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et cætera
-
머리보다 몸에 먼저 스며드는 언어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et cætera 2024. 2. 22. 17:30
이 책을 읽자니 문득 행간 행간마다 돌아가신 스즈키 구니오 씨의 육성이 들려오는 바람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스즈키 씨와 대화를 나눴고 책도 두 권 냈다. 필자가 관장 노릇을 하는 가이후칸 도장에 오셔서 아이키도 수련도 같이했었다. 스즈키 씨는 강도관 유도 삼단이다. 무도에 대한 존중심과 함께 그 넘쳐나는 호기심이 인상적이었다. 스즈키 씨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삿포로시계탑 강당까지 갔다 왔다. 서로 술잔을 기울인 적 또한 하도 많다. 스즈키 씨의 사상을 논한 사람은 많아도, 스즈키 씨의 문장에 대해 말한 사람은 많지 않다. 스즈키 씨는 독특한 '문체'를 갖고 있다. '스타일'이라고 해도 좋고, '보이스'라고 해도 좋다. 이는 신체 실감이 뒷받침되고 있음이 확실한 말 이외에는 달리 말하지 않겠다는 자제..
-
아톰 포 머니 『電通』 (3/3)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et cætera 2023. 12. 27. 13:11
언론 검열이 원자력발전 분야에 이르게 되면 기업의 마수가 주간지나 지방 신문에까지 뻗치게 된다. 물론 후쿠시마에서 원전 사고가 일어나고 난 뒤부터는 광고를 섣불리 낼 수 없다. 하지만 덴쓰에게 있어서는 이것이야말로 새로운 사업 기회가 도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후쿠시마 현의 농산물 홍보다. 티브이 광고, 신문 광고, 포스터 광고 등등. 후쿠시마 현 당국은 복숭아, 쌀, 토마토 등의 농산물을 주제로 유명 가수를 앞세우며 ‘후쿠시마의 자부심’ ‘후쿠시마는 활기차다’ 라는 표어를 내거는 이 홍보에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이 모든 복마전에 일본의 일등 광고대행사 덴쓰와 그 자회사가 관여하고 있다. 덴쓰PR의 홍보부장 후지이 교코 씨에 따르면, 중앙부처인 경제산업성의 계약도 따 냈다는 것이다. “저희는 태국..
-
덴츠는 일본의 언론을 지배하고 있는가?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et cætera 2023. 12. 27. 13:05
“You can’t connect the dots looking forward; you can only connect them looking backwards.” - 스티브 잡스 (옮긴이 일러두기: 2016년에 작성된 프랑스어 원문을 일본어로 번역한 것을 시간이 꽤 흐른 뒤 한국어로 아래와 같이 중역하였다.) ‘덴쓰는 일본의 언론을 지배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을 단 프랑스의 인터넷 뉴스 기사를 번역해 둔다. 기자는 Mathieu Gaulène이며, 2016년 5월 13일에 게재되었다. 한가할 때에 글을 조금씩 옮기고 보니 A4 용지 8장, 7,000자 쯤 되는 장문의 기사가 나왔다. https://larevuedesmedias.ina.fr/le-publicitaire-dentsu-tire-t-il-les..
-
밤의 대통령 덴쓰 『電通』 (2/3)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et cætera 2023. 11. 28. 12:33
2012년에 출간된 어떤 책에서 저자 혼마 류(本間龍)는 덴쓰의 화려함 뒤에 감춰진 모습에 대해 다소간 폭로하는 글을 썼다. 덴쓰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도쿄전력의 이익을 위해 덴쓰가 행하는 엄격한 언론 통제에 대해서다. 혼마는 광고대행사 구중궁궐의 외부에 있는 인간이 아니다. 그는 업계 2위인 하쿠호도에서 18년 동안이나 일하고 있었다. 사기죄로 1년 간 금고형을 선고받고 나서 그는 작가 생활에 몸을 던졌다. 처음에 그는 우선 자신의 감옥 체험을 썼고, 이어서 그가 광고 업계에서 보냈던 나날들에 대해 썼다. 그가 언론을 떡 주무르듯 하기 위해 썼던 여러가지 방법에 대해서다. 2012년 그가 저서 를 냈을 때 대부분의 언론이 일절 보도하지 않았음에도 이 책은 수 개월 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혼마는 저..
-
일본의 일등 기업: 덴쓰를 가다 『電通』 (1/3)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et cætera 2023. 11. 20. 12:20
(옮긴이 일러두기: 2016년에 작성된 프랑스어 원문을 일본어로 번역한 것을 시간이 꽤 흐른 뒤 한국어로 아래와 같이 중역하였다.) ‘덴쓰는 일본의 언론을 지배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을 단 프랑스의 인터넷 뉴스 기사를 번역해 둔다. 기자는 Mathieu Gaulène이며, 2016년 5월 13일에 게재되었다. 한가할 때에 글을 조금씩 옮기고 보니 A4 용지 8장, 7,000자 쯤 되는 장문의 기사가 나왔다. https://larevuedesmedias.ina.fr/le-publicitaire-dentsu-tire-t-il-les-ficelles-des-medias-japonais 『덴쓰는 일본의 언론을 지배하고 있는가?』 Mathieu Gaulène 덴쓰는 세계 제 5위의 커뮤니케이션 그룹이며, 일본 광..
-
논리는 도약한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et cætera 2023. 11. 14. 13:52
얼마 전에 교육에 관한 인터뷰를 「스바루(플레이아데스 - 옮긴이)」* 에서도 진행했다. 그때 ‘논리국어’ 과목에 대한 의견을 구술했던 것이 활자화되었으므로, 가필하여 올려둔다. ー (* 스바루: 집영사에서 간행하는 순문학 문예지. 1909~1913년의 원조 스바루 잡지는 소설가 모리 오가이가 지도적 위치를 점하였다. - 옮긴이) 요전날에 효고 현에서 활동하시는 국어 선생님들의 모임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집회에 오신 선생님들을 살펴보니 요즘 국어교육 현장의 화제는 아무래도 ‘문부성 학습 지도 요령’의 개정과 함께 등장한 ‘논리 국어’ 과목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 논리국어란 게 대관절 무엇인가 하고 그분들은 의문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분들은 정말로 혼란에 빠져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 자리에..
-
나는 종이와 연필만으로 충분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et cætera 2023. 11. 8. 13:49
『열풍』 2010년 7월호 ーー 오늘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님께 미국 애플사의 아이패드 출시를 맞아 감독님이 생각하고 계시는 ‘IT와의 관계 맺기’에 관해 들어보고자 합니다. 미야자키: 당신이 손에 들고 있는 그 게임기 같은 물건, 그리고 그걸 갖고 묘한 몸짓으로 호작질하는 꼴은 역겨울 뿐이라 관심도 없고, 그 물건은 나한테 아무런 감동도 불러일으키지 못합니다. 혐오감만 들 뿐이지요. 그러고 보니 요즘 지하철 안에서 그 이상한 손놀림으로 자위행위나 다름 없는 짓을 공공연하게 하는 인간들이 늘어났네요. 만화책 보는 인간들, 휴대전화 때리는 인간들로만 지하철이 가득 찼을 때와 마찬가지로 짜증이 폭발할 노릇입니다. (중략) ーー 하지만 아이패드가 있으면, 이를테면 이메일 같은 것을 통해 남들과 직접 대면하지 ..
-
왜 초등학생들은 유튜버가 되고 싶어하는 걸까?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et cætera 2023. 10. 24. 18:01
(※ 아래는 사상가 우치다 타츠루, 정치학자 시라이 사토시가 쓴 『일본의 되풀이되는 대동아전쟁 무엇이 문제인가? 新しい戦前 この国の“いま”を読み解く』 의 일부를 ‘프레지던트 온라인’이 재편집해서 게재한 기사를, 일부 번역한 것입니다.) 왜 초등학생들은 유튜버가 되고 싶어하는 걸까…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인정 욕구”가 채워지지 않는 유감스러운 일본의 교육 - 이대로 가다가는 ‘근거 없는 자신감’ 같은 건 가질 수 있을 리가 없다 ‘유명해지면 돈이 들어온다’는 발상의 만연 【시라이】 이걸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는데, 우치다 교수님이나 저는 다소간 유명합니다. 따라서 유명해지면 으레 성가심도 따른다는 점을 숙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유명해져도 수입보다 유명세(稅)를 더 치러야 한다. 유명해진다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