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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의 일등 기업: 덴쓰를 가다 『電通』 (1/3)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et cætera 2023. 11. 20. 12:20

    (옮긴이 일러두기: 2016년에 작성된 프랑스어 원문을 일본어로 번역한 것을 시간이 꽤 흐른 뒤 한국어로 아래와 같이 중역하였다.)

     

     

    ‘덴쓰는 일본의 언론을 지배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을 단 프랑스의 인터넷 뉴스 기사를 번역해 둔다. 기자는 Mathieu Gaulène이며, 2016513일에 게재되었다.

    한가할 때에 글을 조금씩 옮기고 보니 A4 용지 8, 7,000자 쯤 되는 장문의 기사가 나왔다.

     

    https://larevuedesmedias.ina.fr/le-publicitaire-dentsu-tire-t-il-les-ficelles-des-medias-japonais

     

     

    『덴쓰는 일본의 언론을 지배하고 있는가?Mathieu Gaulène

     

    덴쓰는 세계 제 5위의 커뮤니케이션 그룹이며, 일본 광고 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덴쓰는 일본 언론의 자유에, 무엇보다 원자력 산업에 대해 발언하는 경우에 있어서의 언론의 자유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일본에서 참의원 선거가 열렸던 날. 파격적인 반 원전 후보자로 나선 전직 배우 야마모토 타로는 기성 정당의 지지를 받지 못한 처지에서 트위터 선거운동만을 벌였음에도, 도쿄 참의원 의석을 획득했다. 언론이 검열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열정적이고 젊은 후보자는 원전과 언론 모두에게 통렬한 비판을 행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언론은 “광고대행사의 지배 아래에 있으며, 이에 따라 전력 회사의 금권에 좌우되고 있다” “원전에 관한 모든 정보는 체계적으로 검열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어느 TV 방송국에 출연하여 마지막 순서로 발언 기회를 얻게 되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스튜디오에 동석한 기자들이 변명조로 업계를 옹호하는 데 시간이 소모되었다. 그 자리에서 젊은 참의원에게는 반론에 1분도 채 주어지지 않았다. “제가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앞으로 식품에는 킬로그램당 최대 100베크렐까지 방사선량이 허용됩니다. 이는 곧 끼니를 잇기만 해도 피폭당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에도 TV는 이 사실을 보도하지 않습니다” 이 발언을 끝으로 야마모토는 저지당했다. 방송 종료를 의미하는 징글 사운드가 울리며, 스튜디오의 사회자는 조소를 머금고 방송이 다 끝났음을 알렸다.

     

    광고는 문자 그대로 일본 열도를 뒤덮고 있다. 지하철 객실 뿐만 아니라 역사에도 포스터가 빽빽하게 붙어 있으며, 스크린형 광고가 들어서 있다. 빌딩 위에는 거대한 간판이 세워져 있고, 자동차에는 거대한 포스터가 붙어 있으며, 길거리에는 CM송이 울려 퍼지고 있다. 소변기 위에 광고 스크린이 있는 레스토랑조차 있을 정도다. 이 광고 제국의 구성 요소에는 언론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신문과 잡지는 지면의 상당수를 광고에 할애하고 있다. 하지만 TV의 상황이 한층 더 심각하다.

     

    방송 프로그램은 광고주 안내부터 시작한다. 그러고 난 뒤 5분 간격으로 단시간 스팟형 광고가, 첫머리에 고지된 바로 그 스폰서의 광고가 방송의 맥을 끊어놓는다.

     

    생각할 시간 따위는 없다. 거의 모든 TV 방송국은 파친코 기계 같은 요란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눈에 거슬리는 색채, 끊이지 않는 소음, 중학생 못지 않은 저속한 웃음소리.

     

    TV가 벌이는 서커스와도 같은 소란 속에 내보내지는 광고는, 세계적인 거인 기업, 덴쓰가 좌지우지하고 있다. 덴쓰는 세계 5위 기업집단이며, 광고업계의 선두를 달리는 회사이다.

     

    일본의 2위이자 덴쓰의 라이벌인 하쿠호도와 함께 두 회사는 ‘덴파쿠[電博]’라고 묶여 불리며 광고, 홍보, 그리고 언론 감시를 집중적으로 행하고 있다. 국내외의 대기업과 지자체, 정당 혹은 정부를 위한 위기 관리를 담당하는 ‘덴파쿠’는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이러한 광고의 제국이 일본 언론의 논조를 결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덴쓰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수치를 열거해보면 다음과 같다. 2015년에 덴쓰 그룹은 70억 유로의 매출을 달성했다. 같은 시기에 Français Publicis가 달성한 96억 유로에 버금가는 숫자다. 중점적인 사업 영역은 TV 광고다. 집행되는 광고는 대부분 해괴한 것이 된 지 오래다. 예를 들어 덴쓰는 10년 전에 소프트뱅크사의 ‘시라토 가’ 시리즈를 시작했다. 이 광고에서 아버지는 강아지이고, 장남은 미국 흑인 배우이며, 가정부는 토미 리 존스이다.

     

    2013년 덴쓰 그룹은 영국 Aegis사를 37억 유로에 인수한 뒤 덴쓰 Aegis네트워크를 런던에 설립하여 국제적인 기업으로 확대했다. 이 국제적인 네트워크는 세계 140여개 국에 퍼져 있는 10개 정도 되는 광고대행사를 거느리며, 디지털 마케팅을 중심으로 왕성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제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나타내며, 매출은 덴쓰 그룹의 절반 이상(2015년에 54.3%)에 달한다. 덴쓰의 사원은 전 세계에 47,000(일본 7,000)이 있다.

     

    도쿄 시오도메의 상업 지구에는 니혼테레비, 후지테레비, 아사히신문이 인접해 있는 덴쓰 타워가 있는데, 그 위용은 주위를 압도한다. 사옥 디자인은 프랑스의 건축가 장 누벨이 맡았는데, 가벼운 곡선과 유리창 마감으로 된 이 건물에는 모가 난 요소가 없다. 사옥 내부에서 덴쓰 그룹의 홍보부장 간난 슈샤쿠(河南周作)가 활짝 웃는 얼굴로 우리를 맞는다. 1층에는 오노 요코의 하얀 체스판을 필두로 현대 미술 작품들이 늘어서 있다. 그곳에서 사원들은 엘리베이터로 각기 다른 층을 향해 자기 부서로 간다. 덴쓰 그룹은 다양한 업계의 상위 5위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다양한 업계에서 경쟁하고 있는 회사를 위해 일하고 있는 사원들을 결코 서로 어울리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하고 간난은 우리에게 보증해 주었다. 덴쓰는 외견상으로만 보았을 때는 투명하다. 허나, 그 투명한 이미지는 과연 첫인상처럼 매끄럽기만 할까?

     

     

    출처: http://blog.tatsuru.com/2016/05/15_094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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