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
9|30 학교 교육을 통산성으로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10. 2. 07:00
중학생이 저지른 폭력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총리가 이례적으로 코멘트를 발표하기도 하고, 뭔가 사회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난 듯 우왕좌왕한다. 필자는 얼마 안 있어 아이들이 사회에서 가장 폭력적이며 가장 약한 고리가 될 것이라고 예전에 쓴 바가 있다. 그때 필자가 ‘아이들은 약한 고리다’라는 말을 한 것은 ‘우리들 사회의 집합적인 연대’가 ‘아이들’을 기점으로 단절되고 붕괴되어 갈 것이라는 음울한 예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나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 계속 소란스레 ‘학교의 책임이다’라느니 ‘가정의 책임이다’라느니 ‘어른 사회의 책임이다’라느니 하는 헛된 책임 전가가 시작될 것이다. 그때에 ‘시험 점수 교육’이라든가 ‘학업 스트레스’라든지 하는 낡아 빠진 말로 뭔가를 설명하려는 식자가..
-
코로나 이후의 세계: 공유와 공생이야말로 ‘커먼의 재생’으로 이루자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9. 29. 07:00
계층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소득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는 지니 계수는 격차가 전혀 없는 상태를 0, 한 사람이 모든 소득을 독점하고 있는 상태를 1로 두는데, 일본의 지니 계수는 1981년에 0.35, 2021년은 0.56으로 계속 오르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 국민 중산층’으로 불리던 나라의 옛 추억속 풍경은 이제 사라져버렸다. 일본에서의 격차 확대 요인은 무엇인가. 그것은 고용 형태의 변화이다. 예전에는 종신고용・연공서열이라는 고용 형태가 일본의 모든 기업에서 지배적이었다. 이제 그 시대를 기억하는 사람이 소수파가 되었을 테지만, 그게 상당히 태평성대였다. 당시에 ‘샐러리맨은 편한 직업이 되었는걸’ 하는 임팩트 있는 가사로 시작하는 곡도 있었다. 물론..
-
8|30 애국심에 대해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9. 26. 07:00
현(縣) 교육 위원회의 직무명령으로 졸업식, 입학식에서의 ‘기미가요’ 제창과 ‘히노마루’ 게양의 완전 실시를 요구받은 히로시마 현 고등학교 교장이 이에 반대하는 교직원 조합과의 알력에 괴로워하다 자살했다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필자는 이 교장이 당한 죽음의 방식에서 ‘나라’라는 것에 대해 보이는 현대 일본인의 전형적인 반응을 본다. 이 교장이 문제를 마무리 지은 방식에 대해 나무라거나 조롱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필자는 그럴 기분이 들지 않는다. 아마 이 교장은 이제까지 국가나 국기 문제에 대해 한 번도 결정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은 채 살아왔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힘차게 ‘히노마루’ 앞에서 ‘기미가요’를 제창하는 곳에서는 얌전히 일어서서 작은 목소리로 따라 부르고, 올림픽 시상대 앞에..
-
<복잡화의 교육론> 서문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9. 23. 07:00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치다 타츠루입니다. 은 교육에 대한 강연록입니다. 2020년 여름부터 2021년 3월까지 세 번에 걸쳐 행해졌던 강연을 서적화했습니다. 일본 각지로 찾아가, 현지의 학교 선생님들 앞에서 제가 강연을 하면서 선생님들과 대화한다는 기획이었습니다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강연이 어려워져 전국 투어 계획은 방기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신 3번 전부 고베에 위치한 개풍관(제가 주재하고 있는 도장 및 학원)에서 행해졌습니다. 10명에서 15명 정도의 청중이 와주셔서 그분들 앞에서 제가 2시간 정도 얘기를 하고, 그러고 나서 질의응답을 하는 식입니다. 적은 수였습니다만 아무튼 ‘사람에게 말을 한다’는 형식은 갖출 수 있었습니다. 청강자의 모집, 장소 세팅, 녹음, 문자화 등은 도요칸 출판사의 오..
-
7|30 일본 3대 항구도시 작가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9. 20. 07:00
‘대도시’와 평범한 ‘도시’를 식별할 수 있는 지표에는 무엇이 있을까.인구의 많고 적음은 물론 아니다. 정치, 경제적 중심지라는 것.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문화적인 발신 기지가 있다는 것. 이는 상당히 그럴싸하기는 한데, 아무튼 대도시라는 것은 이 모든 것의 결과이지 원인은 아니다.‘다른 도시, 다른 나라 사람들이 거기에서 위화감 없이 살 수 있는 장소’라는 것이 필자가 ‘대도시’에 대해 내리는 정의이다. ‘자기 안에 을 품은 장소’라고 바꿔 말해도 좋다.일본의 경우에는 오랫동안 상당히 알기 쉬운 지표가 있었다. ‘차이나타운’이 그것이다. ‘차이나타운’을 포함하고 있는 도시를 필자는 멋대로 ‘대도시’로 결부 지어왔다.필자의 정의를 따르면, 일본에는 세 대도시가 있다. 요코하마, 고베, 그리고 나가..
-
6-4|30 "고추 떨어지는 일"은 지적이고도 즐거운 작업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9. 17. 07:38
필자가 남자 페미니스트들이 쓴 글을 따분해하는 이유는, 그 스테레오타입적 사고방식에서 기인한다. 그리고 그 스테레오타입의 원형은 이를테면 우에노의 가사노동관에서 확인된다. 필자는 자녀를 혼자 키우고, 가사에 참여하는 남자인 탓에, 그러한 남자를 논할 때의 우에노가 하는 말에 유달리 강한 위화감을 느끼고 만다. 예를들어 우에노는 이렇게 썼다. “페미니즘을 이해하는 남자들이라고 하면, 맨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게 ‘가사 육아를 하는 남자들’이다.” (p.11) 어째서 ‘가사 육아를 하는 남자’는 페미니즘의 맹우가 될 수 있다고 우에노는 생각하는 것일까? 그녀에 의하면, 그러한 남자들은 남성이라는 ‘일등 시민’ 계층에 속해있으면서도, 여성이 처해 있는 바와 같이 ‘이등 시민’, ‘특수한 존재’로 몰락할 리스크..
-
6-3|30 이것이 남성해방인가?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9. 14. 07:27
에 수록된 19편 중에 속한 무라세 하루키의 ‘하우스 허스밴드 선언’은 전형적인 ‘감점법’에 익숙해진 남자의 영합적 언설을 보여주는 프로토타입이다. 조금 길지만 인용해본다. “진짜로! 그게 어려운 부분이네” 원고지의 한 대목을 엿보며 유미코가 말했다. “제멋대로 사는 것도 쉽지 않다” 내 경우에는. “쉽지 않아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야. 어쨌든 시작해보는 거야.” “남편들이 모두 나처럼 하우스 허스밴드가 되면 좋겠는데.” “그건 아니야.” “어째서!?” “당신처럼이라는 점이.” “왜?” “커플 백 쌍이 있으면, 백 개의 방식이 있잖겠어? 가장 쉬운 방법부터 시작하는 게 좋아.” “진짜 그렇네.” “우리들보다도 간단히 해치우고 있는지도 몰라. 2년 3년씩.” “정확히는 3년 7개월이야. 너무 길지 않아?” ..
-
6-2|30 교조적 페미니즘의 싸움 - 남성학의 정립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1. 9. 11. 07:59
우에노는 권두논문인 에서 ‘남성학’이란 것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이제까지 대부분의 사회학자는 ‘인간학’이라는 이름 아래, 남성을 보편적인 ‘인간’으로 참칭해 왔다. 그 관점에서 여성은 특수한 잔존물로밖에는 간주되지 않는다. ‘여성학’ 이전의 여성론이란, 자신이 주체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 남성의 손에 의해 ‘타자’로 쓰여진 객체로서의 여성론이었다. 여성학이란, 그 남성 중심적인 관점으로부터 여성을 주체로서 탈환하기 위한 시도였다. 남성학이란, 그 여성학의 관점을 통과한 후 여성의 눈에 비친 남성의 자화상을 통틀어 관찰한, 남성 자신의 자기 성찰의 기록이다.” (P.2) 여성학이 여성 중심적 관점이라는 거창한 역사와 세계의 다시 읽기의 시도였다는 것에는 이의가 없다. 문제삼고자 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