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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이야기를 복잡하게 놔두는 것에 관해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9. 14. 22:19
‘복잡한 현실은 있는 그대로 복잡하게 다루며, 성급히 단순화하지 않을 것’ 이라는 명제는 필자가 경험적으로 학습한 신념 중 하나다. ‘그러는 게 이야기의 결론이 빨리 나오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복잡하게 해야 결론이 빨리 나온다. 필자가 이렇게 말하면 많은 사람은 수상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복잡한 게 나은 것이다. 다소 복잡한 논리이므로, 그 전모를 밝히고자 한다. 필자는 누구나 다 아는 병적인 ‘이라치イラチ’이다. ‘이라치’라는 말은 간사이 지방 사투리로 ‘안달복달’을 의미한다. 어디 나갈 때, 일행이 모두 집결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시가 되면 내버려 둔 채 가버린다. 파티장에서 시간이 되면 내빈이 오지 않아도 ‘자, 건배 연습을 합시다’ 하고 모두에게 화답케 한다(내빈이 도착하면 ‘건배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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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연령별 저축률; 근로소득 대비, 2인 이상 가정인용 2022. 9. 10. 21:04
년도 29세 이하 30~39 40~49 50~59 60세 이상 전체 평균 1990 24 27.1 24 25.1 17 24.7 2013 35.1 31.1 30.6 24.8 7.4 26.3 (일본 연령별 저축률; 근로소득 대비, 2인 이상 가정, 단위 %) (출처 Statistic Bureau, Ministry of International Affairs and Communications, Government of Japan ed., Annual Report on the Family Income and Expenditure Survey 1990~2013. 전게서에서 재인용.) (…) 일본의 세대별 저축비율을 한번 살펴보자. 불황이 시작되던 1990년과 지금 2013년을 기준으로 놓고 보자. 일본의 60세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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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 Jobs on Aikido -- in Hindsight인용 2022. 9. 10. 16:10
베조스는 최고 인기 도서와 신간의 디지털판에 일괄적으로 9.99달러를 매겼다. 이 가격을 뒷받침할 어떤 조사도 없었다. 그저 베조스의 직감에 따른 결정이었다. 애플 아이튠스의 디지털 싱글당 99센트라는 가격이 성공적인 것을 보고 비슷한 방법으로 가격을 매겼다. (...) 아마존은 출판사들이 9.99달러라는 가격을 절대적으로 싫어할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비싼 양장본보다 9.99달러짜리 전자책을 선호할 고객들은 꽤 되었다. 그런데 고급 양장본은 업계에서 이윤이 가장 많이 남았고 이러한 가격 책정이 전통적인 서점들, 특히 독립 서점들을 당황시켰다. * 부주의하게도 잡스는 담합 금지 단속 감독관들의 눈에 적색 신호가 켜질 대답을 했다. “가격은 예전과 동일할 것입니다. 출판사들은 사실 아마존에 불만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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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보이스를 찾아내기 위한 엑서사이즈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9. 5. 23:56
상당히 예전 일인데, 자신의 보이스를 아직 찾지 못한 청년이 있었다. 그가 자신의 보이스를 통해 자신에 대해 말하는 일이 시급한 상황이었으므로, 거의 3년에 걸친 ‘개인 작문 과외’를 했다. 맨 마지막 과제 무렵에는 상대편의 답장이 없어 서신 교환이 중단되었지만, 그것은 아마 그가 이제는 ‘엑서사이즈’를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 자신의 문체를 확실히 손에 넣었기 때문이리라. 혹은 최후의 과제가 쓰기 상당히 어려웠기에 그랬을는지도 모른다. 작문 모임이라는 곳에 ‘자신의 보이스를 찾기’라는 강연 주제로 이야기를 하게 되었으므로, 하드디스크 밑바닥에서 옛날에 주고받았던 글들을 발굴해내어 읽어보았다. 그가 제출한 과제 ‘답안’은 제외하고서, 필자가 낸 과제만을 여기에 리스트화해둔다. 이를 통해 작문 교육에 일조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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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자화상인용 2022. 8. 21. 23:14
그녀의 선배이자 평생지기가 되는 한스 요나스Hans Jonas는 그녀를 처음 본 인상을 이렇게 회고했다. "많이 수줍어했지만, 아름다운 외모와 고독한 눈매와 함께 비길 데 없는 독특성이 풍겨났다. 그 독특성이란 그녀가 매우 총명했기 때문이 아닌데(마르부르크의 학생들은 총명한 경우가 많았으므로), 내면에 깃든 무엇에든 견디는 강인함과 가장 깊은 곳까지 파헤치려는 의지가 그녀를 그토록 돋보이게 했던 것이다. 우리는 그녀가 최악의 상황에서도 꿋꿋한 결단을 내릴 것이며,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임을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함규진, , 208쪽. 구경꾼이란 무엇인가? 드러커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구경꾼은 자신만의 역사가 없다. 그들은 무대 위에 있지만 연극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심지어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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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문제에 관한 인터뷰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8. 13. 14:20
- 아베 총리와 통일교의 관계가 조명받고 있습니다만, 우치다 님은 옛 통일교와 어떤 관련이 있으십니까? 통일교와 승공(勝共) 연합이란 이름을 알게 된 것은 1970년대 초엽입니다. 하지만 이름만 들었을 뿐 실체는 알지 못했습니다. 제가 학부를 다닐 무렵에는 신(新)좌익의 전성시대였으므로, ‘원리 연구회’가 활동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대학원생이 되었을 때 처음으로 ‘원리 연구회’라는 이름을 학생들이 운운하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승공 연합이 60~70년대의 전세계적인 베트남 반전 운동이나 학생운동, 시민운동, 노동운동, 혁신 지차체의 확산 등 ‘좌경화 동향’에 대항하기 위해 한일의 극우가 합작하여 만든 조직이고, 기시 노부스케, 사사카와 료이치, 고다마 요시오 등이 얽혀 있다는 점도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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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암살 사건과 그 배경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8. 10. 23:54
이번 호에서는 참의원 선거 결과의 평가를 요청받았다. 허나, 선거날 이틀 전에 아베 전 총리가 총격을 받아 살해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모친이 통일교 신자였으며, 범행 동기에 통일교와 자민당의 오랜 유착이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이번에는 이 사건의 의미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오늘날 일본의 참혹한 정치 상황의 실상 또한, 이 글을 통해 다소간 알 수 있을 것이다. 통일교 문제는 20년 전쯤까지는 언론을 통해 반복적으로 다루어졌다. ‘영감 상법’이나 합동 결혼식에 대한 뉴스를 필자는 식상할 정도로 티브이에서 접했다. 허나, 어느 시기부터는 ‘통일교’라는 문자열을 언론에서 마주치는 일이 매우 적어졌다. 역시 이렇게까지 사회 문제시되었으니, 교단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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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라는 터부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8. 4. 21:59
시나노 마이니치 신문에 지난주 기고한 글을 블로그에 채록해 둔다. 아베 전 총리 암살 사건을 계기로, 별안간 ‘통일교’라는 문자열이 인터넷과 신문지상에 들끓게 되었다. 애초에 메이저 언론은 정권을 의식한 탓인지 이 고유명사를 숨기기에 급급했었다. 이번 총격 사건과 컬트 종교 사이에 어떤 상관이 있다고 해명하는 일이 정권 입장에서는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른 체 할 수가 없었다. 이제 자민당으로서 골치가 아플 문제는, 통일교의 홍보지에 등장했다든가, 교회나 관련 단체 행사에 참가했던 소속 의원들이 통일교의 위험성을 얼마나 인식하고 있었는가, 그것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경우이다. ‘위험한 단체인 줄은 몰랐다. 세계 평화와 가족의 소중함을 주장하는 온건한 단체였다고 생각했다’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