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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취임에 즈음하여 드리는 인사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6. 6. 2. 15:48
이번에 뜻밖에도 이사장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황망하게도 75세에 이르러 다시금 정장을 입고, 넥타이를 매며 '출근'하는 몸이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제가 60세에 그리도 조기퇴직을 원하게 된 이유는, 회의 출석에 넌더리가 났었기 때문입니다. 교무부장이 되었을 때, 과장한테서 '나가야 할 회의 목록'을 넘겨받았습니다. '몇 개나 되나요?' 라고 묻자 '마흔 일곱입니다' 하는 말을 듣고서 아찔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6년을 '회의인'으로 보내면서 정말 못해먹을 짓이다 하여 퇴직한 것입니다.
퇴직한 해였던 2011년 가을에 가이후칸이라는 도장 겸 자택을 고베시에 세웠습니다. 속세를 벗어나 수련과 집필에 전념하며 맘 놓고 여생을 보낼 작정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세상은 바람 잘 날 없어, 부득불 '학자들의 모임'이라는 깃발을 내걸고 국회 앞에서 연설을 하고, '긴급행동'의 젊은이들과 시위를 하며, 세태를 비판하는 글월을 짓기도 하고, 정신 없이 매일 연재에 쫓기며, 해마다 수 권의 책을 내고, 강연에 쏘다니는 등 명실상부한 '세속인'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이번에는 한 술 더 떠 이사장 선임이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사태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 법입니다. 그러나 '이러려고 하지는 않았노라' 하고 장탄식하는 일에는 이제 익숙해졌습니다. '이 또한 천명'으로 여기며 점잖게 받아들이는 데 이르렀습니다.
20대 때 창업하여 회사를 경영하고, 대학 관리직으로 탈바꿈한 바 있으며, 지금은 다섯 명의 서생을 고용한 도장장인지라 조직 운영에 관해서는 다소간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경험으로부터 배운 건, 조직은 성선설을 바탕으로 운영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조직의 성원들을 '기회만 있으면 권한을 사적으로 유용하고, 공공재를 자기 이익으로 삼으려는 사람'으로 간주하는 성악설로 조직을 운영하게 되면 관리할 비용이 팽대하게 듭니다. 하지만 아무리 엄밀히 관리한다 하더라도, 그로부터 가치 있는 무언가는 어느 하나 생겨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기보다는, 초기 설정을 '다들 착한 사람' 으로 해놓고 조직을 운영하는 게 비용 대비 효과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물론 집단의 발목을 잡는 사람은 장소를 막론하고 존재합니다. 뿌리뽑기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런 현실에도 아랑곳없이, '착한 사람'들이 기분 좋게 일하며 집단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환경을 마련해두는 게 훨씬 합리적입니다. 그런 즐거운 학사를 만들고자 합니다. 여러분, 협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5월 20일)
(2026-05-20 10:32)
글쓴이: 우치다 타츠루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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