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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저출산은 일본보다 심각”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 11. 21:48
얼마 전, 한국 부산대로부터 ‘지방 소멸 위기 시대에 인문지가 갖는 역할’이라는 강연 주제를 수락하여 온라인으로 강연했다. 한국도 일본에 이어 급격한 인구 감소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지방의 인구 감소가 심각해서, 인구는 서울 한 곳에 집중되고 있다. ‘지방 소멸 위기’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런 질문을 받아도 필자에게 묘안이 있을 턱이 없다. 다만, 이는 일본과 한국 뿐만이 아니고, 동아시아 선진국에 공통되는 문제라는 점을 이야기했다. 한국의 합계 특수 출생률은 0.84다. 고령화가 많이 진행된 일본조차 1.34인 것이므로, 그 심각함을 알 수 있다. 100년 후 한국의 인구는 중위 추계로 60% 감소. 현재 5200만 명의 인구가 2000만 명으로 줄어들 예측이다. 그런데, 예전에 만났던 한국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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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조의 정치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 10. 20:56
어느 일간지로부터 설날에 실을 ‘사고 정지하고 있는 중고년 샐러리맨에게 일갈’ 이라는 제하의 원고 청탁을 받았다. 중고년 샐러리맨을 주된 고객층으로 하는 매체이므로 독자에게 시비를 거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그래도 상관 없다고 기자는 말한다. 단카이 세대(일본의 1947~1949년 생 - 옮긴이)까지는 정년까지 재직하고, 퇴직금을 모조리 받으며, 유유자적한 노후 생활 설계를 노려볼 수 있으나, 현역 세대는 이제 그런 달콤한 꿈을 꿀 수 없다. 코로나로 소멸 위기에 처한 업계도 있다. 취업 형태도 상당히 바뀌었다. AI의 보급에 의한 고용 상실 또한 임박해 있다. 인구 감소에 따른 사회의 변화에 대해서도 예측이 어렵다. 앞으로 50세를 넘겨서 실직하는 경우, 그리 간단히 재취업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볼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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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국 민주주의론> 에필로그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 9. 20:32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치다 타츠루입니다. 시라이 사토시 씨와의 대담집 은 2016년에 도요 경제신보사에서 간행된 것인데요, 이번에는 아사히신문 출판부에서 문고본으로 내게 되었습니다. 6년 전에 일본의 정치 현실에 대해 논한 책이 지금까지도 리더블(readable)하다는 평가를 듣게 된 것을 참으로 기쁘게 여깁니다. 대체로 정치와 시국에 대해 쓴 책의 유통기한은 길어도 거의 1년 정도입니다. 그런 책의 많은 수는 ‘세상 사람은 모르지만, 진상은 이런 것이다’라는 ‘정보통과 초보의 정보수집력의 수위차’가 주된 판매 요소가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수위차’는 그다지 지속되지 않습니다. 그렇다 함은, ‘진상은 이러한 것이다’ 라는 것을 공개함으로써 ‘세상 사람은 모르지만’ 이라는 전제가 무너지고 말기 때문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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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t Buy Me Love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 6. 20:22
‘토착의 지’를 내걸고 활동하고 있는 아오키 신페이 군과 오랜만에 실제 사람들을 모아놓고 대면으로 대담을 하였다. 아오키 군의 근간(近刊) 를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아오키 군은 십수년 전 필자가 주최하는 대학원 연구수업에 다녔던 청강생 청년이었다. 지중해 고대사를 전문으로 하는 연구자였는데, 도시에서의 생활에 지쳐 파트너인 아오키 미아코 씨와 함께 나라 현 히가시요시노라는 산속 마을로 이주했다. 그곳에서 집을 빌려 자택을 ‘사설 도서관’으로 개방하고, 현지에서 장애인 취업 지원을 하며, 히가시요시노를 거점으로 학술 활동을 해오고 있다. 직감에 따른 경우에는, 우선 행위가 있고, 나중에 ‘어째서 내가 이런 일을 했는가?’ 하고 자문하게 된다. 하지만 애초에 직감적인 움직임이므로, 이유는 하나가 아니다.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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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인들의 고민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 5. 20:33
3년 만에 강의 여행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입국 수속이 상당히 번거로워지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한국 벗들과 해후할 수 있었다. 2박 3일 동안 두 도시에서 강연하는 하드한 스케줄이었는데, 이번에는 서울에서 인터뷰를 가진 후, 신문 기자들과의 간담회 이벤트가 있었다. 식사를 하면서 젊은 여성 기자들 여섯 명과 한국 언론의 현황과 관련해 얘기했다. 어느샌가 그 자리는 기자들의 이런저런 질문에 필자가 답하는 ‘신상 상담’ 시간이 되어버렸다. 모든 질문이 흥미로웠다. 양국의 언론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본질적으로 같은 것임을 느꼈다. ‘문해력이 낮은 독자도 알아먹을 수 있도록 쓰라’고 선배 기자로부터 지시가 내려오고, 그러면 갈수록 기사가 부박해지는데 이를 어쩌면 좋겠느냐 하는 것이 첫 질문이었다. 똑같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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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세상에 대해 생각하다> 단행본 에필로그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 4. 21:16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우치다 타츠루입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이 책은 여러 매체에 썼던 에세이의 컴필레이션본입니다. 에 몇 년 전부터 비정기적으로 장문을 기고했고, 그렇게 쌓인 글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른 신문이나 잡지에 실리고 난 뒤 그대로 하드디스크 구석에 잠들고 있던 것들도 함께 모아 책을 완성했습니다. 머리로부터 직접 나온 글부터 인터뷰를 첨삭한 글들까지 혼재되어 있는 탓에 문체나 터치가 각기 달라, 통일감을 결여하고 있는 아쉬움은 있지만, 뭐 그냥 기분전환하는 셈으로 읽힐 수 있을지나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단행본으로 펴내면서 교정지를 통독해봤는데 ‘음, 암울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사적인 주제를 쓰면서 왜 암울해지는 걸까요. 제가 쓴 다른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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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직전 (이 가장 어둡기 마련) > 에필로그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12. 31. 11:21
여러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읽고서 어떤 느낌이 드셨습니까. 저는 교정지를 통독해보니 ‘비관적인 이야기가 많지만, 그렇게까지 마음이 어두워지지도 않는다’는 인상을 가졌습니다. 자신이 쓴 글을 갖다가 ‘인상을 가졌습니다’라고 태연하게 말하는 것도 좀 뭣합니다만. 일본의 현상이 상당히 비참한 것은 틀림없습니다. 국제 사회에서의 영향력, 경제력, 문화력 모두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어떠한 지표를 살펴보더라도 명백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시스템의 전면적인 괴사(壞死)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는 느낌이 듭니다. 백주 대낮에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상당히 비참한 상황입니다만, 그 이면에서는 새로운 활동이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역사는 ‘다음 단계’에 돌입해있습니다. 그럼에도 신수 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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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미중론(美中論)> 서문: 곤란한 문제를 다루는 곤란한 방법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12. 29. 21:43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치다 타츠루입니다. 이번에는 미중론입니다. 제가 주관하고 있는 ‘가이후칸 야학 연구수업(원제: 凱風館寺子屋ゼミ - 옮긴이)’에서 얼마 전 1년간 ‘미국과 중국’을 테마로 다룬 연구 수업을 했고, 그때 제가 한 발언을 활자화해 대폭 가필한 책입니다. 연구 수업에서는 매번 수강생 한 명이 강연 주제를 골라 발표합니다. 그에 대해 제가 30분 정도 코멘트를 하고 나면, 다같이 토론을 합니다. 이러한 형식은 20년 전의 대학원 시절 연구 수업과 바뀐 게 없습니다. 제가 2011년에 대학에서 퇴직하고 나서, 연구 수업 개최장소가 대학교 강의실에서 합기도 도장으로 옮겨왔을 뿐, 화요일 다섯 시라는 개최 시간은 그대로입니다. 참가하는 수강생은 많이 바뀌었는데, 그럼에도 ‘하산’할 때까지 평균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