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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기의 촌철: 삼배구고두
    인용 2026. 7. 22. 12:33

    〔김상기(전 MBC 기자)의 촌철: 삼배구고두 / 한국 외교의 사대성을 극복하고 자주성 회복해야 / 2026-07-16〕

     

     

    박은주, 미셸 스틸 美대사가 서울에 곧 부임할 예정입니다. 한미간 누적현안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가파르게 교차되고 있습니다. 관세와 대미투자, 쿠팡, 전작권과 MAGA-윤어게인까지 거칠고 둔탁한 주제가 우려의 핵심입니다.

     

    구차하고 민망하지만 그녀의 뿌리에 대한 기대도 없지 않습니다. 美 상원 인준이 55대 39로 가결됐으나 혐오와 분열, 극우 편향 등 여러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우리의 외교사는 굴욕의 반복이었습니다. 고구려와 백제를 멸망시킨 당나라는 평양에 안동도호부, 공주에 웅진도독부를 설치해 군사통치에 들어갔습니다. 최초의 외세개입이었습니다. 이후 원나라와 명과 청, 일본과 미군이 차례로 진주했습니다.

     

    관여의 내용이나 형식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험악해졌습니다. 조선과 명・청은 기본적으로 군신관계였습니다. 이 때문에 고용례나 윤봉 등 조선 출신 환관이 황제의 칙사로 오기도 했습니다.

     

    일개 내시에게 머리를 조아려야 하는 능멸에 신숙주 같은 노련한 솜씨가 나마 필요했습니다. 계유정난 이후 박팽년, 성삼문, 김시습 등과 길을 달리했지만 칙사를 대하는 한문과 중국어 깊이는 당대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병자호란 이후 조선 임금은 칙사를 맞아 청나라 황제를 향한 삼배 구고두를 해야 했습니다. 이같은 외교 행패는 서구 대항해시대의 제국주의 억지와 비슷했습니다.

     

    일제 침탈도 열강의 뒷거래로 이루어졌습니다. 가쓰라-태프트 밀약으로 일본은 미국의 필리핀 지배를 용인하는 대신 일본의 조선병합은 미국이 묵인했습니다.

     

     

    그 뒤로도 미・소 양국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 없이 한반도 허리를 댕강 잘랐습니다. '소련놈에게 속지 말고 미국놈 믿지 마라. 일본놈 일어선다. 조선놈 조심해라'. 해방 직후에 6・25 전후 일반에 회자되던 말입니다. 합리적 교섭이나 담판은 없고 열강들 억지가 질펀하던 때 약소민족의 애처로운 짐이기도 했습니다.

     

    나라 운명이 대부분 그렇게 결정되었습니다.

     

    외교 기저가 바뀌어야 합니다. 기껏 남의 장단에 춤추고, 열강의 가락에 환호하고, 박수나 치면 되겠습니까?

     

    주한 美대사는 미국 입장에서 중국과 영국, 일본에 이어 5~6위 정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국제적 역할 비중이 한껏 높아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제 한국은 미국 우선주의를 냉정히 평가하고 해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너무 트럼프다운 칙사형 대사 미셸 스틸의 부임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상대가 누구든 과공은 비례(非禮)이자 비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