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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걸까?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6. 7. 20. 12:20

    세상이 어째 점점 좋아지는 같다고 친구 히라카와 가쓰미가 탄식했다. 온천 료칸에서 나른히 한담하고 있을 때였다. 필자도 맞장구치면서 한편으로는웬종일 그랬던 것만은 아니야라고 대꾸했다. 기억을 아무리 뒤져봐도세상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 환호성이 지배적이었던 시대란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항상너절한 세상이구만하고서 살아왔던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분명히 50년대 후반부터 60년대 후반까지 약 10년 동안 일본은 고도성장기였다. 정치적 자유도 확대되었고, 미디어도 멀쩡했으니만큼 ‘그때가 참 좋았다’는 생각이 지금 와서는 든다. 하지만 정작 그때를 직접 살았던 사람들은 당시 아무도 ‘지금이 좋은 시대’라고 하지 않았다. 바로 그 10년 동안 ‘세계 멸망 시계’의 분침이 11시 58분 언저리에서 꼼짝도 안하고 있었거니와, 1962년 쿠바 위기에 닥쳐서는 제 3차 세계대전 직전까지 갔었다. 결과적으로 핵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따라서 ’나중에 생각해보니 좋은 시대‘였기는 했다. 하지만 정작 당시에는 어린이조차 ’조만간 핵전쟁이 일어나 인류가 멸망할 테니 그때까지 하고 싶은 건 맘껏 해두자‘는 식이었다.

     

    공자는 무려 2500년 전에 ”나라에 도가 없는데도 부귀함은 수치이다“라고 썼다. 장장 그 시절부터 무도한 나라에서는 넝마 같은 인간이 부귀를 과시하는 게 상례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를 ‘부조리’로 여기며 애석해할 것은 없다. 공자는 번듯이 다음과 같이 씀으로써 후세를 위해주고 있다. “방유도현 방무도은“. 무도한 때에 그 나라에 사는 군자는 가난하고 이름 없는 존재다, 라는 것이다.

     

    사마천은 『사기』 첫머리에서 “천도가 옳은 것인가 그른 것인가” 하고 물었다. 어째서 백이와 숙제같은 의인이 아사하고, 도척이 같은 악인이 천수를 다하는 것인가. 하늘은 착한 이의 편을 드는가, 나쁜 이의 편을 드는가 하고 한참을 한탄하다가, 결국 사마천은 공자와 마찬가지 지견에 다다른다. 나라에 도가 없을 때는 ‘넝마 같은 인간’이 부귀와 권세를 한껏 누린다는 것이다.

     

    옛날부터 한결같이 그래왔던 것이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영화 《꽁치의 맛》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우연히 마주친 옛 구축함 승조원(가토 다이스케)과 옛 함장(류 지슈)이 술집에서 대화를 나눈다. “만약에 지난 전쟁에서 이겼더라면…” 하고 가토 다이스케가 망상을 읊는데, 류 지슈는 이를 제지하며, “그래도, 시원하게 져버렸으니 이만저만 다행이 아니야”라고 한다. 이에 가토 다이스케가 대꾸한다. “그러게 말예요. 꼴보기 싫은 놈들이 더 이상 설치고 다니지 않는 것만 봐도.” 전쟁을 몸소 겪은 오즈 야스지로 같은 세대에게 그 시절은, ’꼴보기 싫은 놈들이 설치고 다녔던 시대‘, 응당 부끄러움을 알아야 할 인간이 부귀를 누리더라는 기억으로 남아있던 것이다. 그에 비하면, 지금은 훨씬 낫다. 이런 식의 말들로밖에는 시대의 선악을 가늠할 수 없는 셈이다.

     

    천하에 도가 있을 때는 착실한 사람이 세상에 드러나고, 도가 없는 때는 넝마주이 인간이 설친다는 것. 기원전 공자부터 오즈 야스지로의 시대(1962년 - 역주)까지 계속 그래왔다. 그것이 ‘거의 보편적‘이다.

     

    이리 설명하니, 히라카와는 ’과연 그렇겠군’ 하고 끄덕여 주었다. 인류는 세 발 앞서면서, 두 발 반 뒤처지는 식의 느릿느릿한 보조로 진보해 왔다. 현재는 두 발 반 뒤처지는 도중인 것이다. 그러면서 뒷걸음질이 멎게 되고, 다시금 앞으로 나아가는 것임을. 이렇게 히라카와를 달래주었다.

     

    노예제, 고문, 인종 차별, 힘에 의한 현상변경 등은, 지금으로서 이론상으로는 ‘금물’로 치부되고 있다. 물론 사실상의 노예제, 인종차별, 대외 침략이 행해지고 있다. 허나, 그런 짓을 하는 나라라도 얼마간 ‘변명거리’를 마련해 두고 있다. 그러지 않으면 당장 유엔에 가서 ‘면목’이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정도 만큼은 인류가 ‘진보’해 왔다고 나는 믿고 싶다. (주간금요일 7월 1일)

     

    (2026-07-19 08:44)

     

     

    글쓴이: 우치다 타츠루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