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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설 조직론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2026. 5. 21. 14:53
이번 사월에 학교법인 이사장으로 선임되었다. 이 나이에 경영자가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회의가 싫어서 조기퇴직했건만 다시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는 몸이 되었다.
조직의 장이 되고 나서 다시금 와닿는 게 있다. 일본의 조직들이 이리도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이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조직의 최우선 과제를 '결점의 보완'으로 해왔기 때문이라는 점이었다.
본교에서도 구성원의 대다수가 '문제점의 적시와 그 대처'에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있다. 솔직하게 말해서, 그럴 여유가 있다면 교육과 연구에 몰두했으면 한다.
필자가 회의를 꺼려하는 이유는 그 자리에서 반드시 '이 조직의 결점'을 적시하는 사람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한 명이 얘기를 꺼내면 줄이어 '사실 이런 문제도 있는데...'하고 다음 사람이 또 나온다. 마치 해결 불가능한 문제점의 목록을 길게 늘여놓는 게 문제해결의 방도라고 믿기라도 하는 것처럼.
하지만 그렇지 않다.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문제점을 하루종일 적시한다 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인간의 경우로 미루어보아 알 수 있다.
여러분의 배우자나 자녀, 친구를 생각해보자. 그들에게 그들의 결점을 나열한 긴 목록을 만들고서 '자, 한번 읽어 봐' 하고 내밀기만 하면 그들의 결점이 보완되리라고 믿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보통은 광분하여 리스트를 찢어버리는 등 아주 위험한 사태가 일어날 뿐이다. 왜 그러냐, 자기도 자신의 결점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칠칠맞은 것도, 성급한 것도, 말을 도통 안 듣는 것도 죄다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남 입을 통해 그걸 듣고 싶지는 않다.
인간의 결점은 보완 불가능하다. 주위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 사람의 장점을 키워서 결점을 가리는 것, 그것 하나뿐이다. 장점이 가져다줄 이익을 최대화해서 결점이 가져다줄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사람이 점차 성장하여 장점이 빛을 보게 되고 '보통내기가 아니다'라는 평이 따라붙게 된다. 칠칠맞은 것이 대범함으로 보이고, 성급한 것이 선구안으로 보이며, 말을 안 듣는 게 줏대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정말로.
조직도 마찬가지다. 위 사례의 결점에 해당하는 게 '무임승차자', 장점에 해당하는 게 '오버 어치버(over achiever)'다. 조직인으로서 오랫동안 살아본 결과 확신하다시피 말할 수 있는 건, 무임승차자를 찾아낸다든지, 설교한다든지, 질책한다든지, 처벌한다 하더라도, 조직의 산출물은 전혀 향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임승차자 색출'이나 처벌은 조직에 어떠한 이익도 가져다주지 않는다. 그럴 짬이 있다면 오버 어치버들이 기분 좋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정비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한마디로 말해 '맘대로 하게 해달라'가 거의 전부다. 그러면 맘대로 하게 하면 된다. '관리, 심사, 보고서 제출같은 건 싫소'라고 말하면, 그렇게 하라고 하면 된다.
다시말해 조직 관리의 요체는 '관리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는 것이다. 성선설(이라기보다 '대부분의 인간은 본성적으로 일을 잘한다는 설')에 입각해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다. 관리나 명령을 하지 않을진대, 모두가 그 맡긴 바대로 일을 해주면 충분하다. 너무 이상한 얘기는 아니다. 리더가 '우리 조직은 이런 미션을 수행하고자 한다'는 '이상'의 이미지를 높은 해상도로 제시할 수 있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구성원들이 이러한 사명에 대해 명확한 공통 이해를 갖고 있는 한, 극단적으로 말해, 관리나 심사는 필요 없다.
이렇게 써 놓으면 '지금 장난하나' 하고 핏대를 세울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반론은 현실을 통해 선보이고자 한다. (『주간금요일』 5월 3일)
(2026-05-20 07:51)
글쓴이: 우치다 타츠루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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