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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0 남성이라는 난감한 생물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9. 2. 07:10
학생들을 태우고 세미나 합숙(원문은 ‘제미 합숙ゼミ合宿’. 제미란, 일본 학부에 흔히 있는 프로그램으로서, 보통 한 교수 아래서 학생 여럿이 1년 이상 연구 활동을 하는 모양을 띠고 있음 - 옮긴이) 을 가는 도중에 카 스테레오에서 모리 신이치의 곡 ‘겨울 리비에라’(마쓰모토 다카시 작사, 오타키 에이이치 작곡)가 나왔다. 가사에 ‘겨울의 리비에라, 남자란 녀석은 항구를 떠나는 배와 같도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 대목에서 동승한 여학생 4명이 입을 크게 벌리고 웃어재꼈다. ‘남자란 녀석은’ 이라든가 ‘인생이란 놈은’ 같이 사설을 늘어놓는 말을 그녀들은 농담으로밖에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는 어떤 의미에서는 건전한 반응이다. 하지만 아가씨들, 잠깐 기다려주게나. 많은 남자들에게 있어서 ‘남자’가 문화적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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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 역사수정주의에 관해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8. 30. 07:00
일본사 교과서의 ‘종군위안부’ 문제 기술을 둘러싼 ‘자학적인 사관’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늘은 이 문제를 조금 진지하게 고찰해보고자 한다. 97년도에 채용된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에는 역사분야의 교과서 전 7종 전부 ‘종군위안부’에 대해 기술이 실려 있다. 이를 ‘자학 사관’ ‘암흑 사관’ ‘반일 사관’의 표출이라고 엄히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선봉장을 맡고 있는 이가 도쿄대 교육학부 교수 후지오카 노부가쓰이다. 흥미가 생겨 그의 저서 를 읽어보았다. 그리고 조금은 암담한 기분으로 책을 덮었다. 그것은 그가 고발하는 사회과 교육의 현상에 대해서가 아닌, 그러한 비판이 ‘비판’으로서 성립해버리는 현대의 지적 퇴폐에 대한 슬픔이다. 이 문제에 대한 후지오카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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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8. 26. 07:34
이 원고가 활자화될 무렵에는 코로나 감염 상황이 어떻게 되어있을까. 도쿄에서는 조금 전에 일일 확진자가 4000명을 넘었다. 아마 이 기사가 나갈 무렵에는 5000명을 넘으리라. 그럼에도 올림픽은 개최되고, 티브이는 밤낮 ‘일본 선수의 활약’을 웃는 얼굴로 보도하리라. 올림픽 관계자에게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데도 ‘버블 방역’은 작동하고 있고, 감염은 ‘예상 범위 내’이므로 우려할만한 상황에는 못 미친다, 감염 확산과 올림픽 개최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정부와 조직위는 말할 것이다. 한편, 전국 지방자치협의회 연합회는 ‘지자체간 이동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어떻게 될 것인가. 아마 실효적인 대책은 나오지 못하리라 본다. 올림픽 관계자에 대해서는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있으므로 이동한다고 해도 감염은 확산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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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내성無意味耐性이 높은 사람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8. 23. 07:45
8월 6일 히로시마에서 있었던 위령식에서, 스가 총리가 연설의 일부를 잘못 읽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겐바쿠(原爆;원자 폭탄)’를 ‘겐파츠(原発;원자력 발전소)’, ‘히로시마’를 ‘히로마시’라고 읽는 등 7군데를 스가 수상이 잘못 읽었다. 허나, 문제는 핵폐기를 지향하는 일본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약 120자를 건너뛴 것이다. 거기에는 ‘우리나라는, 핵무기의 비인도성을 어느 나라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는 유일한 전쟁 피폭국’ ‘의 실현을 위해 노력을 착실히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 등의 문언이 포함되어 있다. 그 부분을 건너뛴 탓에, 수상의 연설은 ‘일본은 비핵 삼원칙을 견지해나가는 동시에 핵군축으로 나아가는 진행 방향과 관련해 각국의 입장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하는 의미불명의 것이 되었다. 원고가 뒤죽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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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 허이고주의란 무엇인가?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8. 20. 07:52
‘니시베 스스무도 격찬’이라는 띠지를 보고서 머뭇머뭇 미야자키 데쓰야의 (1996년 출간 - 역주) 이라는 평론집을 사고 말았다. 니시베 스스무가 내린 평가의 객관성을 딱히 내가 높게 사는 것은 아니다. 말하자면 믿지 않는다. 아니, 솔직하게 말해 도통 니시베라는 사람이 쓴 책을 읽지 않으니 모른다. 옛날에 니시베의 책을 사고서 다 읽은 뒤 그 책은 쓰레기통으로 직행한 적이 있다. 읽은 뒤 그대로 책을 내버린 적은 이제까지 두 번밖에 없었는데, 그 가운데 한 번이니만큼 니시베와 나의 궁합은 좋지 않은 성싶다. 그런 것도 있어서, ‘무서운 걸 봤지 뭐야’라든가 ‘쓴 걸 삼켜버렸다’든가 하는 네거티브한 호기심을 간직한 채 미야자키 데쓰야의 책을 사와서 쭈뼛쭈뼛 읽어보았다. 읽어보니 문장도 빼어나고 젊음에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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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30 커피우유 찬가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8. 17. 07:15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으면서도 그 사랑을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 것이 있다. 카레소바가 그것들 중 하나다. 이렇게 비속한 음식에 대한 기호는 어쨌든간에 이데올로기적 정당화를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 앞에서 공론화하기가 곤란하다. ‘카레 소바’의 경우에는 역시 ‘카레’라는 외래식품과 ‘소바’라는 일식의 전율적인 만남, 이라는 부분에서 시작해, 로트레아몽 등을 적절히 인용하며 이것을 ‘쉬르리얼리스틱한 음식’이라는 식으로 과대평가하는 것이 상례이다. 그러한 장난같은 익스큐즈를 생각해내지 않는 한, 예를들어 데이트 같은 때 실실 ‘카레소바’를 먹는 주제에 자신이 지적이고 시적 감수성이 풍부한 인간이라는 인상을 여성에게 남기기란 어렵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이러한 ‘용납되지 않는 음식’에 깊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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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쳐주세요! 우치다 선생님 -의대생들이 묻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8. 14. 18:00
8월 11일에 ‘의대생 세미나’라는 곳에서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연을 진행하였다. 제목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상과 의료’. 90분 동안 발언한 후 30분 정도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는데, 시간이 부족해 나머지 질문은 메일로 보내줬다. 이 대답들을 채록해둔다. Q: 현재 학부 2학년생인데, 장차 소립자 물리학 연구자로서 학술적인 세계에 입문하려는 뜻이 있습니다. 기초적인 학문 연구 과정에서 소요되는 국비를 정부에 요구함에 있어서, 기초 연구활동 지원에 부정적인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기초 연구활동 지원에 부정적인 사람들’이란 달리 말하면 ‘장기적 시간 간격을 통해 사고하는 것이 서툰 사람들’입니다. 원래대로라면 현재의 과학 기술이 엄청난 역사적 풍설을 겪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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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30 기린의 목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8. 14. 07:58
고이즈미 교코는 머리가 작다. 키는 크지 않지만, 머리가 작은 덕분에 전체 비율이 좋다. ‘고이즈미 교코’형 체형은 현대 젊은 여성들에게 가장 선호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신체 특징이 선호되기 시작한 것은 명백히 최근 일이다. 나의 고등학교 서클 동급생 중에 하시모토 군이라는 (훗날 판사가 된) 수재가 있다. 그의 고민은 ‘머리가 작다’는 것이었다. 같은 학년에는 아라이 군, 시오타니 군이라고 또한 전설적인 수재들이 있었지만, 이 두 사람은 모두 이스터 섬의 모아이 상과 같은 거대한 머리의 소유자였다. 우리 하시모토 군은, 그 두 사람이 거대한 머리의 무게를 받치며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교정을 가르지르는 모습을 부러운 듯이 바라보았다. ‘좋겠다, 이이들은 머리가 커서. 나는 아무리 공부해도 결국, 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