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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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는 반드시 사서가 필요하다 "학교 도서관" 질문세션 (1/3)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0. 12. 19:10
(가장 많았던 질문이 ‘게이트 키퍼’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사서의 구체적인 자질 차원의 문제인데요, 게이트 키퍼론을 현실 문제로 받아들이자면 어떠한 업무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인가, 이상론과 현실론이 양립할 수 있는가. 말하자면 게이트 키퍼 역할을 맡고 있는 도서관이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실질적 영향을 끼칠 수 있겠느냐 하는 질문입니다. 또한 시대 흐름에 따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의 균형도 문제입니다. 최근 교육 당국이 다급히 현장에 주문하고 있는 게 정보통신 친화적 환경입니다만, 이게 과연 말하자면 ‘주술적 효과’와 나란히 갈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지신 사서분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사서 교사단을 유심히 살펴보면 무척이나 미스테리감 넘치는 선배들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이 강연을 들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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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환상의 파시즘 - 무라카미 류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0. 12. 13:31
무라카미 류의 초창기 걸작 을 최근에 다시 읽어보았다. 1984년부터 86년까지 잡지에 연재된 소설이었으므로, 40년 전쯤 당시 시점에서의 ‘가까운 일본의 미래’가 묘사되어 있다. 작가의 상상이 빗나간 면도 있지만, 소름이 끼칠 정도로 적중한 부분도 있다. 다국적 산업이 전 세계의 정치와 경제를 지배하고, 일본이 미국의 속국으로서 그 엄청난 수탈의 대상이 되며, 통화정책의 실책으로 중소기업이 속속 파산하고, 거리에는 실업자로 가득하며, 사회적 불안이 한계에 이를 정도로 치솟는 등의 암울한 미래상을 그린 이 소설은 마치 며칠 전에 쓰여진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필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점은, 언론으로부터 ‘파시스트’로 불리며 미국을 상대로 싸움을 거는 주인공 스즈하라 토우지의 사상이, 현대에 불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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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국의 마녀들이여, 단결하라 "학교 도서관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나" (5/5)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0. 10. 16:31
첫머리에서 제가 방문했다고 말씀드린 교토부 단고(丹後) 반도 지역에는, 거주 인구가 단 2명 밖에 없는 초(超) 한계 촌락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수십 명이 살았던 마을이었는데 지금은 80세가 넘은 할머니가 두 분 머물고 있을 뿐입니다. 그곳에 재래식으로 세워진 빈집을 개보수하여 머물고자 하는 저희 가이후칸 문인이 있습니다. 문인 부부가 뚝딱뚝딱 빈집을 수리하고 있는 와중에 할머니들이 다가와서는 ‘자네들, 여기서 살 셈인가’ 하고 말을 걸었다고 합니다. ‘고쳐 놓고 나서 주말에만 텃밭을 가꾸러 오려구요’ 했더니 ‘그것도 좋은데 이 근처에 공민관*이 있거든. 자네들이 그 공민관을 우선 돌봐주게나’라는 말을 그들 부부는 들었습니다. ー (* 옮긴이: 공민관은 1947년 7월 테라나카라는 문부성사회교육과장의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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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말만 계속 하는 이유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0. 7. 15:32
여러분, 이 책 을 끝까지 읽어주신 점, 감사합니다. 읽고 나니 어떠셨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썩 재밌는 내용이 많다고 느꼈지만, 이와 동시에 ‘똑같은 이야기’가 너무 많다는 점을 제 자신 교정지를 다 읽고서 실감했습니다. 이 책 안에서도 똑같은 말이 반복되기도 하거니와, 심지어는 제 명의로 나온 다른 저서에 쓰여져 있는 내용이 이 책에서도 심심찮게 나오는 겁니다. “근데 이 꼭지는 에서 읽었는데 말야”, “전에 시라이 씨와의 대담집에서 봤는데 말야”같은 말을 독자에게 들어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이게 학술 논문이었다면 ‘중복 게재’에 해당됩니다. 금기 사항입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 책은 연구수업 내용에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일 수강생들이 발표한 내용을 갖고서 그 자리에서 제가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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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교육론 "학교 도서관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나" (4/5)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0. 7. 13:15
아까도 대기실에서 짧게 말씀을 나누었는데요, 하시모토 도오루가 오사카 부(府)지사*가 되고 나서, 도서관에 대한 그의 탄압이 시작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상 그는 우선 공무원 영역, 그 다음에는 교육과 의료, 그리고 분라쿠 같은 전통 문화 유산을 핀포인트로 겨냥해 망가뜨렸지요. 이런 분야 선별 작업은, 어떤 의미에서 매우 정확했습니다. 그가 노렸던 것은 전부 ‘다른 세계로 통하는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세계로 통하는 길’은 뭐가 되었든 전부 가로막습니다. 결국 사람들이 원하는 건 돈과 욕정이라는 거죠. 권력과 재력을 모든 인간이 바라고 있는 거니까, 그것 말고는 이 세상에 존재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그런 가공할 만한 천박하고 격렬한 세상 안에 모든 사람을 가둬버렸습니다. 하시모토 도오루의 이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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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정전협정의 조건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0. 5. 16:31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정전(停戰)이 될 가능성 여부에 대한 질문을 모 언론으로부터 받았다. 필자는 국제 정치에 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다. 필자의 의견은 ‘이발소 정치평론’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상관 없다는 조건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을 썼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의 ‘국토 회복’은 러시아 입장에서의 ‘국토 상실’임으로 두 나라는 제로섬 게임 하에서 싸우고 있다. 전력은 서로 비등하므로 어떤 나라가 압도적 승리를 거두고 끝나는 일은 현재 시점에서 일어나지 않을 듯하다. 러시아는 헌법상 영토 할양(割讓)을 인정치 않으므로 러시아 측에게 ‘정전에 이르는 영토적 양보’라는 외교 카드는 없다. 푸틴에게는 군사적 승리 말고는 자신이 벌인 ‘특별 군사 작전’의 출구가 없다. 영토적 기득권을 잃는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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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내고 욕 먹기 "학교 도서관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나" (3/5)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0. 5. 14:59
저는 도서관 관계자분들과 만날 기회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말씀을 들어보면, 행정 당국이 ‘이용자 수를 늘려라’ 라든가 ‘열람 회수가 적은 책은 버려라’ 등 도서관 측에 이런저런 압력을 가한다고 합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인데요, 도서관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많지 않은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이 가득하고 너저분한 도서관이 이상적이라고는 아예 생각하지 않습니다. 도서관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없는 장소입니다. 에서도, 확실히 뉴욕 시립 도서관인지 어딘지에서 키아누 리브스와 킬러가 격투를 벌이는 장면이 있었지요. 서가 사이에서 싸우는 것입니다. 하지만 몇 분 씩 치고받고 칼로 찌르고 하는데 그 사이에 개미 하나 얼씬하지 않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엄청난 소란입니다. 어머, 서가에 깔리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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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가 있습니다 "학교 도서관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나" (2/5)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9. 26. 12:24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가 있습니다. 그는 자기 자신을 ‘특수한 기능인’으로 일컫습니다. 어떤 기능을 갖고 있냐 하면, 평범한 사람들은, 지하 1층까지밖에는 접근하지 못하지만, 자신은 지하 2층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하 2층에 내려가면 거기에는 태고적부터 연면히 흐르는, 지금도 온 세상에 펼쳐져 있는 ‘수맥’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수중에 가지고 있는 도구로 무언가 여남은이나마 건져서는 갖고 올라옵니다. 지하 2층은 인간이 오래 있기에 위험한 곳이므로, 일을 보고 난 뒤에는 재빨리 현실 세계로 돌아오는데, 그렇게 지하 2층에서 경험했던 것을 서사의 형식으로 이야기해오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있다고 말합니다. 다만, 이 작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이러한 분야의 기능을 습득한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