천 명에서 수천 명에 달할 것이라고들 합니다. 어째서 이렇게 잔인한 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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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여 마르크스를 읽자: 자본론 편> 한국어판을 위한 서문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8. 10. 10:04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치다 다쓰루입니다. 시리즈의 최종권, 편의 한국어판을 손에 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이 책 는 마르크스의 주요 저서를 중학생과 고등학생 독자에게 해설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부터 시작해, 번외편 을 포함하면 총 5권으로 이루어진 저희 시리즈는, 이 책 으로 완결됩니다.이렇게 써 놓으면, '어, 나는 중고등학생이 아닌데... 이 책이 상정하고 있는 독자가 아니면 어쩌지' 라고 생각했던 분이 계실 겁니다. 괜찮습니다. 이 책은 '마르크스를 아직 제대로 읽지는 않았지만, 언제 한번 읽어야겠는데' 라는 생각만 있지 이제나저제나 아직 그 기회가 찾아오지 않은 분을 위한 책입니다. 연령 같은 것과는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한편으로는, 한 가지 더 주의하실 사항이 있습니다. 그건, 이 책을 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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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기시 료코 선생의 만화는 어째서 이렇게 무서운가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8. 5. 14:00
야마기시 료코 선생이 그리는 ‘무서운 이야기’는 정말로 무섭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섭다. 어째서 이렇게 무서운 이야기를 그릴 수 있는 것일까. 필자의 가설은, 야마기시 선생은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는 공포의 ‘악령[種]’을 만화로 표현함으로써 ‘퇴마 의식을 행하는 것[祓っている]’이다. ‘퇴마[お祓い]’인 것이므로, 대충 해서는 안 된다. 가장 무서운 곳을 무심코 ‘미처 퇴마하지 않’는다면, 그로 인해 공포가 머리를 다시 쳐들지도 모른다. 고름은 째어내야만 한다. 따라서, 철저하게 무서운 이야기, 이것 이상으로 무서운 이야기는 세상에 없다 하는 정도의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을 야마기시 선생은 몸소 사명감을 갖고 수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에는 무수한 공포담이 있지만, 어떠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