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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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화의 교육론> 서문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9. 23. 07:00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치다 타츠루입니다. 은 교육에 대한 강연록입니다. 2020년 여름부터 2021년 3월까지 세 번에 걸쳐 행해졌던 강연을 서적화했습니다. 일본 각지로 찾아가, 현지의 학교 선생님들 앞에서 제가 강연을 하면서 선생님들과 대화한다는 기획이었습니다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강연이 어려워져 전국 투어 계획은 방기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신 3번 전부 고베에 위치한 개풍관(제가 주재하고 있는 도장 및 학원)에서 행해졌습니다. 10명에서 15명 정도의 청중이 와주셔서 그분들 앞에서 제가 2시간 정도 얘기를 하고, 그러고 나서 질의응답을 하는 식입니다. 적은 수였습니다만 아무튼 ‘사람에게 말을 한다’는 형식은 갖출 수 있었습니다. 청강자의 모집, 장소 세팅, 녹음, 문자화 등은 도요칸 출판사의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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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지를 되찾자: 여자는 출산, 남자는 무도 (下)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1. 8. 8. 07:56
(계속) ●적의를 훌훌 흘려보내다 우치다 기모노는 앞으로 자신이 움직일 거리, 그 사이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움직일까를 양복보다도 훨씬 많이 가르쳐주는 게 아니겠어요. 그럴 적에 옷깃이 걸리면 안 되니 소맷자락을 조심스레 움직이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하니까 말이예요. 옛날 사람은 칼을 지니고 다녔으니까 허리 왼쪽 뒤로 60도 정도 돌출부가 있어요. 이것이 물건에 닿으면 ‘사야아테鞘当て’라고 해서 ‘무례한 자!’ 하며 베어버려도 좋을 정도가 되어버렸으니까요. 미사고 신체 감각을 확장해나가는 것이 상당히 오컬트처럼 취급되는 면이 많습니다만, 차를 운전할 때 차폭 감각이란 게 있지요. 자신의 신체 감각을 거기까지 확장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우치다 맹인은 스테이크에 스치는 물성의 온도, 색을 알 수 있습니다.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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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지를 되찾자: 여자는 출산, 남자는 무도 (上)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1. 8. 8. 07:55
깜짝 대담 신체지(身體知) 를 되찾자: 여자는 출산, 남자는 무도 미사고 치즈루 국립보건의료과학원 응용역학실장 우치다 타츠루 고베여학원대학 교수 (2003년 11월 9일 ‘의학서원’ 회의실) -- 우치다 선생님은 라마즈 법 경험자이시지요. 우치다 전에 미사고 씨와 처음 만났을 때 별안간 ‘라마즈 법은 시대착오’라는 말을 들었는데요, 그게 엄청난 쇼크였습니다. 라마즈 식 호흡법을 익히는 데에 상당한 시간을 소비했으니까요. 배우자가 라마즈 법대로 하라고 명령해서, 적십자사의 라마즈법 강연회에 자주 들락거렸습니다. 미사고 참 애 많이 쓰셨네요. 우치다 70년대 ‘뉴 패밀리’였으니까요. 그렇습니다……. 완전 망해버린 ‘뉴 패밀리’요(웃음). 미사고 라마즈 법이 의료관리라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모종의 관리에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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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30 우드스탁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7. 27. 07:28
(1991년경?) 다음은 ‘영화에 대해서’. 고베신문의 의뢰로 쓴 것입니다. 너무 긴 탓에 줄여서 발표했지만 호되게 당한 탓인지, 그 뒤로 원고 주문이 들어오지 않고 말았습니다. (1970)이라는 영화가 있다. 플라워 칠드런과 히피 운동과 옛적 락 음악 시대의 유물이다. 지친 중년 남자들이 밤중에 위스키를 마시며 무릎을 끌어안고 헤드폰으로 소리를 크게 해 들을 적에, 너무나 빨리 지나가버린 1970년대를 회고하며, 통절하게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좋은 영화이다. 허나 감상에 젖어 있을 때가 아니다. 영화 얘기를 해 보자. 이 영화를 보며 다시금 놀란 점은, 이 거대한 락 콘서트가 틀림 없이 ‘종교적’인 의례였다는 것이다. 그런 것들은 이제 20년도 전의 일이니 지겨울 정도로 들어온걸 갖고 뭘 이제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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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함은 어떻게 써드릴까요?' (우치다 타츠루)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7. 24. 10:26
주니치신분(中日新聞)에 이번 달부터 칼럼을 게재하게 되었다. 그 첫 번째 꼭지. 첫 연재이므로 자기소개를 하고자 한다. 이런저런 매체에서 ‘직함은 어떻게 써드릴까요?’ 하고 묻는다. 정직하게 말하건대, 필자에게 물어봐도 곤란하다. 필자의 명함에는 ‘개풍관 관장’이라고 인쇄되어 있다. 개풍관이라는 것은 필자가 고베에 연 도장 및 학원의 이름이다. 거기서 합기도를 가르치고, 아울러 ‘서당 세미나’라는 것을 개강해서 학생들과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그것이 주된 일이다.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라는 이름도 자주 쓰이는데, 딱히 그런 직업이 있을 리가 없다. 책을 쓰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으므로 ‘저술가’라든가 ‘에세이스트’라고 해도 좋겠지만 좀 켕긴다. ‘사상가’라는 직함을 붙여주는 곳도 있지만, 사상으로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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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테를 어떠한 방식으로 논해야 하는가: Don’t think, feel!의 문맥 (히라카와 카츠미)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1. 6. 27. 10:18
가라테를 어떠한 방식으로 논해야 하는가 Don’t think, feel!의 문맥 히라카와 카츠미(쇼토칸 가라테 도큐 가라테도장松濤館空手東急空手道場 지도원 5단) 2000년 2월 9일 들어가며 2000년 1월 22일, 고베여학원대학에서 실시된 무도 심포지엄에서 아이키도[합기도], 일본 전통 봉술[杖], 공수도 등 서로 다른 무술의 수련자가 참석해 무도적 신체를 테마로 삼은 토크세션이 마련되었다. 필자가 무엇을 이야기했는지 실은 그다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항상 그렇지만 말이다.) 단지, 기분 좋은 시간을 두 명의 탁월한 무술가와 함께, 진지한 참가자 여러분과 더불어 나눌 수 있었던 행복감이 지금도 몸 안에 남아있다. 완전히 잊어버리기 전에 우치다 타츠루, 오니키 마사미치 두 선생의 탁견이 촉발한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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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성의 토대는 취약함이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6. 11. 07:08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 ‘이야기 반쪽 라디오’를 녹음하며 이데올로기와 생활감각의 유착과 괴리에 관해 히라카와 가쓰미 군과 그의 자택에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때 비망록에 남겨둔 문장이 에 재수록되었다. 조금 짧은 버전을 ‘예고편’으로써 여기에 올려둔다. 공리공론에 불과한 이데올로기는 위험한 것이다. 그래서 그것을 제어하기 위해 신체와 일상생활이 있는 것이다. ‘말짱 도루묵’이라는 말이다. 아무리 대의명분을 내걸고 잘난 듯이 말해도, 그것을 말하는 자기 자신의 신체가 발하고 있는 비언어적 표현을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말은 힘을 잃는다. 아무리 뛰어난 구변이라 할지라도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 라고 말했던 고향의 도발에는 대항할 수 없다*. ‘그렇게 잘났다면 여기서 보여줘봐라’ 하는 말에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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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마쓰 루이 <노년의 부모를 이해하는 16가지 방법>인용 2021. 5. 28. 20:59
"가톨릭 수녀 연구(the Nun study; 수녀들이 사후 기증한 뇌로 하는 치매•노화 연구)라는 것이 있다. 수녀들은 거의 똑같은 식사와 똑같은 생활을 하는데 치매에 걸리는 사람과 치매에 걸리지 않는 사람은 뭐가 다른지를 조사하는 것이다. 이 연구로 운동과 식사에 차이가 없어도 젊었을 때 쓴 작문 실력, 특히 문장의 복잡성과 나이가 들었을 때의 치매 발병률이 상관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수녀들은 요약적 전기를 한 쪽씩 쓰는데, 복잡하고 낙관적인 생각을 담아 공들여 문장을 썼던 수녀들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낮았다.)" (117쪽) * D A Snowdon et al., Linguistic ability in early life and cognitive function and Alzheimer's 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