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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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리 북스 키친, <책들의 부엌> (한국 문학의 시간)인용 2023. 5. 9. 13:57
소양리 북스 키친은 책을 팔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북 카페와 책을 읽을 수도, 휴식을 취할 수도 있는 북 스테이를 결합한 복합 공간으로 총 4개의 동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우선 북 스테이 공간은 건물 3개 동으로 만들었는데 각각 2층짜리 독채 펜션이었다. 북 스테이용이 아닌 나머지 건물의 1층은 북 카페로 사용하고 2층은 스태프들이 거주하는 공간으로 사용하도록 구성했다. 그리고 이 4개의 동은 중앙 정원에 있는 유리로 된 식물원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다시 말해 정원을 중심으로 십자 모양으로 4개의 동이 들어서 있는 셈이다. 북 카페의 전면은 통유리 창으로 되어 있었고, 창문 너머로 보이는 소양리 풍경은 자체로 그림이 되었다. 매화나무 너머로는 굽이굽이 이어진 산등성이가 보였다. 유진은 치맛자락이 너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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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조스의 독특한 경영 스타일인용 2023. 5. 8. 18:33
TV 소동은 아마존에서 직원에게 주는 또 다른 상을 만드는 이유가 되었다. 이것은 관료주의적이고 자원을 낭비하는 활동을 찾아내는 직원에게 수여되는 표창장으로, 갑자기 갈 곳이 없어진 TV를 상품으로 주었다. TV가 동나자 그 상은 '문짝 책상 상'으로 변신해 '고객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는 잘 만들어진 아이디어'를 내는 직원에게 수여되었다. 상품은 문짝 책상 모양의 장식품이었다. 베조스는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관을 회사 내에 강화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TV를 벽에서 끌어내리던 그 무렵 베조스는 기업 문화에 중요한 변화 두 가지를 이끌어냈다. 자신의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할당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그는 더 이상 부하직원과 일대일 회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회의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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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이Sensei'인용 2023. 4. 29. 10:20
여러 면에서 일본의 공장은 일관 작업(assembly line)보다는 작업반(work circles)식으로 되어 있어 분업이 세분화되어 있지 않았다. 한마디로 스미스적이지 않았다. 그런데 일본 기업인들은 자신들의 노동자들이 미국의 노동자들에 비해 더 많은 발명을 하고, 더 혁신적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의 이런 작업 방식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나라마다 고유의 작업 방식을 두고 경쟁이 일어났다. 그리고 이를 두고 많은 우스갯소리들이 떠돌았는데, 그 중 하나가 사형 집행을 앞둔 일본인, 프랑스인, 미국인 임원들의 이야기였다. 재미있는 이야기니 한번 살펴보고 넘어가자. 사형 집행인이 이들에게 죽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거나 남기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프랑스인이 이렇게 부탁했다. "달팽이 요리와 꿩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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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표준을 만드는 사람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3. 2. 20. 22:03
히라카와 가쓰미 군이 점주로 있는 도나리마치 카페의 신년 모임에 얼굴을 내밀었는데, 요로 다케시 선생, 사사키 미키로 씨, 세키가와 나쓰오 씨, 카스가 다케히코 씨와 뜻밖에 오랜만에 인사를 교환할 수 있었다. 히라카와 군이 선사한 ‘세뱃돈’ 같은 것이다. 거기에 돗토리 현에서 천연 효모로 빵과 맥주를 만들고 있는 타르마리의 와타나베 이타루・마리코 씨 가족분들도 찾아와주어서, 맛있는 수제 맥주를 마시며, ‘인구 소멸지에서 세계 표준의 제품을 내보내는’ 계획 얘기에 푹 빠졌다.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일본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도시 집중’ 그리고 ‘지방 분산’ 두 가지 중 하나밖에 없다. 정부와 경제계는 잽싸게 ‘도시 일극 집중’ 시나리오를 선택하여, 국민적 합의를 무시한 채 착착 지방 소멸화 및 불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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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 Jobs on Aikido -- in Hindsight인용 2022. 9. 10. 16:10
베조스는 최고 인기 도서와 신간의 디지털판에 일괄적으로 9.99달러를 매겼다. 이 가격을 뒷받침할 어떤 조사도 없었다. 그저 베조스의 직감에 따른 결정이었다. 애플 아이튠스의 디지털 싱글당 99센트라는 가격이 성공적인 것을 보고 비슷한 방법으로 가격을 매겼다. (...) 아마존은 출판사들이 9.99달러라는 가격을 절대적으로 싫어할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비싼 양장본보다 9.99달러짜리 전자책을 선호할 고객들은 꽤 되었다. 그런데 고급 양장본은 업계에서 이윤이 가장 많이 남았고 이러한 가격 책정이 전통적인 서점들, 특히 독립 서점들을 당황시켰다. * 부주의하게도 잡스는 담합 금지 단속 감독관들의 눈에 적색 신호가 켜질 대답을 했다. “가격은 예전과 동일할 것입니다. 출판사들은 사실 아마존에 불만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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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있어서의 산업적 메타포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5. 10. 22:36
후쿠시마 미즈호 씨와 온라인으로 대담하면서, ‘교육을 논할 때 사용되는 어휘는 그 시대를 대표하는 기간 산업 분야의 어휘에서 전용(專用)된다’는 말을 했다. 농업이 기간산업이었던 시대에는 교육이 농업 용어로 거론되고, 공업의 시대에는 공업 용어로 거론된다. 그리고 요즘 들어서는 교육이 금융 용어로 거론된다. 물론 무의식중에 행해지는 일이기는 하지만, 교육 제도를 설계하는 인간들은 자신들이 가진 한정된 어휘와 한정된 사고를 국민적으로 강요하는 일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모르고 있다고 본다. 스트리밍을 시청한 박동섭 선생이 이 논건과 관련해 정리된 글을 읽고 싶다고 요청하여, 지금 퇴고 중에 있는 소다 가즈히로 감독과의 대담집에서 해당 부분을 발췌하여 보냈다. 그것을 여기에 기록한다. 애시당초 대학에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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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을 지탱하는 것은 누구인가?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2. 2. 24. 19:33
1월 20일에 기고한 것. 미디어의 존립 조건에 관해서다. 미디어의 존립 조건은 무엇인가를 생각케 한 사건 두 개가 잇달아 일어났다. 한 가지는 요미우리 신문 오사카 본사가 오사카 부와 '포괄적 제휴 협정'을 체결한 사건. 다른 하나는 독립 미디어인 Choose Life Project(이하 CLP)가 제작 회사를 우회해 입헌민주당으로부터 고액의 지원을 받은 사실을 서포터에게 숨긴 사건이다. 사업 규모에 있어서 코끼리와 쥐와도 같은 차이가 있는 두 언론인데, 문제의 뿌리는 동일하다. 그것은 '미디어는 누구의 지원으로 존립해야 마땅한가?' 하는 문제다. 얘기가 좀 길어지는데, 대개의 기업활동은 그것이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계속적으로 이 상품이나 서비스가 제공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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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MZ세대 일중독자” 또는 “애플워치 찬 일잘러”에 관한 명상 (<불쉿 잡>에서)인용 2021. 11. 26. 07:00
“지금은 게으른 부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그런 자들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게으름이 찬양받지 않기 때문이다. 1930년대 대공황 기간 동안 가난해진 관객들은 플레이보이 백만장자들의 연애 행각을 그린 상류사회 영화를 좋아했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영웅적인 CEO와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일하는 그들의 일중독 스케줄을 그린 이야기에 더 흥미를 느낀다.* 영국의 신문과 잡지들은 알고 보니 매주 의례적 역할을 준비하고 수행하는 데 너무나 많은 시간을 써야 해서 사생활을 누릴 여유가 거의 없는 왕실 가족에 대해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써 댄다. (* 저자 주- 내가 아직 자유방임론자들과 논쟁을 하던 1990년대에, 그들이 거의 예외 없이 노동에서의 불평등성을 정당화한다는 것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