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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선생이 하신 질문 시리즈 「학지에 대해」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3. 6. 21:08
두 번째 질문으로, 우치다 선생님께서 지금까지 학자로 지내며 창조하신 ‘학지(學知)’*가 있다면 가르쳐 주시기를 청합니다.ー(* 한국어 사전에서는 불교 용어 삼지三知의 일환으로 설명하고 있음. - 옮긴이) 자, 이게 마지막 질문이군요. 이 또한 일본의 언론매체로부터는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질문입니다. 얼마 없는 기회이니만큼, 성심껏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오랜 기간에 걸쳐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분야는, 20세기 프랑스 문학・철학 연구, 그리고 무도(武道)인 아이키도(合気道; 합기도) 이렇게 두 영역입니다. 이렇게 두 개 갖고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는 훈련을 해왔습니다. 프랑스 문학・철학에 관한 업적으로는 에마뉘엘 레비나스 3부작(『레비나스와 사랑의 현상학』, 『레비나스 타자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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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은 한다"? "유신은 필요 없다"!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3. 5. 15:31
어떤 신문에 종종 칼럼을 기고하고 있는데 이번 달에는 이런 글을 썼다. 어떤 잡지로부터 '오사카에서는 어째서 정당의 지지세가 이렇게나 높은 걸까요?'라는 취재를 받았다. 같은 질문을 10년도 훨씬 전부터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그때마다 대답이 궁해진다. 유신은 지방자치 면에서 실정을 거듭하고 있으며, 소속 당원이 일으키는 불상사 역시 끊임이 없는데도 선거만 치렀다 하면 압승을 거두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에서 오사카부는 사망자 수가 가장 많았다. 간판 정책인 오사카도 구상은 주민투표에서 두 번 부결됐다. 총연장 2킬로미터 '도톤보리 풀장'에서 장거리 수영 세계 선수권 대회를 개최할 경우 그 경제적 파급 효과가 '도쿄올림픽을 뛰어넘는다'라고 사카이야 다이치 씨는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자금 동원에 난항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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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토반도 재난 초기대응 지연에 관해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3. 4. 15:30
1월 12일에 '일본 정부와 이시카와 현의 사고 발생 초기 늑장 대응은 주위의 원자력발전소와 관련이 있을 듯'이라는 내용을 시나노마이니치에 기고했다. 그 시점에서는 근거가 희미한 추측이었음에도, 시간이 지난 뒤 아니나다를까 원전이 '경계 사태'에 준해 있음이 밝혀졌다. 시가마치(志賀町)에서는 진도 7을 기록했다. 원자력 재난 대응 지침에 의하면, 원전 소재 지자체에서 진도 6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을 시, '경계 사태'로 간주된다. '경계 사태' 발령이 나면, 원전 5킬로미터 권역의 고령자나 임산부들은 피난 준비에 들어가야 할 뿐만이 아니라, 후송 시설과 운송 수단 또한 확보하도록 되어 있다. 물론 재난 발생 직후였으므로, 피난 준비나 후송처, 운송수단 등과 관련해 중앙정부나 지자체로서는 어느 하나 준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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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쿠다무라 사건』(2023) 평론 - 우치다 타츠루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2. 27. 17:18
어떤 매체가 영화 『후쿠다무라 사건』에 관해 얘기해 달라고 하였기에, 이런 걸 말했다. 관동대지진 때에 일어났던 학살 사건을 그린 영화 『후쿠다무라福田村 사건』이 상영되고 있다. 필자는 이 영화 제작과 관련해 크라우드펀딩 후원을 통해 참여한 바 있으며, 또한 작품을 응원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영화를 한 명이라도 더 많이 보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 작품은 옴진리교를 그린 『A』, 『A2』, 『FAKE』 등 양질의 다큐멘터리를 두루 다루어 온 모리 다쓰야 감독의 첫 번째 상업 영화이다. 필자가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하게 된 까닭은, 언급하기에 까다로운 소재를 엔터테인먼트 작품으로 찍고자 했던 모리 감독의 야심을 장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후쿠다무라 사건이란, 1923년 9월 1일에 발생했던 관동 대지진 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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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선생이 하신 질문 시리즈 「언어의 생성에 관하여」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4. 2. 26. 15:45
안녕하세요.우치다 선생님이 '원리주의'에 대해 써주신 답변을 흥미롭게 정독하였습니다.그러고 보니, 선생님께서 쓰셨던 에서 이렇게 말씀하신 바가 있으시지요. "따라서 '원리주의 반대'란 말을 영미(英美)형 기능주의자는 결코 하지 않는다.'원리주의 반대'를 외치는 구호 그 자체가 다름 아닌 또 하나의 원리주의이다.그도 그럴 것이 '원리주의자'는, 우리가 여기기로는 또한 '날것(なまもの)*'이기 때문이다."(p.97)이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 참으로 지당하기도 하거니와, 사리에 맞는 언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시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ー(* 이해나 공감을 하기 어려운 타자와 그럼에도 공생하고자 가용한 자원을 구사할진대 이를 자발적으로 행하자는 뜻. 소설가 다카하시 겐이치로가 "시인은 날것의 언어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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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Sanitation형 보호태세 (SOPP)취재 2024. 2. 24. 00:10
미래의 제국은 마음/정신의 제국이다. (The empires of the future are the empires of the mind.) - 윈스턴 처칠(1943) 말하기 전에 생각하고, 생각하기 전에 읽어라. 혼자 지어내지 않은 것을 생각해볼 기회가 된다. 나이와 상관없이 현명한 행동이지만, 짜증스러운 결론을 내릴 위험이 가장 큰 나이인 열일곱 살이면 특히 그렇다. - 프랜 리보위츠(* 벤저민 프랭클린: "읽을 만한 글을 써라. 그리고, 쓰려는 내용을 그대로 행동에 옮겨라.") 스와이프(swipe)/탭하기 전에 검색/프롬프트하고, 검색/프롬프트하기 전에 (화면을 끈 채) 얼굴을 맞대고 말할 것이며, 얼굴을 맞대고 말하기 전에 손으로 쓰고, 손으로 쓰기 전에 걸어 다니고, 걸어 다니기 전에 15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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知恩, 你知道吗? (지은 씨, 그거 알아요?)인용 2024. 2. 23. 18:23
지은, 그거 알아요. 촬영하면서 느낀 두 번의 감동적인 순간을 지은한테 말해주고 싶었어요. 촬영 때 감독님이 저한테 디렉팅 하실 때 아이유가 쓴 '그녀와 눈동자가 닮은 그녀의 엄마'라는 가사를 들은 순간 마음속에서 어떤 울림이 있었어요. 그동안 스스로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이었어요. 아이가 태어나고 엄마가 되면서부터 엄마들은 항상 내 아이의 눈이 나와 정말 닮았는지 골몰해도 내가 나의 엄마와 닮은 데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순간 우리 엄마의 얼굴과 내 얼굴을 맞붙여 거울 앞에서 찬찬히 엄마의 얼굴을 들여다보거나 함께 사진을 찍어 오래오래 자세히 보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나도 간절히 들었어요. 오늘 마침 섣달그믐이라 좀 있으면 엄마를 만나게 될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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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보다 몸에 먼저 스며드는 언어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La miseria y el esplendor 2024. 2. 22. 17:30
이 책을 읽자니 문득 행간 행간마다 돌아가신 스즈키 구니오 씨의 육성이 들려오는 바람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스즈키 씨와 대화를 나눴고 책도 두 권 냈다. 필자가 관장 노릇을 하는 가이후칸 도장에 오셔서 아이키도 수련도 같이했었다. 스즈키 씨는 강도관 유도 삼단이다. 무도에 대한 존중심과 함께 그 넘쳐나는 호기심이 인상적이었다. 스즈키 씨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삿포로시계탑 강당까지 갔다 왔다. 서로 술잔을 기울인 적 또한 하도 많다. 스즈키 씨의 사상을 논한 사람은 많아도, 스즈키 씨의 문장에 대해 말한 사람은 많지 않다. 스즈키 씨는 독특한 '문체'를 갖고 있다. '스타일'이라고 해도 좋고, '보이스'라고 해도 좋다. 이는 신체 실감이 뒷받침되고 있음이 확실한 말 이외에는 달리 말하지 않겠다는 자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