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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교육론 "학교 도서관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나" (4/5)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0. 7. 13:15
아까도 대기실에서 짧게 말씀을 나누었는데요, 하시모토 도오루가 오사카 부(府)지사*가 되고 나서, 도서관에 대한 그의 탄압이 시작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상 그는 우선 공무원 영역, 그 다음에는 교육과 의료, 그리고 분라쿠 같은 전통 문화 유산을 핀포인트로 겨냥해 망가뜨렸지요. 이런 분야 선별 작업은, 어떤 의미에서 매우 정확했습니다. 그가 노렸던 것은 전부 ‘다른 세계로 통하는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세계로 통하는 길’은 뭐가 되었든 전부 가로막습니다. 결국 사람들이 원하는 건 돈과 욕정이라는 거죠. 권력과 재력을 모든 인간이 바라고 있는 거니까, 그것 말고는 이 세상에 존재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그런 가공할 만한 천박하고 격렬한 세상 안에 모든 사람을 가둬버렸습니다. 하시모토 도오루의 이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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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법의 달인, 무도의 이치인용 2023. 10. 6. 21:35
이것은 제가 오랫동안 무도를 수련해 온 실천적인 경험으로부터 말할 수 있는 것인데요, 무도의 이치라는 것은 '양립하지 않는 것을 양립시키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다쿠앙 소호 선사가 쓴 「태아기」의 시작 부분에 "달인의 병법자는 승부를 다투지 않고, 강약에 구애받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기려고 생각하면 이기지 못한다'는 것은 무도적으로는 자명한 이치입니다. 적을 상정해서 적보다 내가 강한지 약한지, 그리고 적을 이길 것인지 적에게 질 것인지만 생각하다 보면 인간의 심신의 능력은 눈에 띄게 저하합니다. 적을 적으로 삼지 않고 강약승패의 울타리 바깥에 있을 때 자유자재로 살리고 죽이는 경지에 도달합니다. 이기고 지는 것을 생각하면 집니다. 이기고 지는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이깁니다. 강해지려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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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지성-윤리의 상관성에 대한 현상학적 고찰: 레비나스에 의한 후설 시간론 비판인용 2023. 10. 6. 07:16
제일 첫 음이 울리기 시작하고 그러고 나서 두 번째 음이 도래하고 그러고 나서 세 번째 음이 도래한다. 이하 계속(...) 두 번째 음이 울리기 시작할 때 나는 (...) 첫 번째 음은 더는 듣지 않는다. 이하 똑같다. 그러므로 (...) 지각에서는 나는 멜로디를 듣지 않고 단지 개개의 현재에 울리는 음을 들을 뿐이다. 멜로디를 경험하고 사라진 부분이 나에게 대상적이라는 것은 (...) 기억 덕분(이라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이고 또한 내가 그때마다 음이 도래했을 때 그것으로 모든 것이다 (...) 라고 전제하지 않는 것은 앞을 내다보는 예기 덕분이다. 후설이 말한 대로 멜로디나 리듬, 그루브나 스윙 등 대략 우리가 맛볼 수 있는 모든 음악적 기쁨은 '더는 들리지 않는 음'이 아직 들리고(점유reten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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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정전협정의 조건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0. 5. 16:31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정전(停戰)이 될 가능성 여부에 대한 질문을 모 언론으로부터 받았다. 필자는 국제 정치에 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다. 필자의 의견은 ‘이발소 정치평론’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상관 없다는 조건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을 썼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의 ‘국토 회복’은 러시아 입장에서의 ‘국토 상실’임으로 두 나라는 제로섬 게임 하에서 싸우고 있다. 전력은 서로 비등하므로 어떤 나라가 압도적 승리를 거두고 끝나는 일은 현재 시점에서 일어나지 않을 듯하다. 러시아는 헌법상 영토 할양(割讓)을 인정치 않으므로 러시아 측에게 ‘정전에 이르는 영토적 양보’라는 외교 카드는 없다. 푸틴에게는 군사적 승리 말고는 자신이 벌인 ‘특별 군사 작전’의 출구가 없다. 영토적 기득권을 잃는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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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내고 욕 먹기 "학교 도서관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나" (3/5)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10. 5. 14:59
저는 도서관 관계자분들과 만날 기회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말씀을 들어보면, 행정 당국이 ‘이용자 수를 늘려라’ 라든가 ‘열람 회수가 적은 책은 버려라’ 등 도서관 측에 이런저런 압력을 가한다고 합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인데요, 도서관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많지 않은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이 가득하고 너저분한 도서관이 이상적이라고는 아예 생각하지 않습니다. 도서관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없는 장소입니다. 에서도, 확실히 뉴욕 시립 도서관인지 어딘지에서 키아누 리브스와 킬러가 격투를 벌이는 장면이 있었지요. 서가 사이에서 싸우는 것입니다. 하지만 몇 분 씩 치고받고 칼로 찌르고 하는데 그 사이에 개미 하나 얼씬하지 않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엄청난 소란입니다. 어머, 서가에 깔리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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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주공1단지 (옛 구반포) 의 사계 - 여름취재 2023. 10. 2. 19:59
[편집자: 개인적인 게시물입니다만, 언젠가는 인터넷의 바다에 띄우기로 결심했었고, 또 재건축 삽을 정말 떴으므로 이렇게 올립니다. 저는 이른바 소셜 믹스로 이곳을 잠시 경험한 외부인입니다. 대개 2018년 경에 촬영된 아래 사진들은 퍼블릭 도메인임을 선언합니다.] 늦어도 90년대 까지만 해도 아파트 단지에 시계탑이 있었다. (당시 시점에서 이미 고장난 듯.) 테니스장. 저 멀리 (옛?)엘루체컨벤션 건물이 보인다. 곡절 많은 건물. 육교에 올라 바라보는 상가동 실루엣 조감도. 저 멀리 현충원이 보인다. 2018년 "동사무소-옆에 우체국 관련 시설도 있었다-" 앞에 부착된 안내문. 구획도 자료로 남겨둔다. 방공호. 구반포에서도 특히 유명했던 오종기 수학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