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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학술회의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일본정부의 법개정 방침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합니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 22. 20:20
내각부는 12월 6일, 일본학술회의와의 협의를 이행하지 않은 채 ‘일본 학술회의의 향후 거취에 대한 방침’을 공표했습니다. 방침에 따르면 “정부 등과 문제 의식 및 시간축을 공유”하고, 회원 선발에 대한 “제 3자의 참여”를 행하며, “내각 총리대신에 의한 임명이 적정하고도 원활하게 행해질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한다고 명기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내각부의 방침은 카지타 타카아키 일본학술회의 회장 담화,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도쿄신문의 사설, 또한 일본학술회의의 ‘성명’(12월 21일)에 언급된 바와 같이, 일본학술회의의 독립성과 학문의 자유를 현저히 침해하는 것입니다. 더욱이 12월 8일 그리고 12월 21일의 일본학술회의 총회에서의 내각부 사사카와 타케시 종합정책추진실장의 설명에 의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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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가 다케히코 <우울한 정신과 의사, 점술에 의지하다> 해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 22. 18:45
카스가 선생이 이렇게 깊은 걱정을 품고 있는 분인지는 몰랐다. 항상 밝게 웃는 ‘명랑한 사람’ 인 줄로만 알았다. 십수년 전에 처음으로 대담을 하고 나서 이제까지 카스가 선생과 만났던 모든 장면을 떠올려 봐도, 웃는 얼굴밖에는 기억에 없다. 사람이란 알 수 없는 존재이다. 하지만 카스가 선생은 이렇게까지 염려를 안고 있으면서도, 정신과 의사로서 프로의 일을 수행하고 있고, 몇 권의 저작을 발표했으며, 필자의 친구인 히라카와 카츠미 군에 의하면 ‘걸출한 현대 시인’ 이기도 하다. 범인이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대단한 사람도 “불안감이나 부전감(不全感), 방황ー그렇게 칠흑같으면서도 불투명한 것”이 마음 속에 펼쳐지게 되면 ‘견디기 힘든 기분’이 되는 것이다. 과연 그렇게 되는 것인가, 솔직히, 필자로서는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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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의 독창성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 21. 17:45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한 영화 와 관련해 ‘이 영화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라는 인터뷰를 받았다. 이미 여러번 말했지만, 이 영화의 뛰어난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는 점은, 체호프의 를 다국어(일본어, 한국어, 중국어, 수화 등)로 상연하는 무대의 연습을 축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설정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원작에서도 주인공 배우 가후쿠가 의 대사를 차 안에서 카오디오로 들으며 연습하는 장면이 있는데, 연습 장면과 결과인 무대를 집중 조명한 점이 이 영화의 독창성이다. 하는 설정에는 독특한 리얼리티가 생겨난다. 그렇다 함은 연기력이 부족한 연기자가 명배우를 연기하는 것은 원리적으로 불가능하기도 하거니와, 도리어 연기를 잘하는 연기자가 자칫 발 연기를 연기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그렇게 된다면 ‘명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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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와 <스가타 산시로>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 19. 20:36
젊은이들로부터 가끔 ‘고민 상담’ 이메일이 온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답장하고 있다. 저번에는 영화 와 불교 사상의 관계를 자유 연구 과제로 하고 있는 대학교 1학년생으로부터 문의가 도착했다. 에 나오는 사제관계는 일본 무도(武道)의 사제관계와 통하는 것입니까 하는 질문이었다. 필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시다시피 조지 루카스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엄청난 팬으로서, 구로사와를 향한 오마주가 여기저기에 아로새겨져 있습니다. 에서의 중심적인 사제관계는 루크 스카이워커와 요다, 오비완 케노비와 아나킨 스카이워커 이렇게 두 쌍입니다. 아마 오리지널은 구로사와의 일겁니다. 야노 소고로와 스가타 산시로의 관계가 루크와 요다이고, 무라이 한스케와 히가키 겐노스케의 관계가 아나킨과 오비완에 투영되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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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Voice를 발견하기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 18. 21:06
가이후칸에서는 ‘데라코야 세미나’라는 것을 하고 있다. 필자가 교수 시절 주관했던 사회인 대상 평생교육 연구 수업의 후신인데, 매주 한 번 합기도 도장 바닥에 앉아서 연구 수업을 열고 있다. 코로나 이후로는 온라인으로도 수강 가능하게 되었는데, 이번 학기에는 드물게도 40명 가까운 인원이 도장을 찾아왔다. 매 기수마다 연구수업 첫날에는 필자가 ‘이 세미나는 왜 열리는가’를 제언한다. 내용은 매년 다르다. 올해는 ‘자신의 보이스’를 꼽았다. 필자가 수강생들에게 연구수업 발표를 시키는 것은 공부시키는 게 주된 목적이 아니다. 고등학생 숙제까지라면 해당되겠다. ‘이렇게나 많은 책을 읽었다. 자료를 조사했다’는 성과를 제시하면, 교사는 그것을 평가해줄 터이다. 그러나 필자의 연구수업은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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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 러닝을 권함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 14. 07:41
학교 교육에 대한 인터뷰를 받을 때는 대체로 가르치는 입장에서 얘기를 하게 되는데, 요전번에는 드물게도 ‘어떤 식으로 공부해 오셨습니까?’ 라는 질문을 받았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필자는 어렸을 때부터 정말로 ‘공부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누군가에게 배움을 청하는 일이 되게 좋았다. 그렇게 말하면 인터뷰어는 수상쩍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렇게 말하는 학자는 거의 없습니다’라고 한다. 하지만, 애초에 배우는 게 삼시세끼 밥보다도 좋은 사람이 학자가 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왜 수상쩍다는 표정을 짓는 것인가. 필자는 전문가가 하는 얘기를 굉장히 좋아한다. 어느 분야든 상관 없다. 잘 모르는 분야일수록 호기심이 항진(亢進)한다. 전에 제자의 결혼식 옆자리에 앉은 신사로부터 귀금속 업계의 현황에 대해 3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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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가 되면 읽어야 할 책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 12. 22:04
어렸을 적에는 ‘자신이 태어났던 이전 시대’가 단순히 막연한 시간의 지평선에 지나지 않았다. 쇼와 전반기, 다이쇼, 메이지, 막부 말기도 하나같이 ‘옛날’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여 있었다. 그러던 것이 나이가 들면서 점점 ‘옛날’이 차별화되게 되었다. 자신이 태어나기 직전과, 생년의 50년 전, 생년의 100년 전의 차이가 피부 감각적으로 느껴지게 되었다. ‘옛날’의 해상도가 올라가는 것이다. 그에 따라 개인적인 법칙을 하나 떠올려냈다. 개인의 감상이므로 일반성을 요구하고 싶지는 않거니와, 말하자면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대한 상상력의 지평은 실제 연령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해하기 힘든 말이라 미안하다. 요는 ‘10세 아동은 자신이 태어나기 10년 전까지, 20세 성인은 자신이 태어나기 2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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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뒤의 세상 - ‘후퇴’에서 찾은 생존법』 머리말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 11. 22:14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치다 타츠루입니다. 이번에는 ‘후퇴’와 관련한 주제로, 제가 신뢰를 보내고 있는 저자 분들에게 기고를 부탁드렸고, 이 논집을 펴내게 되었습니다. 기고 의뢰문을 아래에 싣습니다. 읽어보시고 나면, 이 논집의 간행 의도를 이해하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치다 타츠루입니다. 쇼분샤의 안도 아키라 씨를 통해 저한테서 편지를 받으신 여러분은 ‘아아, 또 기고의뢰구나’ 하고 곧장 떠올리셨을 겁니다. 이번 기고의뢰는 ‘후퇴에 관하여’라는 주제입니다. 우선은 편집 취지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얼마 전, 나라 현립 대학 주최로 ‘후퇴학’을 둘러싼 심포지엄이 개최되었습니다. 주최자측을 대표하여 대학의 호리타 신고로 선생의 ‘지금 후퇴적 지성의 필요성을 묻는다’라는 발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