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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을 지탱하는 것은 누구인가?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2. 24. 19:33
1월 20일에 기고한 것. 미디어의 존립 조건에 관해서다. 미디어의 존립 조건은 무엇인가를 생각케 한 사건 두 개가 잇달아 일어났다. 한 가지는 요미우리 신문 오사카 본사가 오사카 부와 '포괄적 제휴 협정'을 체결한 사건. 다른 하나는 독립 미디어인 Choose Life Project(이하 CLP)가 제작 회사를 우회해 입헌민주당으로부터 고액의 지원을 받은 사실을 서포터에게 숨긴 사건이다. 사업 규모에 있어서 코끼리와 쥐와도 같은 차이가 있는 두 언론인데, 문제의 뿌리는 동일하다. 그것은 '미디어는 누구의 지원으로 존립해야 마땅한가?' 하는 문제다. 얘기가 좀 길어지는데, 대개의 기업활동은 그것이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계속적으로 이 상품이나 서비스가 제공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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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미디어의 영락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2. 13. 14:30
'슈칸 킨요비週刊金曜日' 1월 12일에 기고했던 것. 요미우리 신문 오사카 본사와 오사카 부(府)가 홍보 활동에서 제휴 협동하겠다는 '포괄적 제휴 협정'을 맺었다. '대민 서비스 향상'과 '오사카 권역의 성장 발전'을 목표로 둔다고 읊고는 있으나, 하나의 정당이 일원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지자체와 거대 신문사가 손잡은 일은 중대한 사태임에 틀림없다. '뜻 있는 저널리스트 모임'이 즉각 항의 성명을 발표했고, 필자도 찬동자로서 거기에 가담하였다. 밝히고 싶은 핵심 사항은 항의 성명에 쓰여져 있다. 필자가 여기에 덧붙이고자 하는 것은, 이 행위가 '신문 미디어의 종언'을 고하는 일이라는 점이다. 신문의 발행 부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일간지의 발행 부수는 2021년에 2065만 부를 기록했는데, 전년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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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 제도에 관한 인터뷰 (<겟칸 닛폰>)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2. 10. 21:06
2월호에 천황제와 관련된 인터뷰가 게재되었다.-- 현재 황실은 황족 수의 감소 등에 따라 존속이 위태로운 한편, 황위 계승의 당위성에 대한 의논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치다 님은 이라는 저서에서 상징 천황제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셨는데요, 황실이나 황위 계승의 당위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상징 천황제는 전후 70년 이상에 걸친 황실의 노력으로 형성된 것입니다. 저같은 2차 대전 전후 세대에게 천황제는 반드시 존재해야 마땅한 제도는 아니었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주위 어른들 가운데 '천황제 폐지'를 공언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만약 제가 어렸을 때 천황제의 존속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면 '필요 없다'고 대답했을 것입니다.하지만 천황과 국민과의 관계는 패전 직후가 아마 가장 위기적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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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여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1. 31. 22:24
일간 겐다이 설날 호에 실을 ‘사고를 정지하고 있는 중장년 샐러리맨에게 고함’ 이라는 이상한 원고 청탁을 받았기에 이런 걸 썼다. 돗토리 현 치즈(智頭)라는 곳에 천연 효모로 빵과 맥주를 만드는 타르마리라는 가게가 있다. 그곳의 와타나베 이타루와 마리코 부부가 어제 고베에 있는 우리집에 놀러왔다. 그때 가장 먼저 나왔던 화젯거리가 ‘일본 남자들은 어째서 이렇게 스스로를 버려버렸느냐’ 하는 탄식이었다. ‘일본 남자들은...’ 하는 식의 엉성한 일반화로 문제를 풀어나가면 안되지만, 감히 ‘엉성하게’ 다루는 게 문제의 윤곽을 분명케 하는 때가 가끔 있다. 이런 경우는 방편으로써 감히 ‘잡스런 논법’을 채용한다. 타르마리를 운영하고 있는 두 사람에 의하면, 남자 종업원은 일을 못하고, 참을성이 없으며, 곧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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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 여러분에게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1. 31. 16:44
오사카 시립 미나미 고등학교라는 학교가 이번년도에 없어진다. 다른 두 시립 고등학교와 통합되어 다른 고등학교가 되는 것이다. 독특한 교육을 하고 있는 학교이고, 이곳의 국어 선생님이 필자의 연구수업 수강생인 관계로, ‘고별 강연’에 초빙되었다. 그때 고등학생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였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에 소개받고 온 우치다입니다. 다행히도 여러분이 배우는 교과서에 제가 쓴 글이 실려 있어서 어떤 이야기를 하는 인간인지는 알고 계시리라고 봅니다. 이런 장소에 서게 된 건 오랜만입니다. 근데 솔직히 말해서 이런 환경은 좀 번거롭습니다. 요즘에는 줄곧 온라인으로 강연을 해왔고, 거기에 익숙해져버렸어요. 자기 방에서 자기 의자에 앉아, 아이패드 스위치를 누르면 바로 접속이 되고, 상대가 10명이든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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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의 인터뷰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1. 21. 09:10
마이니치신문에 연두 장편 인터뷰가 게재되었다. 인터뷰어는 요시이 리키 기자였습니다. - ‘선택과 집중’은 한정된 사람과 돈의 사용방법을 음미하여, 보다 유용하다고 생각되는 사업이나 부문에 많이 몰아주는 게 효과적이라는 사고방식입니다. 본지에서는 1993년 5월 거대 섬유 회사 사장을 인터뷰한 기사에 처음 등장합니다. 이래로 약 30년 간, 1400 건을 넘는 기사에서 이것이 언급되어 왔습니다. 이를 ‘내친다’니 어떤 말씀이십니까. ‘파이’가 컸을 적에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을 아무도 하지 않았습니다. 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대학의 연구비 또한 많이 나왔습니다. 저같은 인문학 연구자에게 나오는 연구비는 자연과학계의 그것에 비하면 극히 적으므로, 다 쓰지 못할 정도로 예산이 나왔습니다. 분배 비중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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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키 에이이치 씨를 추모하며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1. 13. 22:11
오타키 에이이치 씨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항상 살아있어 줄 것으로 생각했던 사람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상실감’이라는 말로는 지금 자신의 심정을 충분히 전할 수 없다. 그래서 추도문 원고 청탁을 받았지만,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여태까지 오타키 씨에 대한 글을 자주 써왔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 글을 오타키 씨가 읽어준다’는 전제 하에 쓰여진 것이다. 오타키 씨에 대해 내가 썼던 글은 전부 오타키 씨를 상정 독자로 하여 쓰여졌다. 오타키 씨에 대해 잘 모르시는 독자층을 대상으로 오타키 씨를 소개하는 문장을 쓸 때도 ‘오타키 씨는 이 글을 읽어줄 것임에 틀림없다’는 것을 염두에 두었다. ‘얼빠진 글은 쓰지 않는다’는 긴장감이 항상 있었다. 나는 자신에 대해 쓰여진 글을 거의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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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대 뉴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1. 9. 19:43
섣달 그믐날이므로, 항상 하던 대로 ‘올해 10대 뉴스’를 생각해본다. 중요도 순이 아니라, 생각나는 대로 열거함. (1) 이 6년에 걸쳐 드디어 완결. 원고를 보낸 게 작년 12월이었지만, 마지막 회차가 에 게재된 날로 치면 올해 일인 셈이다. 에 이어 ‘레비나스 3부작’을 이것으로 끝내게 되었다. 레비나스 선생의 사상을 한 사람이라도 많은 일본인 독자에게 전달한다는 ‘레비나스 철학 전도사’로서의 일을 미력이나마 이루었다고 생각함. 구천에 계신 레비나스 선생께 그 사실을 보고드리자니 조금이나마 어깨가 가벼워졌다. (2) ‘일본인은 어째서 알베르 카뮈를 좋아하는가?’ 라는 제목의 카뮈론을 신초샤 월간지 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 사람들이 를 읽게 된 현상을 기반으로 한 원고 청탁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