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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저출산은 일본보다 심각”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 11. 21:48

    얼마 전, 한국 부산대로부터 ‘지방 소멸 위기 시대에 인문지가 갖는 역할’이라는 강연 주제를 수락하여 온라인으로 강연했다. 한국도 일본에 이어 급격한 인구 감소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지방의 인구 감소가 심각해서, 인구는 서울 한 곳에 집중되고 있다. ‘지방 소멸 위기’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런 질문을 받아도 필자에게 묘안이 있을 턱이 없다. 다만, 이는 일본과 한국 뿐만이 아니고, 동아시아 선진국에 공통되는 문제라는 점을 이야기했다.

     

    한국의 합계 특수 출생률은 0.84다. 고령화가 많이 진행된 일본조차 1.34인 것이므로, 그 심각함을 알 수 있다. 100년 후 한국의 인구는 중위 추계로 60% 감소. 현재 5200만 명의 인구가 2000만 명으로 줄어들 예측이다.

     

    그런데, 예전에 만났던 한국의 외교관은 ‘인구 감소에 관한 한국 사회의 위기감은 비교적 희박’하다고 알려주었다. 이유를 물으니 ‘<북>을 보완재로 삼고 있어서’ 라고 답해 주었다.

     

    남북 통일이 언제 이루어질지는 모르나, 경제 교류는 어떻든 시작된다. 남은 북에 투자하고, 북은 남에 인력을 파송한다. 이북에는 2500만 명의 ‘동포’가 있다. 그들을 노동력으로 맞이하고, 시장으로써 확보하면, 인구 감소의 충격은 상당히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런 사고 방식도 있구나 했다.

     

    똑같이 저출산 고령화에 직면해 있는 대만은 어떨까. 홍콩에서의 민주화 탄압이 시작되었을 때, 영국은 홍콩 시민에게 영국 시민권을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대만도 홍콩 시민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단지, 수용 가능 대상은 현재로서는 해외 유학 경험자나 비즈니스 경험자 등으로 한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여차하면 이웃에 750만 명의 ‘동포’가 있다. 이런 점에서는 북의 동포를 기대주로 삼고 있는 한국의 감각과도 비슷할지 모른다.

     

    중국은 2027년부터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맞는다. 14억이라는 크기가 있으니만큼 곧장 인력이 부족해지거나 시장이 축소될 리스크는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조치가 필요하다. 아마도 ‘일대 일로’ 관련국과 아프리카 제국(諸國)을 ‘대타로 삼을 것’이라고 필자는 본다.

     

    아프리카는 앞으로도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예외적인 지역이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아프리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정치적・경제적 세력권을 짜고 있다. 이미 61개의 공자 학원을 전개하여, 중국어와 중국 문화 교육을 행하고, 장차 고국에서 엘리트가 될 만한 젊은이에게 윤택한 장학금과 유학 제도를 제공하는 등, ‘친중파’ 무리 형성을 위해 열심히 작업하고 있다. 훗날 아프리카를 중국 기업의 제조 거점 그리고 상품 판로로 육성함으로써 중국은 인구 감소에 대처할 셈이리라.

     

    한국은 이북을, 대만은 홍콩을, 중국은 아프리카를 각자 인구 공급처로 삼고 있다.

     

    눈을 돌려 일본의 경우는 어떨까.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인구가 많고, 연령이 젊은 국가로부터 이민 노동자를 보완재로 삼을 것이지만, 과연 그들은 일본을 선택할 것인가. 임금 수준에서는 언젠가 중국이나 한국에 처질 것이다. 일본이 이민을 불러들이고 싶다면 시민적 자유를 보장할 것, 인종이나 언어, 종교가 다른 사람들과 공생할 수 있는 ‘환대의 문화’를 가짐으로써만 그렇게 할 수 있다. 허나, 현재 일본 사회는 그와는 정 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2022년 2월 24일) 

     

     

    (2022-12-29 12:43)

     

     

    저자 소개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저서 <원숭이처럼 변해가는 세상>, <길거리에서 논하는 한일관계론> 등.

     

    출처: 우치다 타츠루의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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