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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30 "고추 떨어지는 일"은 지적이고도 즐거운 작업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9. 17. 07:38
필자가 남자 페미니스트들이 쓴 글을 따분해하는 이유는, 그 스테레오타입적 사고방식에서 기인한다. 그리고 그 스테레오타입의 원형은 이를테면 우에노의 가사노동관에서 확인된다. 필자는 자녀를 혼자 키우고, 가사에 참여하는 남자인 탓에, 그러한 남자를 논할 때의 우에노가 하는 말에 유달리 강한 위화감을 느끼고 만다. 예를들어 우에노는 이렇게 썼다. “페미니즘을 이해하는 남자들이라고 하면, 맨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게 ‘가사 육아를 하는 남자들’이다.” (p.11) 어째서 ‘가사 육아를 하는 남자’는 페미니즘의 맹우가 될 수 있다고 우에노는 생각하는 것일까? 그녀에 의하면, 그러한 남자들은 남성이라는 ‘일등 시민’ 계층에 속해있으면서도, 여성이 처해 있는 바와 같이 ‘이등 시민’, ‘특수한 존재’로 몰락할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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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30 이것이 남성해방인가?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9. 14. 07:27
에 수록된 19편 중에 속한 무라세 하루키의 ‘하우스 허스밴드 선언’은 전형적인 ‘감점법’에 익숙해진 남자의 영합적 언설을 보여주는 프로토타입이다. 조금 길지만 인용해본다. “진짜로! 그게 어려운 부분이네” 원고지의 한 대목을 엿보며 유미코가 말했다. “제멋대로 사는 것도 쉽지 않다” 내 경우에는. “쉽지 않아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야. 어쨌든 시작해보는 거야.” “남편들이 모두 나처럼 하우스 허스밴드가 되면 좋겠는데.” “그건 아니야.” “어째서!?” “당신처럼이라는 점이.” “왜?” “커플 백 쌍이 있으면, 백 개의 방식이 있잖겠어? 가장 쉬운 방법부터 시작하는 게 좋아.” “진짜 그렇네.” “우리들보다도 간단히 해치우고 있는지도 몰라. 2년 3년씩.” “정확히는 3년 7개월이야. 너무 길지 않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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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30 교조적 페미니즘의 싸움 - 남성학의 정립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9. 11. 07:59
우에노는 권두논문인 에서 ‘남성학’이란 것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이제까지 대부분의 사회학자는 ‘인간학’이라는 이름 아래, 남성을 보편적인 ‘인간’으로 참칭해 왔다. 그 관점에서 여성은 특수한 잔존물로밖에는 간주되지 않는다. ‘여성학’ 이전의 여성론이란, 자신이 주체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 남성의 손에 의해 ‘타자’로 쓰여진 객체로서의 여성론이었다. 여성학이란, 그 남성 중심적인 관점으로부터 여성을 주체로서 탈환하기 위한 시도였다. 남성학이란, 그 여성학의 관점을 통과한 후 여성의 눈에 비친 남성의 자화상을 통틀어 관찰한, 남성 자신의 자기 성찰의 기록이다.” (P.2) 여성학이 여성 중심적 관점이라는 거창한 역사와 세계의 다시 읽기의 시도였다는 것에는 이의가 없다. 문제삼고자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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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잘못은 기필코 훗날 드러나는가?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9. 8. 22:01
어느 주간지로부터 위와 같은 주제로 의견을 내주기를 바란다는 전화가 2주 전쯤에 왔다.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관여한 크리에이터 두 명의 ‘과거의 언행’으로서의 민족차별과 이지메 행위가 발굴되어 해임된 것에 대해, ‘이런 식으로 간단히 옛날 일을 캐내서 여론몰이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 누구든지 프라이버시를 침해받을 수 있는 리스크가 있는 게 아닐까요’라는 논조의 코멘트를 필자에게서 듣고자 했던 것이다. 필자는 ‘그 작업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라는 것을 우선 말씀드렸다. 예를 들면, 필자가 과거에 쓴 것 가운데에 무엇이든 ‘차별적’인 발언을 꺼내들고서 ‘논란거리’로 만드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그걸 시도하려는 사람이 해야 할 일이란 단지, 아무튼 입수할 수 있는 한 필자의 저작물을 통독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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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서문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9. 7. 22:31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치다 타츠루입니다. 이번 문집은 라는 제목입니다. 제가 편저자로 나서서 이런저런 분들에게 기고를 부탁드린 연후에 한 권의 책으로 만든다는 기획은, , , , 등 이번이 5권째가 됩니다. 이번에는 와 같은 취지에서, 중고등학교 학생을 상정 독자로 했습니다. 어떠한 취지의 책인지 이해시켜드리기 위해, 기고자들에게 보낸 을 채록해 둡니다. 우선 읽어보시죠.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치다 타츠루입니다. 다시금 쇼분샤晶文社에서 나올 문집의 기고 의뢰를 보냅니다. 이번 주제는 라는 것입니다. 항상 그랬듯이 안도 아키라 씨에게 제안받았습니다. 제목을 보면 아시겠지만 중고등학생을 상정 독자로 두고, 그들 앞에 놓인 세상의 풍경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 것인가, 그 미지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을 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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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0 남성이라는 난감한 생물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9. 2. 07:10
학생들을 태우고 세미나 합숙(원문은 ‘제미 합숙ゼミ合宿’. 제미란, 일본 학부에 흔히 있는 프로그램으로서, 보통 한 교수 아래서 학생 여럿이 1년 이상 연구 활동을 하는 모양을 띠고 있음 - 옮긴이) 을 가는 도중에 카 스테레오에서 모리 신이치의 곡 ‘겨울 리비에라’(마쓰모토 다카시 작사, 오타키 에이이치 작곡)가 나왔다. 가사에 ‘겨울의 리비에라, 남자란 녀석은 항구를 떠나는 배와 같도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 대목에서 동승한 여학생 4명이 입을 크게 벌리고 웃어재꼈다. ‘남자란 녀석은’ 이라든가 ‘인생이란 놈은’ 같이 사설을 늘어놓는 말을 그녀들은 농담으로밖에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는 어떤 의미에서는 건전한 반응이다. 하지만 아가씨들, 잠깐 기다려주게나. 많은 남자들에게 있어서 ‘남자’가 문화적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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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 역사수정주의에 관해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8. 30. 07:00
일본사 교과서의 ‘종군위안부’ 문제 기술을 둘러싼 ‘자학적인 사관’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늘은 이 문제를 조금 진지하게 고찰해보고자 한다. 97년도에 채용된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에는 역사분야의 교과서 전 7종 전부 ‘종군위안부’에 대해 기술이 실려 있다. 이를 ‘자학 사관’ ‘암흑 사관’ ‘반일 사관’의 표출이라고 엄히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선봉장을 맡고 있는 이가 도쿄대 교육학부 교수 후지오카 노부가쓰이다. 흥미가 생겨 그의 저서 를 읽어보았다. 그리고 조금은 암담한 기분으로 책을 덮었다. 그것은 그가 고발하는 사회과 교육의 현상에 대해서가 아닌, 그러한 비판이 ‘비판’으로서 성립해버리는 현대의 지적 퇴폐에 대한 슬픔이다. 이 문제에 대한 후지오카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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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8. 26. 07:34
이 원고가 활자화될 무렵에는 코로나 감염 상황이 어떻게 되어있을까. 도쿄에서는 조금 전에 일일 확진자가 4000명을 넘었다. 아마 이 기사가 나갈 무렵에는 5000명을 넘으리라. 그럼에도 올림픽은 개최되고, 티브이는 밤낮 ‘일본 선수의 활약’을 웃는 얼굴로 보도하리라. 올림픽 관계자에게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데도 ‘버블 방역’은 작동하고 있고, 감염은 ‘예상 범위 내’이므로 우려할만한 상황에는 못 미친다, 감염 확산과 올림픽 개최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정부와 조직위는 말할 것이다. 한편, 전국 지방자치협의회 연합회는 ‘지자체간 이동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어떻게 될 것인가. 아마 실효적인 대책은 나오지 못하리라 본다. 올림픽 관계자에 대해서는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있으므로 이동한다고 해도 감염은 확산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