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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10대 뉴스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1. 9. 19:43

    섣달 그믐날이므로, 항상 하던 대로 ‘올해 10대 뉴스’를 생각해본다. 중요도 순이 아니라, 생각나는 대로 열거함.

     

    (1) <레비나스의 시간론>6년에 걸쳐 드디어 완결. 원고를 보낸 게 작년 12월이었지만, 마지막 회차가 <복음과 세계>에 게재된 날로 치면 올해 일인 셈이다. <레비나스와 사랑의 현상학> <타자와 사자>에 이어 ‘레비나스 3부작’을 이것으로 끝내게 되었다. 레비나스 선생의 사상을 한 사람이라도 많은 일본인 독자에게 전달한다는 ‘레비나스 철학 전도사’로서의 일을 미력이나마 이루었다고 생각함. 구천에 계신 레비나스 선생께 그 사실을 보고드리자니 조금이나마 어깨가 가벼워졌다.

     

    (2) ‘일본인은 어째서 알베르 카뮈를 좋아하는가?’ 라는 제목의 카뮈론을 신초샤 월간지 <나미波>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 사람들이 <페스트>를 읽게 된 현상을 기반으로 한 원고 청탁이었지만, 레비나스론 연재를 끝낸 뒤 ‘레비나스 상실 증후군’ 을 앓고 있던 중 마침 잘된 일이라 받아들였다.

     

    <레비나스의 시간론>을 쓰면서 이제 더 이상 작업 공정표를 따라서는 쓰지 않기로 했다. 당장 떠오르는 아이디어에 입각해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한다. 그러는 사이에 정신이 들고 보면 도달해야 할 곳에 가 있을 터이다. 그렇게 다짐했다. 전혀 학술적인 논문 저술 방식이 아니다. 하지만 무엇을 써야 할지 조감도를 그리는 시점에 서는 일이 필자로서는 불가능하다. 지면을 기는 듯한 글쓰기 방식밖에는 못한다.

     

    (3) 야마자키 마사히로 씨 재판 관련하여 항소심 판결이 났다. 항소심에서도 완전 승소였다. 원고가 상고했지만 대법원에서도 결과는 뒤집히지 않을 것으로 본다. 1000명이 넘는 시민들로부터 지원을 받아, 1200만 엔이라는 재판 비용이 모아졌다. 일개 개인을 송사에 휘말리게 해 경제적으로 타격을 주는 ‘전략적 봉쇄소송’이라는 수법을 조직된 시민의 힘으로 무력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

     

    (4) 올해도 여러가지 책을 냈다. 단독 저서로 <코로나 이후의 세상>, <무도론>, <길거리의 예술론>, <내가 던지는 전후민주주의 찬성표>, <복잡화의 교육론>(1월에 배본된다). 공저는 <세계 신 질서와 일본의 미래>(강상중 씨), <학문의 자유가 위험하다>(사토 마나부, 우에노 치즈코씨 등과 공동 편저), <자유의 위기>(사토 마나부 선생 등과 공저). 시나노마이니치신문, 주간 금요일, AERA(아사히신문사 주간지 - 옮긴이), 야마가타 신문, 도쿄신문, <나미>에 연재. 많이 썼다.

     

    (5) 강연도 많이 하였다. 세어보니 21번 했다. 온라인도 있지만 대면이 대다수다. ‘코로나 이후의 세상’이라는 주제로 의뢰가 많았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향후 인구 감소와 팬데믹, 기후변화와 AI 등으로 사회 구조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관한 화제를 열심히 들어주었다. 그들 나름대로 절실한 문제인 것이다. 거기에 대해 어른들이 충분히 응해주지 않는 게 문제라고 생각함.

     

    (6) 코로나로 도장을 쉬었다. 아마 일년에 절반 정도는 아이키도를 쉰 게 아닌가 함. 합숙도 작년부터 계속 중지 상태이다.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봉술과 이아이(앉아 있다가 재빨리 칼을 뽑아 적을 베는 검술 - 옮긴이), 모리 신지로 선생의 한씨 의권 강습회와 미요시 묘신 선생의 신카게류 검술 수련회만큼은 다행히 이어갈 수 있었다. 10월 말에는 드디어 아이키도 수련의 통상 운영을 재개할 수 있었다. , 이게 언제까지 이어질까. 하루라도 더 하였으면 한다. 그런 바람 뿐이다.

     

    (7) 박동섭 선생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올해도 한국어 번역이 수 권 나왔다. 이제까지 35권의 번역서가 나온 것 같다. 어떤 사람이 읽어줄까. 박 선생은 올해 ‘우치다 타츠루론’도 출간하였다. 일본어로 쓰여진 모노그래프가 아니라서, 이것이 세계 최초의 ‘우치다 타츠루론’ 책임. 이것이 한일 시민간의 상호이해에 일조할 수 있게 된다면, 이보다 더 기쁜 일은 없겠다.

     

    (8) 개풍관에서의 수련이 줄었지만, 대신 고노 지세이 선생이 인솔하는 폭포 수련에 열심히 다녔다. 11월과 12월에는 오랜만에 이치구카이의 하라이(부정을 씻어냄 - 옮긴이)와 사무(선사의 노무로 수행의 일부 - 옮긴이)에 참가할 수 있었다. 내년 2월에는 가토 다카토시 이치구카이 도장장을 모시고 개풍관에서 하라이를 행하기로 하였다. 7월에는 후지타 잇쇼 선사를 모시고 좌선회를 개풍관에서 열 수 있게 되었다. 신체 이곳저곳이 아파오는 형편이지만, 폭포 수행과 하라이, 좌선만큼은 노구를 이끌고 계속할 작정이다.

     

    (9) 다운사이징을 시작한다. 이미 고희를 넘겼다. 내년에는 6번째 갑자가 돌아온다. 슬슬 ‘셔터를 내릴’ 시간임. 앞으로 여러 단체의 자리에서 조금씩 물러나고, 후진에게 길을 양보할 생각이다. 다행히도 주변에는 활력 넘치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있으므로, 앞으로는 그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측으로 돌아서려고 함. 내년 목표는 ‘친절한 아저씨가 되는’ 것.

     

    (10) 올해 여행 다니던 중 인상 깊었던 것. 하나는 가을 극락 하이킹으로 오가시마에 갔을 때 나카무라장에서 맛보았던 사시미의 맛과 나카무라 소스케 옹의 해양적으로 호쾌한 압도적인 캐릭터. 그리고 소다 가즈히로, 가시와기 기요코 부처를 방문하였을 때 우시마도 해변 집 2층에서 바라본 세토 내해의 아름다운 일몰을 잊을 수 없다.

     

    돌아보면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은 일년이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지만, 너무나 많아 일일이 이름을 열거할 수 없다. 섣달 그믐날을 무사히 맞이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올해 필자와 시간을 함께해 주시고 지지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정말로 고마웠습니다. 내년에도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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