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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것을 누가 가르쳐드렸나요, 선생님?"인용 2023. 9. 7. 22:57
어리석음은 언제나 악착 같은 것이다. 만약 사람들이 늘 자기 생각만 하고 있지 않는다면 그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시민들은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기네들 생각만 하고 있는 셈이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휴머니스트들이었다. 즉 그들은 재앙의 존재를 믿지 않고 있었다. 재앙이란 인간의 척도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재앙이 비현실적인 것이고 지나가는 악몽에 불과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재앙이 항상 지나가버리는 것은 아니다. 악몽에서 악몽은 거듭하는 가운데 지나가버리는 쪽은 사람들, 그것도 첫째로 휴머니스트들인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대비책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시민들이 딴 사람들보다 잘못이 더 많아서가 아니었다. 그들은 겸손할 줄을 몰랐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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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의 영역을 더욱 좁히고인용 2023. 9. 7. 22:02
행동의 영역을 더욱 좁히고 더 많은 장애물로 나 자신을 둘러쌀수록 내 자유는 훨씬 더 크고 더 의미 있을 것이다. 제약을 줄이는 것들은, 힘 또한 줄어들게 한다. 스스로에게 더 많은 제약을 가할수록 정신을 묶는 사슬에서 더욱 자유로워진다. -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원출처) 그러나 이런 것들은 사람에게 군수품 창고이자 무기고이기도 하다. 사람은 자기 결점에 감사하면서 재주도 두렵게 여겨야 한다. 초월적인 재주를 가진 사람은 그 힘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바람에 절름발이가 될 지경이다. 이와 달리 결점이 다른 측면에서는 혜택을 안겨준다. 유대인의 상징인 고통 때문에 오늘날 그들은 (...) - 랄프 왈도 애머슨 자신이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통절하게 의식하고 자신의 '편향'성을 항상 주시하고 있는 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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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에 관한 인터뷰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9. 1. 20:44
어느 교육 잡지와 입시(수험)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으므로, 채록한다. -- 현재의 교육이나 입시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입시는, 같은 학령인구 내부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을 '다른 사람보다 잘 할 수 있는' 경쟁입니다. 그런데, '경쟁'과 '배움'은 다른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경험상 말씀드리는 것은, 상대적인 우열을 아무리 치열하게 다툰다 해도, 그에 따라 집단 전체의 지적인 퍼포먼스가 향상되는 일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경쟁을 강화하면 개인적으로는 힘을 키우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집단은 전체적으로 약해집니다. 저와 관련이 있었던 프랑스 문학 연구의 세계에서도, 취업하기가 어려워지고 나서부터는, 입시와 마찬가지로, 연구자들 사이에서 우열을 다투게 되었습니다. 한정된 전임교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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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우치다 다쓰루의 레비나스 시간론 🌾취재 2023. 9. 1. 13:11
알라딘 예스24 교보문고 영풍문고 우치다 다쓰루의 레비나스 시간론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대인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1906~1995). 그의 대표작 『시간과 타자』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얼마 뒤 파리 철학학원에서 이뤄진 네 차례 강연(1946~1947)을 토대로 www.aladin.co.kr 우치다 다쓰루의 레비나스 시간론: 주체와 타자 사이에서 흐르는 시간에 관해 일본을 대표하는 지성, 우치다 다쓰루의 인생 역작 레비나스 3부작 최종권, 이 나왔습니다. 세상을 뒤덮고 있는, 무(無) 시간 모델에서 벗어나 보다 새로운 관점과 윤리관으로 자기 자신을 리뉴얼하고자 하는 분께, 이 한 권! 자매도서 [이북e-Book] 인구 감소 사회는 위험하다는 착각 - 저출산, 저성장 시대를 맞이하는 미래 세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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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짐 폭발カッコいい・카뮈인용 2023. 8. 29. 21:56
그 이튿날, 적절하지 않다는 말을 들어가면서도 고집을 세운 덕분으로 리유는 현청에 보건위원회를 소집하는 데 성공했다. ✳︎ 리샤르가, 자기 생각으로는 흥분하지는 말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사타구니의 병발증을 동반한 열병으로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이것만이 전부이고, 과학에 있어서나 생활에 있어서나 가상이라는 것은 언제나 위험한 것이라는 요지였다. ✳︎ 리유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의 의견을 물었다. ✳︎ "어떤 세균이." 하고 잠시 동안 가만히 있던 리유가 말했다. "사흘 동안에 비장의 용적을 네 곱절로 불어나게 하고 장간막의 임파선이 오렌지 크기만큼 커져서 죽처럼 물컹물컹해지게 만들어놓는다면 이건 그야말로 일말의 주저도 허락하지 않는 사태라고 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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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영감님, 왜 이런 영화를 만드셨어요?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8. 29. 17:07
저자 소개 : 우치다 타츠루 (內田樹) 1950년생. 합기도 개풍관 관장. 고베여학원대학 명예교수. 저서 , , 등. 필자는 미야자키 하야오 영화의 꽤나 열렬한 팬이다. 이제까지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에 대한 영화평을 몇 가지 써 왔다. 미야자키의 작품을 보고 난 뒤에는, 언제나 말하고 싶은 게 용솟음치는지라, 말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는 것이다. 이번 에 대해서도, 무언가를 말하지 않고서는 못 배긴다는 점에 변함은 없지만, 그것은 여태처럼 자신이 보았던 영화에 대해 말함으로써 '한층 깊은 유열(愉悅)'을 끌어내기 위함이 아니다. '이 작품은 도대체 어떠한 작품인가'를 무언가 말로 해보지 않으면, 자신이 무엇을 보았는가를 잘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까지의 미야자키 작품이라면, 이야기는 완결되고, 마지막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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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바비 Barbie 랜드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8. 28. 11:24
화제의 영화 (2023)를 보고 왔다. '화제' 라곤 해도, 인터넷 상에서만 그렇다는 것이지, 아직 일반 매체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다. '바비 인형' 할 때의 그 바비 이야기다. 판타스틱한 꿈속 나라 이야기라고 여길 사람이 간혹 있을 게다(필자도 예고편을 봤을 땐 그랬다). 한데 엔터테인먼트 영화라는 겉모습과는 정 반대로, 실제로는 이게 미국의 젠더 구조를 예리하게 고찰해 낸 작품이었단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시간의 흐름이 멈춘 '바비 랜드'에서 주민들은 만고불변한 자신들의 성역할에 안거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바비 한 명에게 위기의 조짐이 나타난다. 바비 랜드의 평온을 되찾기 위해, 바비는 '현실 세계'로의 여행을 떠난다. 허나, 여행에 따라왔던 보이프렌드 인형 '켄'은 현실사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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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공대의 무념에 겹쳐지는 눈물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3. 8. 25. 17:20
학생 시위 특공의 무념 거듭 눈물 무직 가토 아츠미 (교토 86세) 안보법안이 중의원을 통과하여, 견딜 수 없는 마음이 든다. 허나, 학생분들이 반대 시위를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특공대가 되고자 한 전(前) '요카렌(해군 비행 예과 연습생)'이었던 필자는,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 몸의 심지로부터 타오르는 열기로 하여, 눈물이 끓어오르는 것만 같았다. 어-이, 특공으로 목숨을 잃은 선배, 동기들. "이제야 우리는 오늘에 살아 돌아왔다네" 하고 흐느끼며 목 놓아 부르짖었다. 야마구치 현 호후(防府) 통신학교에서, 특공대 기체가 적 군함에 돌진하며 부딛혀갈 때의 '돌입 신호음'을 감청하면서 몇 번이고 들었다. 선배 '요카렌'의 마지막 절규. 인간어뢰 '가이텐' 특공대원이 되었던 '요카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