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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읽기) 장래 희망이 없으면 불안한 삶인가요?인용 2026. 7. 29. 15:01
현석주는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마대산 중턱의 외딴집에서 나고 자랐다. 그곳에 터를 잡은 건 어머니였다. 석주 어머니는 한때 도시에서 일했지만, 언젠가는 조용한 산에 정착하고 싶다고 늘 생각해 왔다. 그 목표를 마대산에서 이룬 뒤 거기서 가정을 꾸렸다. 몇 가구 정도의 주민들이 모여 사는 인근 동네에서도 제법 떨어진 '나 홀로' 집이었다. 가끔 마대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이 들렀다. 석주네 집에서는 소일거리로 등산객들에게 전과 막걸리를 팔았다. 어머니가 집에 안 계실 때는 석주가 일을 하고 용돈을 받았다. 어린 나이였지만 전을 부치고 손님을 맞는 게 재미있었다고 했다. 한때 석주는 요리사를 꿈꿨다. 자신이 만든 요리를 사람들이 즐겁게 먹는 모습이 좋아서였다고 한다. 하지만 집안 사정을 생각해 특성화고(한국소방마이스터교,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에 진학하면서 요리사의 꿈은 정리했다.
(...)
중2 때 석주가 처음 제출한 활동 지원서에는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 적혀 있었다. 자신이 직접 만든 요리, 산나물로 부친 전이 맛있다며, '엄지척'을 해주던 등산객이 있어서였다. 예전의 꿈은 접은 거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되물었다.
장래 희망이 없으면 불안한 삶인가요? 제가 특출난 재능은 없어서요. 하지만 열심히 살면서 내 나름대로 앞가림 잘 하고,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게 지금의 꿈이라면 꿈인데, 이런 꿈은 이상한가요?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자기 앞가림 잘 하면서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라니 너무 근사한 꿈 아닌가. 한 방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기껏 생각한 꿈이란 게, 아이들의 생각에는 한참 못 미치는 얄팍한 것임을 깨달아서였다. 아이들은 근사한 꿈을 꾸고 있다. 어른들의 선입견과 섣부른 기대로 아이들을 재단하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더 빛나는 꿈을 꿀 수 있다.
ー 어른들이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말이 있나요?
남과 비교하는 말은 안 하면 좋겠어요. "넌 왜 그렇게 사니? 다른 아이들은 이렇고 저런데..." 그런 건 안 좋은 말 같아요. 우리들의 세계에서 충분히 고민한 선택에, 고개를 끄덕여 주는 것만으로 큰 응원이 될 것 같아요."
강승민, 『우린 좋은 어른이 될 거야-불평등의 최전선, 교육 현장으로 들어간 한 소셜벤처의 실험과 가능성-』, 옐로브릭, 60~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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